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재능




살풀이 테스트(http://blog.naver.com/choconeco/70000784381) 결과에 의하면 내 인생에 낀 살들 중엔 망신살이 있다고 한다.
(음력생일과 양력 생일 대입시 나오는 결과가 조금 다르다.)
예전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이 망신살이라는 게 어쩌면 과민반응 하는 내 스스로의 문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

작은 것에도 쉽게 감동하고,
타인이 느끼지 못하는 숨은 것들을 발견하며 기뻐하고 놀라하는만큼
나는 다른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법한 것들에는 대단히 수줍고 부끄러워하며
오히려 이상하다 말하는 것들엔 그냥 무덤덤하다;
그리고 자책하는 경향이 강해서 마음에 걸리는 일은 몇 년이고 그 일로 혼자 힘들어 한다.

흠.

최근 매일 나에게 연락하는 친구의 삶을 보면 정말 다채롭고도 좀 민망한데;;
그녀는 개의치 않고 그런 것들을 즐긴다. 깔깔깔 호탕하게 웃으며 말한다.
만약 그녀에게 망신살이 있다면 그녀는 그걸 즐기는 것이리라. 나와는 달리;;

음.

맛있는 음식, 소설이나 영화, 음악 같은 타인의 창작물, 향기나 촉감처럼 자연물을 느끼는 감각이 발달한 것 역시 재능이 아닐까 싶다.
창작에 대한 재능과 창작물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재능은 틀린 거지.

망상, 공상을 즐기던 빨강머리 앤은 자라며 현실적이고 현명한 숙녀가 된다.
하지만 비뚤게 자라는 사람은? 글쎄. 과연.

...

공감하고 느끼고 너무 아파하고 너무 행복해하고 그 수위의 폭이 커서야 조울증밖에 더 되겠냐 싶을 땐
무덤덤한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아니 그런 사람들 역시 어쩌면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며 드러내지 않을 뿐 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본 세상이 감동적이고 훌륭하다고 해서
그것이 남에게도 비슷한 강도의 느낌으로 다가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

감수성이 풍부..운운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속으로 [엿 먹어라] 같은 말들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아,
덥긴 덥구나.
여름.





by 아이 | 2008/07/25 13:50 | 低俗하게 blahblah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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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매듭 at 2008/07/25 15:01
근데 좀 무뎌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도, 그러면 어쩐지 인생이 밋밋해질것 같아서 고개를 도리도리하게 되던데요(웃음).

전 양력으로 화개살, 반안살, 음력으로 연살이 나오는군요. 뭐랄까, 어쩐지 잘 맞는것 같은 느낌이;;
Commented by 아이 at 2008/08/06 13:18
두 가지를 다 가질 수는 없으니까, 우리는 중립이랑 균형 맞추는 연습을 죽을 때까지 해야겠죠^^ ㅎㅎ

왠지 다 매듭님이랑 어울리는 살이네요, 고개가 끄덕끄덕..
Commented by 파란토마토 at 2008/07/25 15:05
몇~~~ 달 전 제 이글루에 덧글 남겨 주셨는데...
이제야 제대로 와서 보고 가요. ^ ^
무덤덤한 사람들이 부러운 것... 공감이요. ^ ^
누군가에겐 제가, 그 '무덤덤한' 사람 중 하나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08/06 13:19
그치만 그 오버하는 감동인(오바쟁이)로 비춰지기도 하죠^^; 밖으로 표현하면 호들갑스럽거나 가벼워-혹은 유치한;- 보이니까;

괜찮아요. 어쩌면 파란토마토님은 제가 부러워 하는 쿨한 감성의 소유자이실지도 몰라요.
Commented by 삼별초 at 2008/07/26 11:19
똑같은 눈으로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는데 결과물은 늘다르게 나오죠

받아들이는 생각이나 자세 환경의 탓이 큰것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08/06 13:21
일본에서 제가 자주 썻던 표현이 [이로이로]인데요,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 틀린 거겠죠.

case by case.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07/28 16:09
저는 장성살...-_-;;; 그렇지만 태그가 더 눈길을 끄는 군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08/06 13:22
헉; 그거 왠지 어느 가축의 부위 살 같은 이름이;;
태그 마지막에 눈길 주고 가셨다면 자그니님은...orz!!!
Commented at 2008/08/05 13:3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08/06 13:23
그렇게 읽어 주시니 기뻐요 ^^ 다행이란 생각도 들구요.

원래 예쁜 사람 눈엔 예쁜 것만 보인다고 하던데-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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