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패니언 모델, 도우미라는 일에 대한 단상


직업의 세계 집필 중(은 캐구라고=_=;)


(전략) 그렇게 회사를 그만 둔 이후에 시작한 일이 나레이터, MC진행자, 캠패니언 모델이었다. 보통 도우미, 나레이터란 단어를 들으면 개업, 개장 이벤트때 가게 앞에서 춤을 추는 댄스 도우미를 떠올리거나, 혹은 대전 엑스포나 전시회, 박람회 때 유니폼을 입고 리셉션 부스에 있는 도우미를 떠올릴 것이다. 내 경우는 후자였다. 도우미로는 전시회나 박람회에서 일했고, 모델 일은 가끔 사진 동호회 출사 모델이나 아니면 홈쇼핑 광고 모델, 영화 단역 보조 출연이나 신제품 발표 하는 공식 석상에서 보도촬영 모델 일을 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모델은 거의 고정적으로 패션쇼에서 볼 수 있는 캣워크가 가능한 큰 키와 마른 몸매의 모델들이지만, 사실 모델의 세계와 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비단 패션쇼나 헤어쇼, 잡지 화보 촬영 모델 뿐 아니라 신차 발표회 모델, 레이싱 대회의 카 포즈 모델, 기업 CF 모델까지 여러 방면의 일이 있다. 표정이나 포즈 외에도 요즘처럼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는 사회에서는 연기력이나 외국어 능력, 그 이외의 특출난 장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가장 일반적인 고객 지원 서포터로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도우미들을 사람들은, 나레이터 모델로 인지한다. 사실 도우미란 용어는 대전 엑스포가 열리면서 전시회나 박람회 모델을 지칭하는 뜻이었다. 하지만 도움과 ~이의 합성어로 도움을 주는 사람, 서포터의 개념으로 쓰이기에 두루 두루 여러 업종에 쓰이는 게 아닐까? 보통 길에서 만날 수 있는 기업 홍보 이벤트 모델을 일본에서는 캠패니언,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대기업 제품 CF 모델, 이를테면 맥주 같은 주류 광고나 게임 광고 모델을 캠패니언 걸이라고도 부른다.

고객이나 방문객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전달하는 나레이션 능력이나, 판매 촉진을 위해 투입되는 판촉 홍보에서의 고객 설득력, 이벤트 MC로서 진행 사회자라던가 사람들, 방문객 참가자들과 함께 게임을 진행하는 레크리에이션 등 여러 방면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도우미의 분야라고 생각한다. 모든 능력을 다 가지고 있다면야 좋겠지만 사람마다 자신 있고, 좋아하는 분야가 각자 다를 것이다.


의전 도우미 같은 일은 각종 공식 석상에서 VIP응대나 방문객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인포메이션 업무나 동선 안내, 시상식 서포터등의 일을 한다. 모델 하우스 내에서 일하는 도우미들은 전문적인 조감도나 건설, 건축 분야의 지식을 설명하거나 방문객 티서비스의 일을 한다.


방송 계열로 기업 홍보 동영상이나 교육 영상을 찍을 때 아나운서나 리포터 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방송연예계열 학원 출신들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매니저, 에이전시를 통해 나레이터 모델들에게도 일이 들어오기도 한다.


요즘은 이 분야의 일을 하다가 연기자, 아나운서, 리포터, 모델, 스튜어디스 등의 전문직 영역까지 진출하는 경우가 있다. 도우미라는 직업이 좋은 인상,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 미소와 함께 설득력, 홍보 능력등 내외적 능력들을 기본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그 분야로 적성이 맞는 사람들이 경력을 쌓고 전문 교육을 통해 여러 분야로 진출하는 것 같다. 원래부터 그 전문직들을 목표로 삼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런 일들을 계기로 해서 적성을 살리는, 안정된 직장을 원하는 모델 친구들이 다른 분야에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요즘의 업계 동향을, 아니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생각한 것이다.


뜬금없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마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판촉 도우미 역시 도우미이다. 고객과 맨투맨으로 만나 기업을 홍보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며 판매율을 올리기 위해 투입된다. 길에서 이루어지는 무료 제품 샘플링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도우미의 영역이 다양한 것은 대상 고객층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혹은 무작위로 행해지는 이벤트는 타겟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편이다. 그렇기에 전문 교육을 받거나 나레이션 능력 등을 가지지 않아도 충분히 일 투입이 가능하고, 그래서 아르바이트 형태로 사람들을 많이 고용되어 일한다. 하루이틀, 혹은 몇 시간 정도의 교육으로도 일을 할 수 있는 간단한 형태가 많다.


전시회나 박람회, 관람객이 입장료를 내고 타겟이 되거나 혹은 무대 설치 비용 등에 많은 비용이 드는 쇼, 혹은 일반인 대상이 아닌 기자,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는 교육과 리허설에 하루씩 정도의 시간이 들고 일하는 입장이 사전에 어느 정도의 전문적 능력을 갖추어야만 일을 할 수 있는 형태가 많다. 나레이션 능력이나 게임 진행, 국가 기관 대상의 의전 행사나 출사 대회, 혹은 통역이 필요한 분야. 그런 이벤트에서는 전문적 능력과 직업적인 적성을 더 필요로 한다고 느껴진다.


기업이나 혹은 단체의 얼굴이 되어 대표가 되어 일을 하는 것이다. 공식적, 국제적 행사에서 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기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그만큼의 태도나 언행에 있어서도 주의가 요구된다. 왜냐면 비추어지는 면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의 마케팅 분야에서 이미지가 가지는 힘은 매우 크지만 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작고 한정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이벤트 행사부터 커다란 영상이나 이미지 홍보 게시물을 통해 사람들에게 호감도가 쌓이기도 하고, 깎이기도 하며 인식이 달라진다. 큰 행사나 중요한 시상식등의 공식 행사에서는 전문 모델급의 외모와 서비스 능력, 고객 응대 자세, 태도를 기본적으로 갖춘 인력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는 외적인 요소를 중시한다.

키가 크고 마른 사람을 선호하는 것은 현대의 마른 몸매 추종 분위기로 마른 몸을 아름답게 여기는 성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통일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모델 자체가 빛나는 것이 아니라, 모델을 통해 기업이나 제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일이기 때문에 시선 전체를 모델에게만 쏟아지지 않도록,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행사의 경우일수록 유니폼과 키, 신체조건과 헤어스타일 등으로 행사장 전체적인 느낌의 통일성을 유지시킨다.

그 통일성 안에서 다양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의전 행사는 대부분이 검은 기본 정장에 검은 구두, 커피색 스타킹과 검은 염색하지 않은 머리나 자연 모발에 가까운 염색모, 그리고 올림머리의 복장을 유지한다. 고객을 서포터하고, 안내, 설명하는 입장에서 예의바르고 단정한, 포멀함의 기준과 같은 복장을 선호한다. 공식석상이라 해도 파티나 콘서트장 내의 의전은 조금 다르다. 동일한 디자인, 색상의 드레스가 유니폼이 되기도 한다.


의전은 아니지만 파티걸처럼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서포터, 도우미들은 정장이 아닌 캐쥬얼이나 다른 유니폼을 입기도 한다. 유니폼을 통해 단체의 이미지를 입고, 정렬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키나 몸무게 등의 외적 요소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통념적으로 168센치 이상에 55사이즈 이하의 도우미들을 원한다. 요즘은 워낙 마른 사람들이 많아서 66사이즈의 유니폼을 제작하지 않는 편이라고 들었다. 처음부터 몸매로 선을 긋고 규정짓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그런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것과 지켜지지 않는 급여일이었다. 다이어트를 하며 마른 몸매를 유지시키는 것은 약간 통통한 몸매에 골반 골격이 있는 편인 내게는 고역이기도 했다.

외모가 사람을 뽑고, 나누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 슬프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호리 호리하고 늘씬한 느낌의 마른 체형을 가진 사람들이 푸근하고 둥그스름한 통통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보다 모델로 적합하거나 기업들이 원하는 이미지와 더 부합되는 경우가 많다. 마른 체형은 딱딱하고 빠르고 예민한 느낌을 주고, 살집이 있는 체형은 부드럽고 느슨하며 폭신한 느낌을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외모 역시 마찬가지로 제각각의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기업, 혹은 제품이 어떤 대상을 타겟으로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모델을 뽑는지 생각해보면 식음료 제품이나 특정 서비스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건강한 이미지에 호감을 얻기 쉬운 사람을 선호한다. 외적 요소를 강조하는 오늘 날의 한국 사회에서는 너무 마르지도, 너무 살이 찌지도 않은 적당한 체형의 건강한 사람이라는 조건은 이 분야 직업에 고객에게 만족을 전하고 도움을 주는 서비스 마인드보다도 더 중시되는 요건인지도 모르겠다.


내면은 알기 어렵지만 외면은 판단하기 쉬우니까, 더더욱 행사 인원을 선발하는 데 있어 기준으로 세워지고 말이다.

어쩌다보니 설명이 길었다. 다른 어느 직업보다도 내가 가장 일을 오래했던 분야라 그런가 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보는 미약하니까 잠깐 설명을 하고 싶던 것이 의견이나 평소 생각이 들어가면서 잠깐 동안 예전에 웹에디터 기자로 기사를 쓸 때 기분이 되어버렸나 보다. 또 로드 행사나 개업 이벤트에서 만날 수 있는, 혹은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도우미들을 다른 직업보다 낮게 보는 시선과 세간의 인식과 내가 생각하는 내 일의 범위가 달라서 그것을 이야기 하고도 싶었다. 기본적인 응대는 쉬울지 모르나 그것이 생업이 되고 프로나 전문가의 영역까지 들어가게 된다면, 거기에는 각자 다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 법이다. 노동을 통해서, 일을 하며 돈을 번다는 것은 존중받아야만 하는 영역이다. 자신의 잣대로 어떤 특정 직업을 깔보지 않으면 좋겠다.


유니폼을 입고 시선을 받는 일, 혹은 촬영 모델이 되는 일은 즐겁다. 예전에 코스프레를 즐기면서 내가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처럼, 수줍음 많던 내 모습과 달리 준비된 무대 위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일은 참 즐거웠다. 나는 이 일을 통해 자신감과 서비스 마인드, 고객응대나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예전에 게임쇼나 게임 이벤트에서 코스프레 모델들을 보면서, 어차피 똑같이 코스프레를 하는 데도 저 모델들은 돈을 받고 하고 나는 내 돈을 쓰면서 한다는 생각에 그 직업에 흥미를 가졌었는데, 실제로 내가 하게 될 줄은 몰랐었다. 어릴 때 내가 대전 엑스포의 도우미 언니들을 보면서 느꼈던 기분을 누군가 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슷하게 느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인생이란 참 신기하다. 살아보아야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있는 법이다. (하략)


예전에 친하게 지내던 사진 작가분께서 꼭 나를 모델로 컨셉 촬영을 하고 싶다고 계속 연락을 주셨었다. 그 분 홈페이지에는 유명한 배우들이나 레이싱 모델 사진들이 참 많아서 왜 하필 나를 모델로 삼고 싶어 하실까 의아해했었다. 그 분의 설명으로는 내가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가지고 있는 것이 모델로서의 장점이라고 칭찬해주셨었다. 기존의 레이싱 모델들의 표정은 천편일률적이라 어떤 포즈를 취하든 얼굴 표정이 똑같아서 사진 찍는 재미도 없고, 한편으로는 예쁘게만 보이고 싶어 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사진의 이미지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시더라. 자신이 만났던 모델들 중 내 포즈나 표정 연기력이 제일 훌륭했다고 하셔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묘했었다. 왜냐면 그건 내 콤플렉스나 사진에 대한 욕심이 만들어 낸 능력이기 때문이었다. 개인 촬영이나 출사 말고 코스프레 행사에서는 촬영하는 분이 모델의 허락을 구하고 촬영을 한다. 눈에 띄지 않는, 혹은 잘 아는 촬영자가 별로 없는 모델은 촬영 기회가 많지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예쁘고, 포즈를 잘 취하는 모델은 촬영 제의를 많이 받기 때문에 카메라 세례를 받는 인기가 많은 코스프레 모델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웠었다. 속으로 나는 내 외모나 몸매가 떨어지는 만큼 더 많은 것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었다. 다양한 표정이나 상황, 촬영 장소나 소품을 이용한 포즈, 상황 설정 같은 것들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이미지, 촬영자가 렌즈를 통해 볼 수 있는 것 그 이상을 뽑아내고 싶어 노력했다. 카메라 렌즈가, 촬영자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지 못 하도록, 찰칵 찰칵 셔터 소리가 들릴 때마다 표정과 포즈를 바꾸는 것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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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 | 2008/10/16 15:10 | ㄴWorkroad | 트랙백 | 핑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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