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사과




집에 오는 길에 과일 가게에서 사과를 샀다.
한 바구니에 3000원, 상한 아이들만 모아놓은.
집에 와서 검은 비닐봉지를 열어보니 생각보다 상태가 심한 편이다.

칼로 진무른 부분을 도려내고 먹는다.
어떤 아이는 절반이 문드러져 있어 아예 반으로 갈랐다.
진갈색으로 변한 부분 옆 샛노란 속살이 아쉬워 이로 살짝 깨물어 보았더니 아삭,하는 소리가 난다.

썩기 직전의 과일이 제일 달콤한 법이지요, 라고 쇼코 코나미의 만화 속 남자는 말했다.
아내를 잃은 직후로 썩기 시작한 과일만을 찍는다는 그 카메라맨을
어렸을적엔 이해할 수 없었다.

썩기 시작한 사과는 달고,
썩은 부분 바로 옆의 살들은 놀랍도록 싱싱하다.
나머지 부분들은, 퍼석한 느낌.

인생도 그런 거 아닐까?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인간도 무너지기 직전이 가장 아름답고
썩어있는 심장 가운데도 맑은 한 면은 숨겨져 있는 법이라고.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 황금빛 여우를
가슴 안에 간직하고 살아간다.



어린 왕자는 이미 사라졌지만. 없지만.










예전에 히로시마에서 혼자 몇 시간씩 걸어다니며 먹은 것들이 전부 상하기 시작한 과일들이였다. 바나나, 사과..
어느 날은 물러터진 복숭아가 싼 값에 나와서 너무 기뻐하며 물로 씻어 먹었다.
무척 외로웠지만 달콤했던 시간들.
비가 내리던 흐린 하늘과 혼자 보내던 히로시마의 여름.

상한 과일은, 푸석거려도- 혹은 진물이 생겨도, 맛있다.

나는 어디서 뭘 하며 살아도 쫌 잘 살아갈 것 같다-_-;
근성이 잡초같고 바퀴스러워서;;; (개미라면을 보라!)








볼려구?아,아니 보시라구요?^^;;;

암튼; 말 드-럽게 안 들어요...

아 나 저 대사 넘 해보고팠어>.< ㅎㅎㅎ

























여기서 문제 하나, 이 글을 필자는 분류를 패션&뷰티 벨리로 보냈습니다.
이에 관해 다음 중 옳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1. 글의 주제가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과 사과의 단 맛을 비교하며 쓴 글이다. 적절하다.

2. 뭔 씨알도 없는 소릴 써놨다. 이런 글은 벨리에 보내면 혼란만 야기할 뿐이다.

3. 마지막 사과 사진 싫다..

4. 아무래도 필자가 좀 미친듯

5. 필자는 사과에서 벌레를 발견했을 것이다. (그건 아니라능!!!)

6. 이것은 음식에 관한 이야기이므로 음식 벨리로 보내야 옳다.

7. 솔직히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8. 필자는 심심한 것이 분명하다.

9. 필자는 바빠죽겠는데도 포스팅을 하는 기록덕후다.

10. 이거 끝까지 읽고 있는 00는 모냐..

11. 낚여주셔서 감사 감사..

12. 예시 전부 아님

13. 예시 전부 옳음




by 아이 | 2008/09/23 11:57 | ㄴyammy yummy - 食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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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emilla at 2008/09/23 12:45
사과에 그냥 약간 짓눌린 흠만 있어도 먹지 않는 저는 반성을...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25 06:55
에이 뭐 사람 나름이죠~ 먹을 게 많으면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Commented by 매듭 at 2008/09/23 12:47
2,4 는 일단 옳지 않구요. 10번을 보면서 흠칫 -_-;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25 06:55
킥킥.. 그것을 위한 10번입니다!
Commented by 소년에이 at 2008/09/23 13:32
10번보며 흠칫한 1人 추가요. 13번 한 표(_ _);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25 06:56
틀리셨어요~ 5,8,9예요..라지만 사람마다 답은 다르겠죠 뭐^^ 그치만 벌레는 못 봤답니다~
Commented by 꽃곰돌 at 2008/09/23 13:40
심심하신게군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09/25 06:57
아닌데요 ㅠㅠ 열라 바쁜 와중에도 작성한 기록 덕후의 포스팅임다 ㅠㅠ 심심해봤으면 좋겠어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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