삶이 나를 할퀴어도, 2021


크게 쉼호흡을 하고
하늘을 바라본다.

불행 빙고가 있다면 이런 걸까 싶을만치
온갖 괴롭고 슬프고 억울한 일들이 넘치는 한 해였다.

생일을 하루 앞두고
내 삶을 돌아본다.
태어나서 이제까지 참 애썼구나.

살아온 날들만큼
살아갈 날들이 남아있을까.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다들 살아간다.
그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매일을 애쓴다.

차 운전을 시작했고
필라테스를 계속 했고
울면서도 출근하고 운동하고 아이를 키웠다.

힘든만큼 행복한 순간도 많았다.
숨 막힐 정도로 억울하고 분한 시간만큼이나
그 이상으로 기쁘고 즐거운 일들도 있었다.

백화점에서 가방을 처음 사 보았다.
차를 몰다가 처음 사고를 냈다.
되지 않던 동작을 처음 할 수 있게 되었다.
최초라고 부를 수 있는 많은 것들이 내게는 아직도 한가득 있다.

내 옆에서 잠 든 아이의 매끈한 손을 붙잡고 기도한다.

하느님.
저희를 비켜주세요.

바닥이라 생각했을 때 더 나락으로 떨어질 줄 몰랐는데
내가 가진 것들이 참 많아서
잃지 않기 위해서는 발버둥 쳐야 하는구나.

우리 예쁜 딸.
너만 있으면 돼
생각했는데
이 아이의 미래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내가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다.

하루 하루
힘을 내자.
걸어가자.



by 아이 | 2021/12/18 06:14 | ㄴ日記 (2008~now) | 트랙백 | 덧글(1)
티눈


발바닥에 티눈이 생겨서
티눈 밴드를 붙이고 지낸지가 몇 주

하얀게 변해버린 부분을 뜯어내고 뜯어내도
좀처럼 뿌리까지 없어지지는 않는다.

발을 디디거나 새 밴드를 갈아줄 때면
지독하게 아프다가도
생각없이 있을 땐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그 자리에서 생겼다가
사라진다.

어쩌다 생긴 티눈도
뽑아내는 데 이렇게 시간이 걸리고 아픈 데
한 번 마음에 들였던 사람이
내 안에서 사라지는 게 그렇게 간단할 리가 없다.

티눈이 생기는 이유는
자세의 불균형이나 너무 오래 서 있거나 하는 것들이라던데
인연이 끝나는 이유 역시
우리가 균형이 맞지 않는 사이였기 때문일까.

엉엉 울던 시간
마음이 많이 아팠던 시간이 지나고
그렇게 조용히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티눈도 내 살인데 안 아플리가 없고
너 역시 내 인연이었는데
안 아플리가 없지.

지나가면
그랬구나 할
잠깐의 시간들.

티눈이 삭는 시간.



by 아이 | 2018/08/27 14:33 | girl talk (18세 소녀감성) | 트랙백
행복한 이야기


남편과의 관계가 나아지고나서
많은 것들이 회복되었다.

아이를 낳고 잃은 것이나 포기한 것들이 많지만
그 이상으로 얻은 것들이 참 많다.

아이의 웃는 얼굴을 볼 때면 느끼는
형용할 수 없을만치 가슴 뿌듯해지는 행복.

돌 전에는 언제 클래 라며 한숨 쉬었지만
요즘은 아이가 너무 빨리 크는 것 같아서 아쉽다.

고마워
이 행복에.




by 아이 | 2018/08/25 09:56 | 2016 달콩 봉봉 | 트랙백
우연히 들어간 트위터에서


우연히 읽은 글 하나에 눈물이 글썽했다.

아아
나는 사람이 그리운 거로구나.
사무치게 그리운 거로구나.

외로움은
결혼과 육아와 일과
바쁜 일상 속에서도
대롱대롱
내게 매달려 있구나.




by 아이 | 2018/07/24 02:26 | ㄴ日記 (2008~now) | 트랙백
덕질이 고파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워킹맘으로 일을 하며 육아와 가사까지 하려니
덕질은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

요즘 너무 몸이 피곤하고 지쳐서
사람이 자꾸 우울해지는 와중에
문득 내 취미며 내 덕질이 너무나 그리워지더라.

다음 달부터는 남편이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시작할 예정이라
빼박 독박육아에,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재계발에 들어간데다 생각보다 빨리 나가게 되어
마음의 스트레스라던가 압박이 쌓인다.;

어젯밤 취해서 들어온 남편에게 내 걱정들을 약간 이야기했는데
취한 와중에 내가 변한 것 같다고 하더라.

걱정이 많아지고 소심해지고 두려워지고...

몸이 지치니
마음이 자꾸 우울해지는 것을 숨기기가 어렵다.
다음 달에는 오전 일정을 좀 그만 두고 쉬어야할까 하는 중이다.

아 제목은 덕질이 고파서, 라고 써놓고
덕질 이야기는 1도 꺼내지 않는 ㅋㅋㅋ

코스프레도 너무 하고 싶고
서울의 친구들도 그립고

대구에서 사귄 친구들은 전부 아기 엄마들인데
내가 일코에 소질이 없나 사람들이랑 잘 못 어울리는 타입인가를
상기시키게 되서.

그저- 자꾸 피곤이 쌓인다.
아기에게는 미안한 마음만 가득.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난 잘 하고 있는 걸까.

주 1회 가는 부부상담도 이제 슬슬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
잘 하고 있다, 라는 말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

휴식이 필요한 여름.

이어지는 내용




by 아이 | 2018/07/20 12:43 | 트랙백 | 덧글(7)
청첩장 보내기


인쇄된 청첩장들을 눈 앞에 두고 있으려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 어느 정도 그 힘들던 (주말마다 서울-대구를 왕복하며 길에 뿌려진 내 고생과 시간과 돈들이여...) 준비를 어느 정도 마쳤구나, 하는 안도감 플러스, 이제까지 소원하게 지냈던 사람들에게 뭐라 말하며 이걸 전해야하나- 하는 생각.

대구라는 곳에서 식을 올리다보니 서울에 사는 지인들에게는 시간이며 차비며 만만치 않은 수고라서
감히 선뜻 와 달라고 할 수가 없다.
이제까지 내가 갔던 결혼식들을 떠올려봐도 식장에 온다고 해서 내가 이야기를 길게 하고 첑겨줄 수도 없고.

그리고 오래 연락을 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모바일 청첩장이나 실물 청첩장을 보내려니,
이제까지 연락도 없다가 굳이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까봐 망설여진다.

와 달라는 의미보다는
내가 이제 이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합니다.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지난 시간들 함께 즐거웠던 당신에게 제가 결혼을 하게 된다고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이지만,
과연 내 마음이 전해질 것인가...

20대를, 아니 이제까지 위태 위태 아슬아슬하게 살아온 나를 아는 친구들에게
저는 많이 편안해졌고 저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제가 힘들던 시간을 간신히 지나올 수 있는 힘을 주어서 고마워요.

그런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카톡에 쓰기엔 부끄럽고
청첩장을 전달하며 이야기 하기에도 어색하고
그래서 이렇게 글로 쓴다.

올 수 있든 없든, 작은 편지를 써서 청첩장에 넣어서 보내고 싶다.

받을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떠올리면서.

어려운 일이다.
청첩장 보내는 일.





by 아이 | 2016/10/25 11:38 | 2016 달콩 봉봉 | 트랙백 | 덧글(13)
모바일 청첩장 완성


모바일 청첩장이 나왔다!
그런데 이것만 띡 돌리고 그러면 성의 없는데..
사람을 만날 시간도 여유도 없어서ㅜㅜ

그리고 다들 서울이나 먼 곳에 사는데
대구까지 와 달라고 하는 것도 미안해서
차비를 첑겨줘야하나 얼마를 줘야하나 어쩌나 고민의 고민 ㅜㅅ ㅜ을...

http://soulmaker.dothome.co.kr/view1.html?idx=52219

모바일 청첩장인데 남친은 부모님 이름이 안 들어갔다고 혼났단다.
울 부모님은 암 말씀이 없으심. -ㅂ-

오늘 청첩장 도착 했다는데~ 궁금하다 실물 청첩장!
이어지는 내용은 모바일 청첩장에 들어간 사진들인데 용량 커서 다 안 올라감




by 아이 | 2016/10/20 17:59 | 2016 달콩 봉봉 | 트랙백 | 덧글(2)
웨딩 사진 - 대구 달빛 스쿠터


12월 예식이지만 모바일 청첩장과 앨범제작을 위해 10월 촬영!
9월에 플래너분과 만나 상담한 결과 10월엔 딱 오전 한 자리가 남아있어서 부랴부랴 예약을 하고 촬영을 했다.
안 그래도 적게 일하는 일수인데 대표님 허락을 받고 하루 휴무 내서 대구에서 촬영하고 서울로 고고.


이어지는 내용 (사진 포함)




by 아이 | 2016/10/15 17:17 | 트랙백 | 덧글(4)
10월 10일 대구 달빛 스튜디오 촬영 후기


10월 10일 오전9:30-2시까지 촬영했구요

작가분도 너무 재미있게 촬영 잘 해주셔서

남친..아니 예비신랑이랑 까르륵 까르륵 웃으면서 즐겁게 촬영했구

헬퍼로 와주셨던 수현씨두 헤어 메이크업 너무 잘 만져주져서 만족스럽게 촬영 했어요.

 


이어지는 내용




by 아이 | 2016/10/13 16:52 | 2016 달콩 봉봉 | 트랙백
안정감, 설레임


어쩌면 설레임이라는 감정은
불안감이라는 데서 출발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사람과 어떻게 될지 몰라.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그렇지만 좋은 것 같고, 가슴이 뛰고, 만지고 싶고..

그런 감정들.

그렇다면 안정감은-
그 반대가 아닐까.

어떤 일이 있어도 당신만은 나를 해치지 않을 거라는 믿음.
아프지 않게 할 것이고, 지켜줄 거라는 확신.
내 옆에서 언제까지나 내 손을 잡아주고.
내가 힘들 때 나를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내게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는
그런 마음.

안정감 속에서도 설레임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긴 시간과
또 많은 추억을 나누고도 늘 함께이고 싶은 사람이 아닐까.

당신이 아닐까.

며칠 전 티비에서 여자가 결혼하는 이유 1위가 안정감이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를 편안하게 해주고
또 설레게 만드는 사람.

행복은 쌓아나가는 것이라면
우리는 지금 어느 정도의 깊이와 높이로 그걸 만들어가고 있는 걸까.




by 아이 | 2016/09/21 09:28 | 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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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by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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