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묘하다.
한국에서는 전시회장에서 나레이션 파트를 맡거나 전시회 인폼 업무를 맡는 게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상이였다. 물론 경력도 몇 년 되고 전시회도 커다란 전시의 큰 대기업 부스에 들어가려고 면접을 골라서 보기도 했다.
여기서는 아직 언어가 아이 수준이라서 (어제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의 잠시만이, 쵸쇼가 아니라 쇼쇼오마치구다사이- 라고 배웠다. 누가 가르쳐 줬다기 보다, 내 발음을 듣고 웃는 손님들이 계시길래 기분이 나빠서 다시 서빙하면서 뭔가 발음에 문제가 있냐고 웃으며 물었더니 가르쳐 주셨다. 그래서 다른 테이블에서도 확인 해 봤는데. 쇼쇼. 쳇; 발음 문제 심각하다 아직!) 아직 내가 하던 일을 다시 맡아서 할 수는 없지만..
흠.
그냥, 어제 어깨를 펴고 홀을 둘러보며 서빙을 하는데 시선이 느껴져서. 그런 시선을 느끼면 걍 방긋, 웃어주고 만다. 늘 시선을 받고 주목받는 일을 해왔기 때문에.. 어색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좀 갭이 느껴져서 걍.
작은 집(히데가)에서는 아라이(설겆이)나 소지(청소)는 다 내 몫이다. 마스터랑 나, 점원 한 명에 조리 한 명으로 구성된 팀이기에 난 요리를 제외한 서빙, 캐셔, 설겆이, 청소, 테이블 세팅, 오시보리(물수건)나 하시(젓가락) 준비 같은 것을 전부 내가 한다. 사시미 같은 것을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일이 끝날 때쯤이면 생선 냄새가 손에 배이고 설겆이 하느라 손이 까칠해져서 싫지만, 그것이 내게 주어진 일이고 나는 가능한 활짝 웃으며 일을 하려고 한다.
큰 집(야미쓰키)에서는 주문과 테이블 정리, 세팅, 준비 (얼마 전엔 오또시-스끼다시로 이해하면 될 듯-로 나가는 캐비지-양배추- 준비를 했는데, 썰고 요리 준비하는 것도 즐겁더라. 요리는 재밌어!) 홀 서빙 등을 맡는다. 여기는 주 메뉴가 꼬치구이. 기름냄새나 음식냄새가 몸에 배이고 땀띠 나도록 바쁜 게 사실이다. 거기다 여기선 5시간 일하는데 5분 휴식..(이지만 어젠 스텝이 모자라 5분도 쉬지 못했고 오히려 20분 연장해서 일 더 했다. 돈을 더 주진 않겠지만) 내내 서서 있느라 아침이면 다리가 아파 견딜 수가 없고, 오히려 주문 받을 때 약간 앉아서 주문 받는 데 그게 오히려 더 편할 정도다. 아아.. 전시회에서 50분 일하고 10분 쉰다고 투덜거리던게 (보통은 45분 일/15분 휴식~ 40분 일/20분 휴식; 혹은 큰 전시에선 1시간씩 맞교대.) 꿈만 같구나 ㅠㅠ;; 그치만 어쩔 수 없다. 여기서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나만이 해낼 수 있는 기술이 아직 미비하고 서툴기 때문이다.
물론, 쉽게 돈 벌수 있는 곳도 있지. 그렇지만 내게는, 자존심을 파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차라리 몸이 힘들고 말련다. 한 번 매운 것은, 쉽게 잊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트라우마에 갇혀 살기도 하고 배운 것을 능숙하게 활용해서 그걸로 먹고 살기도 한다.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활용하고 차근 차근 내 자신을 제대로 정립해야지. 내 최종 목표에 이 모든 것이 공부가 되고 연습이 되고 자료 수집이 된다. 즐거운 일이다.
웃으며 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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