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좌절 금지




이 싸움은 언젠간 끝난다

금요일 저녁엔 학원도 빠지고 정말 오랫만에 전직(...) 일을 잠시 하러 갔었다.
강남역에서 모였었는데 덕분에 시티극장 옆 리브로에서 사고 싶던 책을 샀다.

그 책 속에서-
요즘의 한국, 지금 서울 거리 한 복판에서 일어나고 있을 일들을 떠올리게 하는 시를 만났다.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 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시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中
 



웃을 수 있을까 눈살을 찌푸리고 있을 때
나는 이미 웃으며 내가 고민하던 길을 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그리고 다시 용기를 낸다.

웃으며 좌절 금지.
혼자가 아니고, 많은 이들이 함께 하는
무수한 담쟁이 잎들이 넘는 벽을 향해 간다.

저런 시를 쓰는 사람
저렇게 멋지게 사는 언니
그리고 꺼지지 않는 촛불들, 그것을 든 사람들
나는 그들과 동시대에 살아가는 행운아.

친구와 광장으로 나가기로 했다.
피곤해 ㄷㅈ겠지만, 웃으며 좌절 금지.

집회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밤
민주 시민 함께 해요, 하던 구호 목소리가 생각난다.
웃으면서 말하고 싶다.
우리, 광장에서 만나요.


뱀발; 혜진님 이글루 사진 이미지에서 시민-이라는 글자를 시인으로 읽었다;
우리나라 시민들은 시인처럼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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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 | 2008/06/29 16:29 | ㄴ日記 (2008~now)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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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매듭 at 2008/06/30 09:43
한 뼘이라도 꼭 손을 잡고 넘어야 할 벽이지요. 꾸준히, 더 끈질기게.
Commented by 아이 at 2008/07/05 11:27
영차,영차!!
Commented at 2008/07/01 14: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07/05 11:27
아니 그런! 종종 들르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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