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31 PM 18:00 - 23:00




시청에서 안국까지.

http://minbyun.jinbo.net/minbyun/zbxe/popup/people_law.html


토요일에 처음 집회에 나갔다.
이글루스에서 만난 ㅅㅇ언니 덕에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참여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감사합니다;ㅁ; 꾸벅꾸벅)
역시, 혼자였으면 더 힘들었을 거다.

거리로 나섰는데, 마음이 갑갑한 건 변하지 않더라.
구호를 외치고 걷고 또 걸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다.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나는 다른 몇 몇 분들과 11시가 조금 넘어서 집회를 떠났고,
일요일에는 피곤해서 종일 자느라 오늘에야 그 날 밤의 상황을 알게됐다.

조계사 뒷쪽쯤에서 집회를 떠나는데, 안국역 가는 길에서 닭장차 무더기가 사람들을 향해 가는 걸 보고 걱정이 되어 언니에게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냈었다.
겁이 나고, 무서웠다. 그렇지만 오늘 내가 접한 사진들처럼 그 정도가 될 줄은 몰랐는데.

사람들이 거리로 나선다.
다들, 자신의 일이 있다.
온종일 거리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며 구호를 목이 아프게 외치고, 또 걷고
두려운데도 전경들과 맞서고-
누구라도 그런 일이 즐거울리 없다. 힘들지 않을리 없다.

하지만 힘이 들어도 다들 거리로 나와서 외쳤다.
힘이 들어도, 중간 중간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웃으며 걷고 걸었다.
청와대까지 가고 싶었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좀. 들어보라고.
윗 분들 귀를 잡아당겨서 사람들 앞에 꿇어 앉히고 싶었다.

집회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
사람들의 한숨도 고민도 더 깊어져만 가고, 나 역시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다.



언제 또 집회에 참석할 수 있을까.
주말이 아니면 나가기 힘든데, 주말에는 시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잡아둔 약속들이 있다.
...

밤 12시가 되면 변하는 전경들의 모습.
신데렐라도 아니고.

12시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지방에서 올라왔거나, 다음 날 편히 쉴 수 있는 것을 포기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모두를 걱정하며 우리나라의 새벽을 기다리는 이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매질을 한다.
경찰서로 잡아들인다.

시민의 친구, 민중의 지팡이라고 불리던 이들이
몽둥이를 들고 시민을, 사람들을 향해 다가온다.

많은 이들이 잠을 못 이루는 밤 시간 동안
당신은 푸욱 잘 주무셨습니까?

집회에 다녀왔지만, 함께 새벽을 기다리지 못했다.

초 하나가 전부 다 녹고 새 촛불을 하나 밝히는 동안 역사의 한 페이지 중 한 줄, 아니 한 글자가 씌여졌다.
시간이 지나서 그 페이지가 누군가에게 읽힐 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6월이 시작되었다.
아침이 밝았다.
한국의, 서울의 표정은 아직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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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 | 2008/06/02 10:11 | ㄴ미디어 행동 네트워크 美行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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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UV Us. at 2008/06/03 12:00

제목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20080531 PM 18:00 - 23:00http://cafe.daum.net/2mbcancel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우체국에 다녀올 참이다.직접 작성한 서명이 아니면 안 된다기에.할 수 있는 것은 뭐든 해보아야지 않은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이번 주말에는 대구에 다녀온다.향해야 할 곳은 시청이나, 광화문, 청와대여야 할 것 같은데-갑갑하다.많이....more

Commented by 아이 at 2008/06/02 11:04
비가 온다. 사람들의 눈물처럼 느껴진다. 답답하다.
Commented by 종이우산 at 2008/06/02 13:15
ㅡㅜ
다녀오셨군요....여담이지만 혹시 얼굴나오신 분들 얼굴은 지워주세요....
채증에 악욕될수 있다고 하더군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06/02 13:20
네 얼굴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사진들은 다 지웠습니다. (생각해보니 초상권 문제도 있고;)
사진 올리면서도 얼굴이 선명히 나온 것들은 제거하고 올렸는데도 그렇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06/03 15:09
웅.. 모자이크해서 다시 올릴까 하다 어려워서 ㅠㅠ;;
Commented by ZOON at 2008/06/02 21:38
갔다오셨군요... 여긴 시골이라 조용하네요.
다른 지역도 조용하다는걸 보면 역시 서울시가 '특별하다고 믿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도시인듯 싶어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06/03 15:11
일단은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곳이여야 하니까요.

글쎄요. 제가 있던 시간은 꽤, 나름 (모인 사람들에 비해) 조용했었어요.
구호를 외치고..

그리고 부산이며 대구, 여러 지역에서도 함께 하고 있잖아요.

어떤 조용함은 무언가를 준비하며 참고 있는 시간의 조용함인지도 몰라요.
Commented by 밀ㅡMiL at 2008/06/02 22:57
고생 많으셨어요. 함께 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06/03 15:12
아니예요, 아니예요. 고생한 거 하나도 없어요.
제가 떠난 시간부터 시작이였는 걸요.

죄송해하지 마세요. 관심을 가지고 애 타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입장을 왜 모를까요.
모두 각자가 자신에게 떳떳할 매일을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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