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자살을 전염시키는 병원균이 되어서는 안 된다.에 엮는다.

안재환씨가 그렇게 떠나고나서 비슷한 방법으로 모방자살을 한 사람이 세 명 정도라고 신문에서 읽었다.
연예인이 공인으로 대접받고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은, 대중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늘 관심의 중심에, 혹은 무례한 호기심에 노출된 그들.
그들에게 집중된 관심과 궁금증들에 대한 소식과 추측성 기사로 또 한동안 사람들이 떠들썩 할 것을 안다.

대한민국이 사랑했던, 국민과 함께 성장한 스타이기에 
한국은 한동안 우울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십거리를 가볍게 떠들고, 추측을 하고, 쉽게 다루고 쉽게 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건 정말 남은 이들까지 자살의 길로 떠미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연예인이든 정치가든 결국은 다 같은 인간이고 사람이다.
억울하고 서러워도 하소연할 곳이 없으면 무너지고 만다.
잠들지 못하는 밤, 누워도 눈물만 흐르는 시간. 차라리 죽는 게 낫다 싶을만치 아픈 날들.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것이 개인의 문제라 말해도 할 말은 없지만
그 누군가의 삶의 힘겨운 무게에, 돌맹이 하나 더 얹는 행위는 하지 말자.

안타깝고 안쓰럽다면 입을 다물고 시선을 닫자. 떠난 이는 보내고 남은 이는 남은 생을 끌어안고 살아가야지.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떠들지 말자.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자.
나부터.. 입을 다물고 기도를 드려야지.

떠난 이를 떠올리며 눈물 지을 여유도 주지않고
모두를 쪼아대는 대중과 언론의 시선이 참 밉다. 서럽다. 


아직 우리에게 남겨진 우리 생의 문제들과 나날들이 너무 많다.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과 여지를 남겨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우리나라 언론과 대중에게 너무 큰 바램일까? 

그녀의 죽음이 또 어떤 식으로 어떤 방향으로 국민들의 삶에 파문을 일으키는 돌맹이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어쩌면 그저 잊혀지고 말 우리의 지나온 어린 시절 아름다웠던 이로 기억되고 끝날지도 모르지만
다른 누군가의 삶의 포기로 이어지지 않기를 빈다.



얼마 전에 친구에게서 네이트 온으로 쪽지를 받았다.
최진실에 대한 이야기였다.

별로 친한 친구도 아니였고, 나는 원래 [남의 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지 말자]가 인생모토라..
그런 소문도 있나보다, 그러고 넘겼다.
아무에게도 전달하지 않았는데..
딱, 한 명.
잘 모르는 분의 블로깅에 리플로 슬쩍 물어보며 그 이야기를 입에 올린 적이 있다.

나 역시 치졸하고 생각없는 네티즌, 입 싼 대중, 생각없는 악플러들 중 한 명일 뿐이다.
부끄럽고 미안해 마음이 아프다. 머리가 어지럽다.

그녀의 생에 얹혀져있던 그 무게들.
99도까지는 끓지않다가 100도가 되어야만 끓어오를 수위까지 차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서러움과 억울함에 생각없이 내 한 마디도 무게를 올렸겠구나, 싶어 눈물이 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언론을 만들어 낸 것도
자살하는 이들을 부추기는 흐름이 이어지는 것도
모두 사회의 문제이고
나 역시 그 사회의 일부이다.

지난 일이야 잘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잘못 되어 가고 있다고 느끼면서도 계속 그 방향으로 흐르는 것만은 멈추어야 하지 않을까?

그녀의, 그의 죽음 앞에 조금이라도 마음이 아프고 신경이 쓰인다면
조금 조용해 주자.

떠난 이를 위해, 남겨진. 더 힘들고 서러울 이들을 위해.

우리,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자.

죽은 자가 말이 없다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해 함부로 떠들고 다녀도 된다는 건 아니다.

더 그러지 말아야 한다.
이제 그 사람의 힘든 사정과 상처입은 마음은
떠난 그 사람만이 알고 있는, 그 사람이 가져간 것이 되었으니까.

뭐가 잘났다고 이렇게 글을 써내려 가고 있는 지 모르겠다.
나부터 닥쳐야지.
내가 밉다. 미운 하루다.

by 아이 | 2008/10/02 18:46 | ㄴ韓國日記 | 트랙백(1) | 덧글(4)

Tracked from Save the Ear.. at 2008/10/02 19:54

제목 : [추모영상] 작은역에서 만났던 나의 여인, 청초한 ..
[추모영상] 작은역에서 만났던 나의 여인, 청초한 영화배우 故 최진실 수선화처럼 아름다운 그대여! 하늘에서 편히 잠들길~ 오늘(2일) 아침 갑작스런 소식에 적잖이 놀라고 말았다. 영화배우이자 탤런트인 최진실씨가 자살을 했다는 비보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얼마전 자살한 정선희씨의 남편인 故 안재환씨와 관련된 사채설 루머와 악플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었고, 조성민과의 이혼 후 아이들을 혼자 키우면서 고생해 1년 전부터는 우울증 증세까지 보......more

Commented by 삼별초 at 2008/10/02 23:03
조용히 뒷다마(?)를 까지말고 고인이 가는길을 조용히 보내드려야겠어요

주위에도 어찌나 돌아가신 분에 대한 슬픔보다 쓸데없는 루머에만 화재를 집중시키는지 보기 껄끄럽더라구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10/13 05:06
;-;
Commented at 2008/10/03 09: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8/10/13 05:06
감사합니다;-; 긴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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