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별로 많이는 못 잤지만, 일어나서 머리 감구 집을 나섰다.

공기가 꽤 차다, 아침 저녁으론. 가을철에 입는 핑크색 긴 팔 후드티에 회색 스커트. 감은 머리가 덜 말라서 젖어있는 상태로 학원으로 고고씽. 리셉션 일 할땐 느낄 수 없던 복장에의 자유! 너무 좋아.
아- 이러다 또 유니폼 생활 귀찮아지믄 어쩌나..=ㅁ=

학원은 집에서 걸어서 30-40분? 딱 적당한 거리다.


9월 1일 1차 회사 쇼크에 2차 인간 쇼크 2일에 3차 해골물 발견 쇼크. 그리고 오늘.
뭐 화가 나던가 하기보다 그냥 사는 게 즐겁다. 봄이나 작년과 비교하면 엄청난 생명력과 에너지, 회복속도다.
캬.

아침은 너무 예쁘다. 불그레하고 푸르스름 엷은 새벽 하늘에서 노란 빛깔 햇살이 솓아져 내려온다.
운동화를 신고 타박타박 걷다가 오르막이 끝나는 길에서 두다다다 뛰는 거 즐겁다.
마치 예전에 수현언니가 말꼬랑지 머릴 찰랑 찰랑 흔들어대며(...) 울 학교 풀밭 주변을 뛰던 그 장시간 점핑 달리기 기법으로 뛰다가 걷다가 하며 학원으로 향했다.
밤이랑 어쩜 이렇게 틀린 거리일까. 을씨년스럽고 무섭던 밤거리와 달리 아침엔 활기? 음. 그런 무언가가 있다.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생동감있고 즐거워보이는 건 내 기분 탓일까.
얼마 전 친구가 준 폰으로 바꾸고서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기쁘다. 음악에 맞춰 걷고 뛰고, 그건 춤추는 것만큼 신나다.
내 몸에 무언가 리듬이나 음색이 들어와서 운동으로 표현되고 나가는 기분. 춤을 추듯 깡총대며 뛰었다. 숨이 좀 막힐 즈음에서 걷고.

요크셔 피카의 나는 달린다,가 생각났다.
인류 최초로 달린 이는 누구일까? 걷고 나서, 달리는 즐거움을 알고 얼마나 기뻤을까?
 아니. 어쩌면 달리게 된 것은 의지와 관계없이 두려운 동물들이나 위험으로부터 도망친 것에서 나온 걸 수도 있지.

암튼 오늘 하늘 날씨는 죽이게 예쁜 하늘색이였다. 공기도 맑고, 바람도 솔솔.

그렇게 뛰어서 학원에 도착하니 덥네. 물 마시고 꿀꺽. 수업 듣고-
ellin 선생님한테 3개월간? 수업을 들었는데 저번 달엔 결석이 너무 많아서 새로 듣는다. JI쌤. 가르치는 방식도 범위도 너무 달라서 재밌네. 역시 수업 듣는게 젤 재밌다. 공부하는 거랑 별도로 수업은 즐거워 하하하.
저번 달 출석률땜에 이번 달 국비 지원은 무리일듯 하다. 뭐, 괜찮아. 충분해.

지하철에 몸을 싣고 회사로 고고씽.
흠. 오늘 어쩌다보니 이글루만 종일 한 듯한 기분이?
회사 일 한 건 스크랩이랑 웹사이트랑 회의 하나..
머리 아프다. 달아논 댓글 봐. 미쳤나봐 하하하. 댓글을 달면서도 유쾌해졌다. 즐거워. 사는 건.

그냥.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두 손 모아 기도하고픈 날이 있다.
험난한 기간을 잘 헤쳐온 스스로라고 다독다독하고 싶지만, 제대로 하지 않으면 또 민폐인생 꼴난다 싶어 자중자중.

아.. 인제 또 학원.
이사님께서 다 같이 저녁하자고 하셨는데 담 주에^^;

팽팽하게 긴장된, 타이트한 스케쥴과 일정.
곧 끝나는 걸 아니까,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열심히 한 달을 보내자 다짐한다.
다음 달에는 아마... 에이 몰라.

오늘은 꼭 일찍 잠자리에 들자.

생각도 할 일도 많은 매일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우리네 20대.
남겨진 시간이 길지 않지만, 조급히 서두르지도 말고 게으름의 함정에 빠지지도 말고.
제대로 나아가자.

어제의 나와 맞서 이길 수 있다면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면

...

아니 이미 어느 정도는 나아졌는데.

난 지금 상태에 크게 만족한다.
평온한 중심을 찾아서 기쁜 걸.
원효대사의 해골물 같은 사건으로 득도한 듯?

낼 점심때까지 Ci 설명 넘기고 오후에 홍보관 시나리오 넘기면 이번 주는 좀 쉴 수 있을 듯? 뭐 또 일 들어와도..


득도 + 좋은 게;^^
어제 충격으로 입맛을 크게 잃어서인지 배도 안 고프고..(ㅂㅂ땜에 응아가 배에 가득 차서? 안 고픈지도 몰라-_-;)
다이어트에 좋은 듯;

아침마다 고구마 먹고, 점심엔 야채식VGML, 저녁은 두유나 우유.
뭔가 정화되는 기분이다.

내일 아침도 빠지지말고 출석하자!

다들, 매일 행복한 하루이길.

불안한 우리나라 경제사정, 확신 없는 우리의 내일과 선택.
그치만, don't panic!

오늘을 즐기자.
살아있고 건강히 웃을 수 있어 너무나 다행인 오늘을,
감사하며 달려가자.






by 아이 | 2008/09/03 18:19 | ㄴ日記 (2008~now)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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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非狼 at 2008/09/03 18:42
해골물 쇼크라니... 뭔가 덜덜덜 한걸요.
뭐, 아무튼 득도란건 여러 모로 좋은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10 13:41
ㅎㅎ 자세히 이야기 해 드리고 싶지만, 뭐..

득도. 근데 너무 하다보면 초탈해져서 기운 빠져요 ㅠㅠ;
Commented by 매듭 at 2008/09/03 18:58
해골물 쇼크...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데요. 그런 쇼크를 득도의 과정으로 넘기시다니, 대단한 수양이십니다. ㅎㅎ

아침 공기만으로도 참 좋은 날들이죠? ^^ 웃으며 살아야죠. 암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10 13:42
친구는 나중에 화,로 몰아닥칠 거라고 조심하라더군요.
그걸 그냥 당하고만 있었냐고..^^;

요즘은 아침 저녁 날이 참 좋아요.
웃으며 살 수 잇으면 좋겠어요...
Commented by 絵恋 at 2008/09/04 01:53
VGML....익숙한 단어...군요;;; 쿨럭;ㅁ;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10 13:42
ㅎㅎㅎ 그렇죠? ^^
Commented at 2008/09/04 11:2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10 13:43
와..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ㅁ;/
귀찮게 해 드린 듯 해서 죄송해요;;^^

글 남기러 가겠습니다.
Commented by 삼별초 at 2008/09/04 23:05
와 새벽에 일어나서 느끼는 기분 알것 같아요 ^^

종종 그러한 경험이 있는데 정말 해가 떠오르는 새벽에 맞이하는 느낌은 하루중 최고인것 같아요

쉬는날에 노량진 새벽시장에 한번 다녀와야겠어요
나자신이 스스로 풀죽어 있거나 자책하면서 고민할때 새벽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보고나면 저절로 자신감 충전이 되거든요 ^^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10 16:55
맞아요 푹 쉰 다음 새벽을 맞이하는 기분은 참 좋지요.

그치만 제대로 쉬지 못하고 아침에 일어나는 건 고역인 것 같아요 ㅠㅠ

아아 충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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