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자립을 위한 잡지, 빅이슈를 아시나요?


빅이슈(한국판) 창간을 위한 일일호프에 엮습니다.

영화 '원스'에서 <빅이슈>를 들고 있는 모습
(출처- http://bbangsil.tistory.com/3 )


제가 빅이슈,라는 잡지를 처음 본 것은 이케부쿠로에서였습니다.
매일 지나다니는 이케부쿠로 동쪽 입구 앞엔 제가 좋아하던 빵집이 있었고- 그 앞엔 언제나 허름한 차림의 노인분께서 찌푸린 표정으로 빅이슈,라는 얇은 잡지를 팔고 계셨습니다. 언제나 학교를 갈 때마다 그 앞을 지나야했었기에 늘 무슨 잡지일까? 무가지 같네, 정도의 생각을 하며 지나치고 말았어요. 빅이슈라는 그 잡지는 약 300엔 정도의 가격이였지만 저는 한 번도 그 잡지를 사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떤 내용이 실렸는지도 모르고, 냄새나는 노숙자같은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산다는 것도 미심쩍고 의심스러웠으니까요. (일본 거주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많은 노숙자들이 전철 등 공공장소에서 버려진 잡지를 주워다 팔잖아요^^;)

그 잡지에 대한 의문이 풀린 것은 일본에서 성당을 다니면서였어요.
제가 다니던 성당은 한인을 위한 곳이 아니여서 저는 늘 대모 언니나, 여러 어린 일본 여자아이들과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고싶은 정보들을 위해 성당 게시판들을 많이 보곤 했는데, 그 게시판에서 빅 이슈라는 잡지가 노숙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구요.
(하지만 이 때 당시도 빅이슈라는 잡지가 그냥 구입하면 얼마 정도의 기부금이 돌아가겠구나..하는 식으로만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잡지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성당에서 자선 기금 마련 바자회를 하면서였습니다.
이타바시 성당에서 열린 바자회도 그렇고, 작년 겨울 크리스마스를 기해서 이케부쿠로 주변에서 노숙인을 위한 기금 마련 행사, 노숙자들에게 죽(일본식 야채죽 같은 건데 이름을 잊었어요^^;)을 나눠주는 행사가 있었어요.
그 때 자선파티를 도우며 성당 주방에서 일을 돕는데, 빅이슈 관련해서 참가하셨던 분께서 발언을 마치시고 돌아가시면서 저한테 너무나 감사하다며 눈물이 글썽한 얼굴로 손을 꼭 잡고 돌아가셨었어요.
하지만 저는 자선 행사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었고, 기부금 모금 활동도 참가하려다가 가지 못했었기 때문에 성당의 다른 분들께 드릴 인사를 제가 받은 꼴이 되어서 늘 마음에 빚처럼 그 시간이 기억나곤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1여년이 지났네요.
오늘 빅이슈 한국판을 준비하기 위해 일일주점이 열리는 날이랍니다.
몇 일 전에 알고서 포스팅 해야지, 하고 잊고 있었어요.
메일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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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주점, 역시 믿을 건 회원여러분 뿐입니다.

어젯밤까지, 열흘 동안 나름 열심히 티켓을 뿌렸지만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경험자들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일일주점 티켓 회수율은 평균 50%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더구나 우린 시간없음을 핑계로 몇몇 사람들에게 뭉탱이로 떠맡기다시피 했으니 회수율이 더 떨어질지 모릅니다.
행사를 하루 앞둔 지금, 결국 회원님들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간 조용히 지켜만 보고계셨던 회원님들, 내일 하루 빅이슈를 위해 분연히 떨쳐일어서 주십시오.
도와주시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1. 일단, 무조건(아니, 되도록이면) 참석한다.
2. 지인들에게 열심히 '벙개'를 때린다. (물론 장소는 오키도키)
3. 광화문, 인사동, 종로 일대 각종 송년모임의 2차를 오키도키로 유도한다.
4. 딱히 주어진 역할이 없어도 모두 현장 책임자가 된다.(테이블 이동, 서빙, 바텐, 주방보조 등등)
5. 게걸스런 안주발과 약간의 과음은 일일주점의 영원한 미덕!!^^

출처 - http://cafe.daum.net/2bi/Tb6m/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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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받고서야 아차! 싶었는데; 세상에 오늘이네요;-;
서둘러 이글루스에서 빅이슈,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몇 개 안 되는 글 중에서 빅이슈(한국판) 창간을 위한 일일호프 일일주점 포스팅이 있길래 25공감으로 보냈어요.
하지만.. 누가 저 포스팅에 공감해 줄 수 있을까요? 빅이슈라는 잡지에 대해 알릴 수 있을까요?

그래도 저는 에이 뭐, 하며 실망하지 않고 포스팅을 합니다.
저는 자만이지만; 대중을 좀 알거든요. 대중심리를, 조금은 알아요.

이오공감에 보여지고 많은 공감을 얻는 수많은 사건사고 그리고 이슈들.
대중은 양철냄비같아서 금방 달아오르고 금방 식는다는 것을 알아요. 저 역시 대중의 일부고 저 역시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게다가 사수좌-ㅂ-;;)
하지만 말이죠, 관심을 받고 알려지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도 알아요.

많은 사람들이 빅이슈,라는 잡지의 창간을 알고 또 우리 주변의 노숙인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어요.
한 해에 300명이 넘는 노숙자가 죽어가지만- 그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차가운 눈길들 뿐이라는 게 슬픕니다.

어렸을 때 전 길에서 쓰레기를 끌고 돌아다니는 늙은 할머니나, 미친 여성을 보면서 제가 나이가 들어 저렇게 될까봐 두려웠어요.
늙고 병들고 혼자인 몸으로 미쳐서 길에서 죽어갈까봐 참 두려웠어요.
그 두려움은 제가 개종을 하면서 조금씩 지워졌지만...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그 기억을 떠올리면, 저는 그런 두려움을 품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생존권. 생존에의 위협.
하지만 진짜 생존에의 위협을 우리는 잘 모르죠.

일본에서 만났던, 제 손을 잡았던 눈물 글썽한 언니의 말이 떠올라요. 일어라서 완벽히 이해하진 못했어요(제가 일어초급 ㅠㅠ/) 하지만 아직도 기억하는 구절이 있어요. 감사 발언의 마지막 멘트였거든요.

"배가 고프면.. 춥고 배가 고프면 살아가고 싶은 의욕마저 ..(울먹울먹) 사라지거든요,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추위를 견딘 날도 있었고 배가 고팠던 시절이 있었어요.
일본의 노숙자들을 보면서 한국의 노숙자들은 얼어죽는데 일본 노숙자들은 그럴 일은 없어서 부럽다,그런 발언으로 일본 친구들의 의아한 표정을 보기도 했구요. 그런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줄길 바래요.

이 잡지는 노숙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것이랍니다. 전세계에서 이미 발행되고 있는 잡지, 빅이슈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창간된다고 해요. 그리고 그것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으로 오늘 일일주점이 열리구요.
뭔가 삐진듯한 표정, 혹은 우울한 얼굴로 이케부쿠로 동구 건너편에서 이 잡지를 파시던 분께, 이게 어떤 책인지 물어보고 싶던 그 날의 저를 위해 이 포스팅을 올립니다.

그리고 오늘.. 가지 않으려 했지만- 오늘은 축제일이 되어야 해요, 꼭 오세요. 하는 시라노님 말씀에; 자원봉사 역할을 하러 오키도키로 갑니다^^;/ 제가 돈은 없어도 체력은 좀 있지 말입니다 허허 (체지방이 30%가 넘어도 서빙은 좀 자신 있다능 ㅠㅠ;/)
혹시나 오시는 분 계시다면 인사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밤 11시까지 일일주점은 진행됩니다 :)

혹시나 못 오시는 분들은 빅이슈 관련 포스팅에 공감하신다면 25공감 쎄우기 한 번,..은 어떠실까요? :D







by 아이 | 2008/12/29 11:43 | ㄴ東京日記 (2007)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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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헤노 at 2008/12/29 11:48
빅 이슈….라
Commented by 아이 at 2008/12/29 11:56
헤노님 뭔가 알고 계시는듯한 분위기? +_+;;/
Commented by 테라포밍 at 2008/12/29 12:21
명칭이 [빅뉴스]라고 하는 변희재씨(...)의 뉴스(?)사이트와 비슷해서 그러시는 것 같군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12/30 03:48
아.. 그건 제가 처음 들어보네요^^; ㅎㅎ
Commented by 헤노 at 2008/12/29 15:56
아뇨. 전혀 모르는 분야입니다. 아는 척 하는 건 성미에 안 맞군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12/30 03:49
^^ ㅎㅎ 네, 헤노님.
Commented by sonofspace at 2008/12/29 16:00
술 마시기는 형편이 그래서 입금만 하기로...데리고 갈 지인이 없다는 ㅜㅜ

영등포역의 노숙자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좀 그래요. 이런 일들이 성과를 거두어서 그분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삶을 향한 희망을 되찾으셨으면 좋겠어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8/12/30 03:50
와아 성금이라니, 감사합니다!

전 입금 하기에 사정이 안 좋아서 돈 대신 몸으로 때우고 돌아왔습니다!
참여에 감사드려요 sonofspace님, (꾸벅)

아마, 큰 힘이 될거예요. sonofspace님의 관심과 참여가요. :)
Commented by sonofspace at 2008/12/30 11:07
헤헤 결국 후배 하나 꼬셔서 가버렸죠. 자리를 잡기 힘들 정도로 성황이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든 돕고 참여해야죠.

여담으로, 이런 일로 감사를 듣는 건 좀 그래요^^; 그냥 제가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데... 물론 일을 준비해본 경험에서 그런 마음도 당연한 거라고 알고는 있지만요. 음 뭐 그렇더라고요. 오히려 열심히 활동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죠.
Commented by 아이 at 2009/03/29 22: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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