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9월 29일
[동영상 리뷰] KIAF 2008 한국 국제 아트 페어, UCC로 둘러보세요. (3) 박건희 퍼포먼스 - 접촉/터트리기
뽁뽁이로 만든 드레스 에 엮습니다.

박건희_접촉-터트리기_퍼포먼스 후의 오브제_2007
박건희 ● 옷은 피부의 확장이다. 우리는 매일같이 우리의 외피를 입었다 벗었다 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나의 외피에 발진이 돋고 있다. 내 옷에 돋은 색색의 발진들은 내가 느껴온 감정과 정신적 아픔이 신체 각 부분에 영향을 끼쳐 불거진 결과물이다. 정신적 내상으로 인한 신체의 징후는 외피로 전이되어 치료를 필요로 한다. 몸은 우리에게 의사(意思)를 전달한다. 병(病)은 내 몸의 상태가 어떠한지 그래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이다. 그러나 나의 발진은 차가운 의사의 손이 아닌 관심을 갖은 손길에 의해서 터지기를 바란다.
[출처] THEM, 그들|작성자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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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물을 보호하는 포장으로 쓰이는 공기가 들어간 비닐 뽁뽁이에 색색 물감을 채워 만든 드레스.
이 작품을 먼저 만난 것은 평소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에서였습니다.
영상으로 만나보았던 작품을 이렇게 전시장에서 만나니 반갑고 기쁘더군요.
설명으로 접했던 영상 속의 퍼포먼스 후 작품을 직접 눈 앞에서 바라보고 작가와의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시간.
한국 국제 아트 페어를 통해 얻을 수 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제 뒤에 작가 분이 계셨다는^///^)
작가는 옷을 인간의 외피, 피부와 결부지어
우리들이 느끼고 겪은 마음의 상처를 겉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형상화 시킵니다.
한 마디 아픈 말을 듣고 참았던 서러움이 고름처럼 핏빛 색의 작은 비닐 공기 주머니가 되고
무시당하고 차별 받았던 순간의 아픔이 파란 색의 작은 비닐 공기 방울이 됩니다.
그 하나 하나가 모여 마음의 외피 위로 떠오릅니다.
아픈, 고통스러운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고 치료를 구하는 표현인 것입니다.
하지만 약이나 수술같은 의료적인 것으로 도와줄 수가 없는 것이 바로 마음의 문제입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 의해 아물고, 혼자서 앓고 곯은 마음은 누군가와 함께 접촉하고 썩은 고름을 터뜨려야만 나아집니다.
살 위로 돋아난 종기처럼 곪아서 터지기를 기다리는 마음의 상처를 담은 그녀의 작품, 뽁뽁이로 만든 드레스.
그 드레스를 입고 밖으로 나서서 낯선 사람들의 손길에 의해 터지는 것을 느끼는 기분은 어땠을까요?
전시회장에서 조금 떨어져서 지켜본 작가님의 표정은, 유튜브 영상에서 보았던 것처럼 긴장되고 수줍음 많아 보이는 여성의 것과 달랐습니다.
기분좋게 웃고 있고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그 미소에서
그녀는 예술이라는 영역, 작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상과 접촉하고 소통하며 자기 나름의 상처 치유를 시작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우리들은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좌절된 꿈, 혹은 타인과의 소통에서 오는 오해와 단절로 각자 나름 마음에 크고 작은 상처들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나 낫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것은, 그 치유는 혼자의 힘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만나고(접촉) 부딪치며(터뜨리기) 낫는 것이지요. 아마 작가는 그 과정을, 자신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타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들이 그것을 터뜨려주는 퍼포먼스를 통해 예술이라는 행위로 거듭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것을 터뜨리며 사람들 손에 묻은 물감은, 작가에게는 지난 과거에 입었던 상처들의 흔적 같이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퍼포먼스에 참여한 이들은 어떤 느낌을 가졌을까요?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는 우리의 상처를 돌아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요?
화랑을 벗어나 사람들과 조우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현대 예술이 지닌 힘을 봅니다.
무언가를 느끼고, 그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도록 돌아보는 것.
그것은 예술이 가진 본질과 맞닿아 있는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에술과, 또 자기 자신과 만나는 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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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9/29 01:35 | KIAF 2008 UCC Trip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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