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라지지 않아요.





접속 불량인지 잠시 이글루가 안 되더라.

만약에 이글루가 실수로 서버가 날아가고
혹은 이글루측에서 실수로 내 도메인과 자료를 몽땅 날려버린다면 어떨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좀 슬프겠지만, 신의 뜻이려니 하고 넘기면 그만이다.

인간은 쉽게 죽지 않는 법이고
인연도 닿는다면 다시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터넷 상에서 사라진다고 내 존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요즘의 우리는, 인터넷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고 있지만
100년전의 세상에는 핸드폰도 노트북도 없었다.

많은 이들이 사랑을 하고 싸우고 만나고 헤어지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거나 혹은 혼자서 세상을 살아나간다.
소통의 수단 중 단지 일부분인 웹 안에서 우리는 울고 웃고 마음 아파하지만
모든 것은 흘러 흘러 사라질 무언가일 뿐이다.

서기가 시작되기 전에도 지구 상에서는 많은 이들이 사랑을 하고 아파하고 행복해하다가 죽었다.
우리는 우주에서 살아가는 생명 중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욕심 때문에 제 이웃을 살해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생태계의 다른 종들을 멸종시키는 욕망덩어리들 중 하나일 뿐이다.

정말로 바쁘고 또 봉사과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은 웹 안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앞에서 무언가를 할 시간에 그들은 몸으로 무언가를 익히며 해내고 있을테지.

언젠가 이글루를 쓰지 않는 날이 와도
내가 당신과 만나고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또 두근거리고 흥분하고
무언가를 좋아했고 가슴 아파했던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거는 과거로 기억되므로 영원히 그대로 존재된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추악한 시간이거나 언짢았던 기억들일지라도
내게는 아름다운 시간들이였다면
나는 그것으로 족하다.

언젠가 인터넷이라는 이 공간을 뛰어넘어 당신과 만날 수 있기를 잠시 기대해본다.

여행 중에 만났던 사랑스러운 미소들처럼
우리는 어쩌면 조용한 티타임을 함께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만나지 않는 내가 좋아하던 아가씨와 말 한 마디 없이 조용히 함께 차를 마시던 시간이 떠오른다.
서울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좋은 이들뿐이였다.
말이 없어도 전해지는 공기 속에서 그녀는 편안했다고 하지만 나는 콩닥콩닥하던 기분이였던 걸 기억한다.

모두 나를 좋아해주어서 정말 고마웠고
나 역시 그녀들을 나름의 방식으로(이게 제일 큰 문제였다) 사랑했다.

건강과 행복, 평안을 기도한다.

언젠가 당신의 이름과 소식이 내게 닿지 않을 날이 오더라도
우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잊혀진다면 또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의 행복이 있지 않은가.

나는 당신의 행복을 기도한다.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언제 또 연이 닿으면 볼 수 있겠지요.

언제나 몸과 마음이 건강하길.




by 아이 | 2008/01/06 19:08 | etc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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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몽환의 숲에는 파랑새가 살고 .. at 2009/07/21 00:57

... ttp://anex.egloos.com/3683989 - 변치 않은 마음. 여전히.그치만 다행이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정말로.http://anex.egloos.com/3565001 - 오늘, 비공개에서 공개로 돌린 포슽힝; 근데 왜 얘가 사과 검색에 걸리는 걸까......;;;http://anex.egloos.com/355 ... more

Commented at 2008/01/06 20:2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01/06 21:54
비공개 // 아 그거 참;; 괜찮아요^^ 만약이란 이야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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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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