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표현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 누군가가 힘들 때,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네면서.

[남겨지는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러면 안되지]
[지금 병원에서 힘들게 병과 싸우는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힘 내야지]

이런 식의 비교 표현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 말은, 그것을 듣는 상대방에게는
이미 그런 생각들을 하며 참아온 긴 긴 시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기 싫어하고
(자신의 힘든 사정을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담아두는 성격의 대부분이 배려심 깊은 부분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신 혼자만 참으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저런 발언은 오히려 독이 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이 없어서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임감에 꾹꾹 눌려져 있던 괴로움이 참고 참다가, 쌓이고 쌓이다 폭발한 것이 그런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힘들어 할 때, [네가 그렇게 가고 나서 남겨져 슬퍼할 사람들을 생각해 봐]라고 한다면
다른 누군가들을 위해 참아라, 이제까지 참아왔는데 더 참아라, 타인을 위해 조금만 더 참아라.
그런 식의 압박처럼 느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충분히 힘들었으니까 더 이상 힘들고 싶지 않아서 내리는 결정이기도 합니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23시간이 두려움과 고통에 시달리는 순간들이라면,
생의 희망을 찾을 수 없다고 절망한 사람에게
저런 식의 비교 표현은 좋은 위로나 답변이 되지 못합니다.
고통은 비교할 수도 없는 것이고
삶은 타인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이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만약 누군가가 힘들어한다면
그걸 보고 함께 마음이 힘들어진다면
저런 식의 비교 표현이 아닌, 자신의 마음과 함께 했던 좋았던 기억과 순간들을 이야기 해 주세요.

[전에 네가 나한테 해 줬던 그 말, 정말 고마웠어. 나 덕분에 그 때 정말 힘이 났었어. 고마워, 네가 있어줘서, 그렇게 말해줘서.]
라던가
[전에 함께 갔던 그 여행지 기억나? 언젠가 또 같이 꼭 갔으면 좋겠는데.. 혹시 다음 주에 시간이 나면 같이 안 갈래?]
라던가
[이제까지 잘 해왔으니까 앞으로도 잘 해 나갈꺼라고 생각해.]
라던가
[구태여 말하는 건 쑥쓰럽지만, 나 참 네가 좋아. 네가 내 친구라서 고마워. 보고싶어.]
혹은
[알고 있지? 사랑해. 네가 없으면 안 돼. 난.]

그런 사소한 말들, 이야기들을 해 주세요.

사실 제일 좋은 것은

[나 힘들어]

이 한 마디를 듣고
찾아가서 꼬옥 손을 잡아주거나, 안아주거나, 함께 있어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최고이겠지만은요.

조금만 생각하고 말해주세요.
때로는 어설픈 위로는 침묵보다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니까요.


마음만으로 되지 않는 것, 요령이 필요한 것들이 많은 세상이라 슬프지만은
그래도 하나둘씩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가고, 뒤늦게라도 아..그렇구나 하고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는 삶. 아닐까요?  

혹시 누군가에게 어떤 말을 듣고서, [아. 살아야겠다] 생각해본 적 있으세요? 있다면 알려주세요.
아니면 듣고싶은 말도 좋구요.

궁금하네요. 당신을 감동시킨 한 마디가.




by 아이 | 2008/10/06 23:51 | girl talk (18세 소녀감성)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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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絵恋 at 2008/10/07 02:06
"살자. 응?"


전 언젠가 들었던 이 한마디에- 울어버렸어요. 살아야겠다- 고 생각했어요.

다른 말 다 필요없이 딱 세 글자에-.
Commented by 아이 at 2008/10/13 05:17
그만큼 서로가 서로의 감정이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나봐요.

찡- 해지는 세 글자네요..
Commented by 매듭 at 2008/10/07 09:07
믿고 있었어, 금새 다시 일어날 거라는걸 - 이란 말을 듣고 나니, 언제 어떻게 넘어져도 벌떡벌떡 일어나게 되어버렸습니다. 하하.
Commented by 아이 at 2008/10/13 05:17
오오- 오뚝이 같은 매듭님!
믿고있습니다. 늘 그러시리라는 걸^^
Commented by 혈맹티포시 at 2008/10/07 11:27
저는 포기하면 거기서 끝이다 라는 말을 듣고 재기했다는..ㅋㅋ
뭐 좀 정석적 간지? ㅋㅋ
Commented by 아이 at 2008/10/13 05:17
그치만 사소한 한 마디로 일어나는 것도 쉽지 않은 거 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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