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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그녀와 그녀 가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언론은 없었다. 그녀에겐 반론권조차 인정되지 않은 셈이다. 입을 꽉 닫아버린 그녀와 가족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확인된’ 허위학력 사실을 바탕으로 ‘확인되지 않은’ 권력형 비리나 사생활을 마구 보도한 언론의 태도는 더 큰 문제였다.
‘권력형 비리’ 모두 무죄 선고
사건이 터진 지 꼭 1년이 흐른 지난 7월, 신씨, 변씨 등에 대한 고등법원 선고 공판이 열렸다. 그녀에겐 1년6개월의 실형이, 변씨에겐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1심과 거의 변함없는 판결이었다. 법원은 학력조작과 관련한 사문서 위조, 행사, 업무방해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고(사문서 위조 행사 부분 일부 제외) 성곡미술관과 관련된 횡령 혐의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변씨에 대해선 2개 사찰에 대해 특별교부세의 불법 집행에 대해서만 죄가 인정됐다.
하지만 정작 그녀의 인격을 송두리째 뒤흔든 ‘권력형 비리’ 혐의에 대해선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학력조작 또는 횡령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 언론에서 그의 사생활인 연애사와 관련해 대서특필했던 내용 중 대부분이 수사과정, 재판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셈이다. 하지만 언론은 사후 보도에 인색했다. 선고된 형량과 인정된 혐의만 짤막하게 보도했을 뿐, 무엇이 무죄로 판명됐는지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검찰의 수사과정, 재판과정에서 언론이 그동안 대서특필한 내용과 달리 새롭게 밝혀진 사실을 정리하면, 우선 신씨는 언론 보도처럼 최종학력이 고졸자가 아님이 드러났다. 검찰은 미국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신씨가 1992년 1월15일부터 1996년 12월30일까지 비록 졸업은 못했지만 미국 캔자스대학교 미술학과에 재학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3심 재판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신씨의 학력조작 혐의가 모두 사실로 확정되더라도 그녀의 최종학력은 고졸이 아니라 대학교 중퇴(3학년 수료)가 되는 셈이다. 그녀는 왜 5년 동안 다닌 학교를 그만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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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모든 혐의 하나 하나가 지난해 7~8월 이를 보도한 기자들에게 ‘특종’을 안긴(그중에는 상을 받은 기자도 있다) 주제였지만, 해당 언론들은 지금껏 그에 대해 일절 말이 없다. 특히 당시 “청와대와 기업의 커넥션이 있다. 이 중간에 신씨가 있다”며 대서특필된 10대 그룹에 대한 광고비 전시회 협찬금 수수 부분에 대해 법원은 오히려 “변씨와 신씨가 메세나 활동의 일환으로 각 기업에 미술관 전시회 협찬을 요청한 행위를 실질적·구체적으로 위법, 부당한 행위라거나, 이에 응하여 (기업들이) 협찬한 행위를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고 보기 쉽지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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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속았다”
다시 말하면, 신씨 자신은 학위 브로커들에게 속은 사실을 뒤늦게 알았으며, 속은 줄 모르고 각 대학과 기관에 이력서를 냈으므로, 또 직접 각종 서류를 위조하지 않았으므로 사문서 위조, 동행사,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신씨는 재판과정에서 “그들이 브로커인 줄 몰랐고, 실제 나는 수업도 들어갔으며 각 학교에 가서 공부도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대리출석과 대리시험을 시키고 이들 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 잘못이다. 박사학위 논문도 린다에게 내가 말한 것과 적어준 것, 토론을 통해 나온 것을 정리하라고 시켰는데 결과물은 베낀 논문이 나왔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정말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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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신씨는 재판 과정에서 2005년 9월22일에 예일대 측이 동국대로 보낸 팩스(신씨의 박사학위를 확인하는 내용) 사본과 캔자스대 교내에서 찍은 사진, 예일대 도서관 출입증을 증거물로 제시했지만 이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예일대에서 보낸 팩스는 동국대가 신씨의 교수 임용을 앞두고 그녀의 학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받은 것이지만 후일 예일대가 이를 “실수로 잘못 보낸 것”이라고 밝혀, 동국대는 이와 관련 현재 예일대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상태다.
결국 신씨는 지난해 7월 중순 기자에게 메일을 보낸 이후 3개월 동안 미국 변호사들과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줄 지인들을 백방으로 찾아다녔지만 실패하고, 그 지인들이 결과적으로 학력위조 브로커였으며 자신이 실제 캔자스대 3년 중퇴자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걸 깨닫는 순간, 그녀는 한국행을 선택했고 바로 구속됐다. 물론 검찰에 자진 출두할 땐 자신이 브로커에게 속았음을 증명하면 죄는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겠지만 사건은 그의 생각과는 달리 일파만파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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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조계종은 모 일간지가 신씨와 불교계를 무리하게 연관시킨다며 구독 거부 운동을 벌였다
가족이 무슨 죄가 있나신정아의 오빠는 굉장히 화가 나 있었다.동생의 일로 모든 언론이 조용한 시골 동네를 이 잡듯 헤집고 다니는 상황에 대해서도 큰 충격을 받았다. 그와 그 가족은 기자들이 밖에 있을까 문 밖에도 나가지 못한 채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을 갈 때도 변장을 해야 했다. 그리고 몸이 안 좋은 어머니를 기자들이 들쑤시고 괴롭히는 것을 보고선 거의 노이로제 상태에 빠졌다.
그는 언론에 “내 어머니는 지금 거의 이성이 마비된 상태다. 지금 어머니 입에서 나오는 말은 자신도 믿을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일부 언론은 그런 그의 어머니에게 한두 마디를 주워듣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신씨 집의 역사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기자가 보기에 어처구니없는 보도들이 줄을 이었다. 예를 들면 “신씨 어머니는 무당이었다” “영부인과 친분이 있고 자주 만나는 사이다” 등등. 분명한 사실은 지금도 술집에서 회자되는 신씨 어머니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이러저러한 소문은 그 어떤 내용도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신씨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신씨가 아니라 가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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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누드는 합성사진이다”
신씨 측은 문화일보에 실린 신씨의 누드사진과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다. 이미 문화일보는 성 상납 기사에 대해서 공식사과를 했지만, 누드사진의 게재와 그 진위 여부를 두고선 신씨 측과 법적 쟁송을 벌이고 있다. 지금도 그 사진을 두고 온갖 추한 소문이 입 도마에 올라 확산되고 있다. 문화일보 측은 사진의 출처에 대해선 함구하며 “필름 상태로 받아서 합성사진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주장. 하지만 신씨 측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그 사진은 합성사진이다. 얼굴은 정아 것이 맞지만 몸통은 다른 사람의 것이다. 정아의 이야기로는 얼굴 사진은 합성사진 작가인 황모씨가 찍은 것인데 그 사람은 정아가 처음으로 전시회를 기획해준 사람이다. 언젠가 정아가 그의 전시회를 알리는 모임에 나갔을 때 그가 갑자기 얼굴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황씨가 서울 I 갤러리에서 무슨 사진전을 한다며 정아의 얼굴에다 백인종, 흑인종, 황인종의 벗은 몸통 사진을 가져다 붙여 여러 장의 합성사진을 만들고 그걸 전시하려고 했다. 다행히 정아가 그걸 미리 발견해 즉시 중지시킨 적이 있다. 그때 황씨가 합성사진들을 어딘가로 다 치웠는데 그중 하나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신문사에 흘러들어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한다.”
기자는 이런 신씨 측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I 갤러리를 찾아갔다. I 갤러리의 큐레이터 실장은 “2004년 3월쯤에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황씨가 신씨 얼굴을 소재로 만든 합성사진 작품들을 전시회장에 가져와 이리저리 배치하고 있었는데 마침 신씨가 이를 보고 명예훼손이라며 당장 치우라고 버럭버럭 화를 냈다. 그래서 황씨가 후배들과 그 합성사진들을 어딘가에 치웠다. 흑인과 백인 몸통을 붙인 작품은 생각이 나는데 황인종 몸통이 붙은 사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얼굴 사진은 문화일보에 난 사진과 거의 비슷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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