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욕이 좋다.
왠지 저렇게 한 줄 써놓고 나니 얼굴이 쫌 화끈화끈하는 기분이다. 민망해서-_-; (변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아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싫어한다. 감정이 실려서 악에 받쳐 나오는 욕설들은 정말이지 새로 뽑은 명품 구두에(물론 나에게 그런 것은 없지만) 강아지 응아가 묻은 듯한 불쾌함과 기분 나쁜 느낌을 주니까. (속상한 건 별개)
음;;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보자.
내가 좋아하는 욕은, 예쁜 아가씨들의 귀여운 욕설인지도 모르겠다?;
흠흠; 설명하시 애매하니 우선 나와 욕설 사이의 상관 관계를 살펴보자.
일단 여학교 10년차에 오덕스러운 모범생 여자애로(우등생과 모범생의 차이는 크다-_-) 커오며 욕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고등학교때 처음 듣고 울어버린 [재수없다] 정도 수준의 언어도 내게 있어서는 욕설에 가깝다. (일학년때던가 반에서 잘 나가던 클래스 메이트가 내게 던진 한 마디에 너무 놀라고 속상하고 우울해서 펑펑 울었던-_-;; 사건. 물론 지금은 그 말을 쓴다)
고운 말, 착한 말을 써야 마음도 곱고 예뻐진다는 어마마마의 가르침 아래 성실하게 살아온 스물몇해. 욕은 왠지 먼 나라 이웃 나라의 이야기인 것이다.=_=;
한 마디로 난, 욕이랑 안 친하다. 근데 좀 친해졌으면 하고 가슴 두근*-_-*(잇힝)거리는 착한 나라(라기보단 얌전한 고양이나라?) 열 한번째 아해인 것이다.
살면서 욕이랑 친해 질 일도 없었고, 그냥 불쾌하고 신기한 AV(뭐랄까 간혹 스팸으로 보여지는 세계-_-;)랑 비슷한 존재였다 욕은.
음.. 욕이랑 친해진 계기는 내가 좋아하던 언니의 쓰댕. 인상도 좋고 예쁘고 성격 좋기로 소문난 그녀는 간혹 아우쓰댕,아우씨댕 같은 말을 종종 썼는데 내 눈에는 그게 너무 너무 귀엽고 발랄해 보이는거다! (이게 대학교 2학년땐가 3학년때든가-_-;;;)
그 언니를 따라 나도 쓰댕, 같은 언어를 따라 쓰기 시작했다. 첨엔 어색하더니 나중엔 굉장히 자연스럽게 입에 따라 붙게 되더라. (~카고 ejr,이라던가 ~께롱 같은 것들 처럼.)
아; 쓰다가 기억이 났는데;; 더 먼저인 일이 있었군화; 예전 대학교 1학년 시절 남자친구와 다툴 때였나? 남자친구 때문에 친구와의 약속에 늦게되었는데 좀 중요한 약속이였고 한 시간 정도나 늦게 되어서 열이 받을 대로 받아서 마구 울며, 아니 울부짖으며 그에게 욕을- 아는 욕이란 욕을 다 쏟아부으며 화를 냈다. (아 먼저 그 사람이 내게 욕을 했기에-_- 나도 따라서 한 것이다;) 근데 열 받아 죽으려는 눈물 펑펑의 나를 보며 그는 킥킥대며 너무 좋아하는 거다. ... 귀엽다고...orz 평소에 잘 쓰지도 못하는 욕을 더듬대며(?) 마구 써가며 자길 비난하는 모습이 귀엽다니 아 진짜 어이상실에 전투력 저하;
그 후로 나는 남자친구와 싸우며 그가 욕을 하면 나도 똑같이 욕을 하기 시작했고 아무튼 이런 저런 일들로 인해 욕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뭐랄까, 분노에 차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할 때 욕을 한 마디 내뱉고나면 시원해지는 그 기분을 알게 되었달까!!! 욕, 그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은 신선했던 거다 내겐. (마치 통신체를 배우고 습득하고 써나가는 과정처럼 말이다 잇힝*-_-*)
그리고 간혹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욕을 하게 되면, 그것은 내가 좋아하던 친구들, 아가씨즈 앞에서였고 다들 나와 내 욕을 귀여워(-_-;;;) 해 주었기에 별 생각없이, 아니 더 신나서 욕을 배웠던 것 같다.
그치만 역시 십원짜리 욕이랑 ㄴ, 쌍ㅅ.. 그런 것들은 어렵더라. 막 욕을 하려고하면 가슴이 콩닥콩닥거리는게; 어린 날의 착한 아이로 키워진 나의 벽, 한계를 느낀달까 아놔-_ㅠ
현재의 나는 그래서 아주 초짜 욕밖에는 구사하지 못하는 상태다. 힘껏 감정을 실어서, [아썅!] 이라던가 [이런 ㅆㅂ..]같은 건 좀 무리 ㅠㅠ 아 허약하구나 ㅠㅠ 사실은 좀 예전부터 [ㅈㅛㅇㄴㅜㅣ]라는 말을 너무 너무 쓰고싶은데!!!!!!!!! 글을 쓸 때도 ㅈㄴ, 정도로 밖에는 쓸 수 없는..ㅠㅠ 나의 한계. 아 유리천장. 흑흑 ㅠㅠ 답답해!!! 답답해; 왜 말을 못해 ㅠㅠ;;;
암튼 뭐-_-; 그런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왠지 온라인에서 욕을 구사하는 여성 블로거는 멋져보인다-_-; 오프라인에서 욕을 마구 써대는 남자들은 걍 [썅늠](꺄아; 욕 썼다>_<;;;기뻐 ㅠㅠ젠쟝)이지만 이상하게 온라인에서 욕을 가끔 툭툭 던지는 여자분들은 왜 쿨해보일까;;;;;;;;;=_=;; 아아 나의 못말리는 남녀차별취향. 헤휴;
나이는 이만큼 먹어놓구서 이런 초딩적인 사고를 가진 스스로를 바라보며 때때로 좌절한다.orz 이제는 주변 누구도(물론 부모님 제외) 내가 욕을 쓰던 뭔 jr을 하던 신경쓰지 않는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욕 해보고 싶을 때의 두근세근 터질거 같은 심장 어쩔꺼야 흑 ㅠㅠ;;
암튼 뭐; 두근두근..
에잇! 죠..죵니!!!! 우앙 썼다 ㅠㅠ
나; 정말 저 단어가 ㅈㄴ 써보고 싶었어요..흙흙 ㅜㅜ;;;;
왠지 심신이 드럽혀진 기분이니 이해인 수녀님의 시 한 구절로 씼어보아야긋다; 나는 드럽게 속세쟁이 ㅠㅠ
나를 키우는 말 -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자락 환해 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
ps. 늘 이런 뻘 포스팅하며 생각하는 거지만 나 쫌 잘못 큰 거 같다능-_-; 통신체도 이모디콘도 즐겁게 즐기면서도 때론 국어파괴행위를 즐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음; 바라던 저 ㅈㄴ 단어 하나 썼다고 맘이 아직도 두근두근. 정말 나 좀 이상한 거 같애 ㅠㅠ;;
ps2. 요즘의 한국은 욕 가르치는 세상 같다. 누굴 보면 막 저절로 욕이 나오니 원-_-; 욕쟁이언니는 싫어요 ㅠㅠ
욕설에대한내생각, 욕설난무, 욕, 지르다, 두근두근, 꺄아, 욕했으니보고즐겨, 욕망에충실한사람, 욕나쁜가, 근데누구보면진짜, 이해인수녀님, 시좋아요, 지름은꼭돈으로질러야지름인가요, 돈으로지불할수없는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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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my life log.
somebody knowing it, somebody doing it.
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어설퍼도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by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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