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너무 가엾어서.


동정하려면 돈이나 줘!

대체 가엾다는 감정은 뭘까?

당신이 너무 불쌍해서 같이 있어주고 싶어 따위는 사랑도 뭐도 아닌 감정이라 생각하지만
내 친구 어머니께서 그러셨다지.
어릴 땐 동정심으로 시작하는 연애가 많으니 조심하라고.

모성애라는 부분- 자신을 희생해서 타인을 보살펴주고 싶어하고 거기에서 심리적 보상감을 얻으려는 것과,
 또 생물학적으로 한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 강한 상대를 선택하려는, 그런 생물적 매커니즘에 얽매여 살아가는
여자라는 동물로.

가엾고 안쓰럽다. 그런 감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

링크한 글에서는 인간 대 인간이 아닌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느끼는 우월함에서 나오는 동정심
(타인을 도우면서 느끼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만족과 자기 자신에 대한 인정 같은 것)
을 이야기 했지만..
측은지심이라는 것은, 무엇보다 인간적인 감정 아닌가.

가엾다는 건, 사실..
내가 이미 알고 있고 느껴본 적이 있는 소외감과 허기. 상대적 박탈감 따위에서 바탕이 되는 게 아닐까.

이미 지나간, 한 차례 느껴본 적이 있는 큰 감정의 폭풍우에 휘말려 안절부절 못 하는 이를 보며
진심으로 손을 내밀어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간절함 앞에서 지갑을 열고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돕고 싶은 마음.

그런게, 사랑에 바탕을 둔 이타심 아닐까.

하지만 인간이란 게 원래 쪼잔하고 주고나면 원가 생각하는 작고 작은 맘을 가지고 태어난
돈 한두 푼에 벌벌 떠는 생물 아닌가.
(교회에 일억 기부하고 새벽기도 끝나구 오는 길에 계란 한 판 훔친 아줌마 한쿸뉴스 읽고 어허허..-_-
그 아줌니 어떤 생각으로 교회에 기부했는진 몰라도-천국 가시구 싶으쎄여?- 너무 어이없더라..)

처음 어떤 마음으로 타인을 도왔든
사랑의 마음으로 자선을 베풀었든
시간이 지나면 원가 생각하고 돌아올 것을 바라게 되면 그 때부터는 모든 게 변질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너무 가엾어서 함께 있어주었으니
당신 역시 내가 힘들 때 나를 이해해주고 옆에 있어주어야 한다?
혹은
내가 너한테 그런 식으로 대하지 않았는데 왜 너는 나에게 함부로 구느냐?
당연한 이야기다.
그것이 주고 받는 현실이고 그것이 예의의 바탕이다.

세상의 원리다.



내가 가톨릭에서 배운 것은 빌려준 것, 혹은 제공한 것을 돌려받길 바라지 말라는 것이다.
가진 것을 모두 팔아 네 주변의 가난한 이웃들을 돕고 댓가를 바라지 말라.
하지만 그런 마음으로 살려고 해도
나는 아직도 예쁜 것, 맛난 것, 편한 것이 좋은 어쩔 수 없이 욕심을 지닌 속세의 인간에 지나지 않는 거다. 아놔.

(아 근데 여기까지 쓰고나니 내가 첨에 뭘 이야기 하고싶었던가 머리가 머엉.. 라디오 MC너무 시끄럽다 ㅠㅠ 맛난 초코 드시니 기쁘심까으어끄러 일어나는 것도 너무 추워덴쟝)

불쌍하다 가엾다는 마음이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고 그런 마음으로 행동하고
해준 게 있어도 바라지 않는 것이 좋다.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바라게 되는 게 인간이지만
그 노력이란 거.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세상에 전해진 것이 맞긴 한지 스스로는 잘 알 수 없으니까.

한국인의 특성 중 냄비근성이랑 또 특이한 것 하나가 동정심이다.

전두환의 비리를 보면서 불쌍하쟈네, 라고 말씀 하시는 어르신들이나 (대체 뭐가?;;)
대기업이 흐려놓은 바다에서 열심히 기름 닦는 우리 국민들.
남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

홍익인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건국이념은
기독교의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과 맞닿아 있지만
욕심을 버릴 수 없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기분이 든다.

장자는, 욕심을 버린다는 그 마음까지 욕심이라고 했는데.

동정심이라는 거.
어차피 생겨나는 거라면 제대로 쓸 수 있어야겠다.

동정심 마케팅으로 사람 등쳐먹고 예의없게 굴고 남이 가진 거 날로 먹으려는 심뽀 이용하지 말고
제대로, 한 사람 몫의 인간 노릇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여야겠다.

어차피 세상은 불공평하다.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도 없을 거야.





by 아이 | 2008/01/21 15:05 | girl talk (18세 소녀감성)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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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1/21 15:3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01/21 15:33
비공개 // 헉 진짜????????? 으앙 고마워;ㅁ; 뭐 필요한 거 없냐????????? 사 들구 갈께!!!!!!!!!!!!!!!
Commented by 희정 at 2008/01/21 19:28
그렇죠.
뭐..일단은.. 자신의 동정심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겐 좀 조심해야 할듯.
Commented by 아이 at 2008/01/21 22:16
희정 // 무서운 세상이니까요. 우우, 저는 제 자신이 타인에게 동정심을 유발하지 않는 인간이 되려고 노력중이지만 쉽지 않네요.
Commented at 2008/01/21 23:4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희정 at 2008/01/22 00:48
...친한 사람에게는 동정심이 유발되어질 정도로 걱정 끼치지 않고 살 수 있기를..그렇지만 좋지 않은 사람이 동정심을 느낀다면 그런거야 언제든 무시 ㄱㄱ
...


제가 점 이래염..ㅡㅡ;
Commented by 아이 at 2008/01/22 11:42
비공개 // 그렇지만 현실에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삶을 끌어안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건 제 욕심일까요, 너무 힘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그렇구요. 언니

희정 // 좋은 자세인데요? 저도, 상관없는 것들은 무시하고- 좋아하는 이들에게 걱정 안 끼치고 잘 지내고 싶어요. 노력 중임다.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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