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깊으면 미움도 깊다.


꿈을 꾸었다.
그와 그녀들이 나왔고, 나는 하고싶던 이야기들을 했다.

시간이 지나도 잊지 못하는 스스로가 신기할 지경이다.
괴롭거나 힘든 것은 없는데, 그저 매일 떠올리고 기억하고 있다. 습관처럼.

흔적을 지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 그것 때문이였다.

어째서 먼저 연을 끊은 사람이 나를 들여다 보는 것인가.
기분이 나빴다기 보다, 혼란스러웠다.

몇 년 전의 일들이 되었다. 모든 것이.

그들의 미래에 내가 없고, 내 미래에 그들이 없는데
나는 왜- 어째서 지나간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미련일까. 집착일까.

옅어지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매일 기억이 나는 것은, 잊기 위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이십대의 시작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사람들을 간단히 지울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나는 그 사람을 비난하지 않았다.
나는 너에게 상처입은 부분들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신이 내게 한 어이없는 일들, 말들, 행동들을 그저 넘겼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내고 나면 잊혀질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 자신을 과대평가했다, 그렇게.

한 쪽의 입장만을 보고, 자신의 주장만을 믿고 그렇게 행동하면 편하겠지.
그런 것들이 역겹게 느껴지는 것은 그 모습에서 예전의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어려워질 필요도 힘들 필요도 없다.

마음이 각별했고 사랑이 깊었던 거다.
미움도 증오도 원망도 눈물도 또 미련도,
품었던 신뢰와 내어준 마음의 자리만큼 큰 법이다.

이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습니다, 하는 주례사 한 마디가 떨어져야 부부로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듯
이제 우리는 타인입니다, 하는 정의가 내려지지 않아도 우리의 마음은 멀찌기 떨어져 타인보다 더 낯선 길로 가고 있다.

분한가?

원망스러운가?

그리운가?

...

무엇이?

무엇에?

왜?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더 이상 우울하지도 않고, 그렇게 아프지도 않다. 무뎌진 것이다.
더 이상 아무 것도 바라지 않게 되는 상태를 넘어가고 있다.

무엇을 위한 삶인가, 하는 개똥철학같은 질문을 아직도 떠올리는 하루 하루들이다.

깊었던 사랑을 치유하기 위해
눈이 부시던 시간들을 지우기 위해
혹은,
내일의 또 다른 나를 만나기 위해

시간이 흐른다.

욕망은 지워지리라.

나는 언젠가 분명, 나와 그 사람들을 정말로 용서할 수 있으리라.







by 아이 | 2008/05/08 11:25 | ㄴ東京日記 (2007)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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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frwiz at 2011/08/02 03:08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시간은 해결해주기도 하지요..

아이님 블로그에 처음왔었던게

일본에서 계실때였는데..

으아니............

많은일들이 있었던 시간인것 같습니다^^


그때보다 지금이 지금보다 나중이 더욱 더 행복해지기를!!!
Commented by 아이 at 2011/08/02 14:53
책에서 읽은 건데요
최고의 예술은 과거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시간도 망각의 힘으로 치유를 도와주지만
저 스스로도 힘내고 노력해야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제 스스로를 제대로 바라보고 비뚤어진 부분은 고치고
너무 까다롭게 스스로를 평가하기보다 많은 외부와 내부를 받아들이구요.



하루 하루가 쌓여가네요.

rfrwiz님도 나날이 더 행복해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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