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지지 말아.


http://gomufan.tistory.com/275

내가 느끼는, 문화에 대한 힘은 엄청나게 크다.
그것은 아마 내가 문화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범위나 폭이 너무 좁거나(미학,언어학.) 혹은 너무 크고 깊기 때문일 것이다.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세계에서 문화는 자유롭게 클 기회를 잃어버린다.
소나무는 분재가 되고, 삐죽 삐죽한 잔디는 깔끔하게 열을 맞추고 단발 길이로 잘려나간다.

비난 받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단절뿐이다.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쳐서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소비에만 집중하면 덜 비난받을 수 있다.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험담. 훈계. 비난.
착한 아이로만 키워져 온 사람에게 자유는 또 다른 두려움이다.

한국이라는 독특한 폐쇄 구조의 문화가 낳은 이단아일지도 모른다는
스스로에 대한 망상은 얼마나 재섭게 큰 것인지. 정말 완전 씽크빅이 아닌가. 하.하.하.



페이스 북이나 싸이에는 자유롭게 올리는 것들을 이 곳에 올리지 않는 것은, 질서에 맞춰주기 위해서다.

이미 충분히 무겁고 혼란스럽잖아.

세부적으로 카테고리를 나누고 정리를 해야하는데, 그럴 새 없이 또 한 뼘 가지가 자라나고 또 한 잎, 잎사귀가 돋아난다. 어이쿠.

인간은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한 공포를 지니고 있고, 힘을 가진 존재에 대한 공포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간혹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혐오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애를 쓰고 발버둥을 쳐서 밝은 쪽으로만 포커스를 맞추려 애 쓰는 것은 천성인 듯 싶은데-
위선과 본질 사이 어디쯤 내가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혼란스러워.

어느새 소녀에서 훌쩍 커 버린 스스로를 발견한다.

세상과 나 사이에 놓인 강은 깊고 넓고 푸르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나는 그 강의 한 중간 정도까지 헤엄쳐-아니 걸어 온 기분.

바람을 느끼고 팔랑 팔랑 나부끼는 스커트의 감촉을 느끼고
머리카락이 날리며 내 머리칼 사이로 손을 넣어 헤집는 물결바람을 만나고 싶다.

비행에의 집착.
사람은 물에서 육지로 나오며 형태를 바꾸었다 하지만
내게 바다와 하늘은 비슷한 이미지고 의미다.

헤엄치는 것과 날아다니는 것. 춤 추는 것과 비슷한 움직임으로 반짝 반짝거리며 늘 나를 유혹한다.

언제나 문화라는 거대한 탐식자 앞에
유혹당하고 마는 스스로를, 싫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늘.
지고 싶지 않다고-
마음 속으로 몰래 몰래 생각한다.

여자는, 어머니도. 누이도. 딸도. 할머니도. 여동생도. 창부도. 성녀도. 비구니도. 추장도. 노예도. 왕도. 교황도. 거지도. 네티즌도.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존재다.

허물을 벗는 뱀처럼 달의 이그러짐과 함께 피를 흘리며 나이를 먹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내게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보여주기 위한 글보다
나 자신을 위해 쓰는 글이 더 편하다.

후아.

그러니 당신, 지금 나에 대한.
짐작 금지.

착각에 대한 그 어떤 보상도 치뤄줄 수 없는
아 친절한 나.





by 아이 | 2008/09/05 17:02 | etc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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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이 at 2008/09/05 17:06
나에게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는데, 따져보면 그 기대는 내가 나에게 거는 오만한 요구인듯. 아 님좀-_ㅠ;
Commented by 非狼 at 2008/09/05 20:58
그럴땐 그냥 얼굴에 철판 까는 겁니다 (...) 내가 하고 싶은거 하겠다는데 댁들이 뭔 상관임미!?

...라는 걸까요 ^-^;;;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09 10:24
그래도 그 하고 싶은 것이 무언가 피해를 주게될 여직 있다 느껴지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재고를 해 보아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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