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튜디오 촬영 끝나고 본 영화. 러시안 룰렛처럼 선택하고 러시안 룰렛같은 짜릿함을 느끼며 본 영화.
라기엔 걍 닥치고 티저영화.
음. 보고난 직후에 쓰는 거라 내용 정리는 잘 안 되지만 뭐. 엣헴.
잘 만든 불량식품 같은 영화였다. 이른바 중독성이 강한 글레이즈드 도넛이나 프링글스처럼- 매우 자극적인, 하지만 well made 오락 영화.
염분과 당분, 그리고 트랜스 지방들이 만들어 내는 맛이 몸에 나쁘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 조합이 만들어 내는 맛에 인간의 말초 감각은 자극받고, 그 자극을 쾌감으로 인지하고 느끼는 것처럼. 그런 공식에 대입한 재밌는 영화.
사실 결말이나 전개방식은 늘 같다. 언제나 같은 공식.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작품은 내용이나 결말을 다 알면서도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춘희나, 신네렐라 혹은 백설공주 이야기가 시시하면서도 늘 인기를 끌 듯이.
사람을 자극시키는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아니 그 요소들이 극을 이끌어 가는 요소들이 된다. 폭력, 섹스, 선과 악의 유치한 대립구도와 권선징악적 결말. 여느 헐리우드 영화들처럼 여성은 언제나 섹시 심볼에 남자에게 끌려다니는 역할. (내가 오락영화를 만든다면 두 주연배우의 성별을 바꾸었을텐데!)
강한 남자는 매력적이다. 동물적이고 야성적이라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극 중에서는 남자의 싸우는 광경을 보고 흥분하다니- 라고 하지만 어느 여자든 두근거릴 꺼라 생각한다. 십대의 소녀 취향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성인 여성이라면 공감할테지. 우린 알고 있다. 머리로는 착한 남자, 나를 이해해주는 안정적인 사람이 미래지향적 관계에 이상적이라 생각하지만 눈이나 코, 손바닥 같은 동물적인 감성은 강한 수컷을 무심코 향하게 된다. 오히려, 해롭거나 나쁘다는 이유를 알기에 더더욱.
불량식품이 맛있는 이유는, 그것이 몸에 해롭다는 이유를 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금기시 된 것들을 탐닉하는 즐거움은 이브가 호기심에 넘어가, 뱀의 유혹에 넘어가 선악과를 딴 이후 인간을 타락으로 이끌곤 했다. 우리들은 안된다라는 빨간 딱지가 붙은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가슴을 두근거린다. 이미 알고 있는 안정적인 노선은 재미가 없으니까.
우크라이나의, 아니 유럽의 햇살 아래서 남성적인 곡선을 매력적으로 빛내는 아우디와 그것을 모는 정장 수트의 남성. (작업복의 의미가 참 중의적으로 쓰이는구나 싶었다. 총이나 칼, 폭탄 따위의 무기보다 훨씬 섹시한 무기였다.) 빼어난 차 안에 담긴 남녀의 손목에 채워진 실버 폭탄 팔찌는 차와 이어져서- 15 미터 바깥에서는 콰쾅! 그야말로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두근거림을 맛보게 해주는 진부적이지만, 멋진 아이템이였다.
카 매니아라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할 듯 하다. 마치 아우디를 위한, 아우디에 의한, 아우디의 영화다 싶게 주연 배우들보다 더 비중있게 영화에 등장하는 아우디에 슬쩍 슬쩍 보이곤 하는 람보르느뀌뉘-아니 람보르기니(발음이..ㅋㅋ), 벤트, BMW,랜드로버 ..(게다가 차의 이미지에 아주 잘 어울리는 역할 배정이였다고 생각한다.) 온갖 차들을 보면서 오오!! 하는 기분 역시 영화의 또 다른 숨겨진 재미랄까? ^^
나는 스피드에 열광한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속도를 사랑한다. 왜냐면 그 역시 생과 사의 경계에서 아슬 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달리는 재미, 그것은 달려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에게는 정작 면허가 없지만, 글쎄 뭐 차의 옆자리나 뒷 좌석, 혹은 바이크 뒷 자리에서도 그건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까.) 영화는 곳곳 도처에서 인간이 젊은 시절에나 만끽할 수 있는 위험한 스피드의 묘미를 대리만족시켜 준다. 청년기에는 허용될 지 몰라도 나이 들어서는 주책 맞단 이야기 딱 좋은 인생의 묘미들. 불량식품 같은 고 지방 고 당분 고 염분의 짜릿한 중독성.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이들이 사랑하는 감각들.
차를 사랑하는 남자는 그래서 위험하다. 여자들에겐. 키덜트적인 사람이 많거든. 가정을 책임지고 부양하는 의무보다 바깥으로 야생의 본능대로 달리며 살고픈 사람. 가벼운 연애 상대, 데이트 메이트로는 몰라도 그 이상으로는 비추인.
하지만 뭐 심각해질 거 있나. 잘 만든 오락영화. 잘 만들어진 불량식품들. 아주 잠깐 즐기고 환상을 품는 두어시간. 괜찮다.
심각한 의미를 찾기보다- 그저 생각없이 오락영화를 즐기고픈 이들에게 추천한다.
ps1. 심리학적 관점으로 접근하면 영 다른 방향의 리뷰가 나올 듯. 써볼까 말까? ps2. 경제학적 관점이나 생태계 환경 문제로도 접근할 수 있지만- 뤽 베송씨가 영화를 만들며 즐긴 건 그게 아니죠? ㅎㅎ
흠. 국경이 사라지면서 경제적 이익으로 세상이 움직인다 말하지만 그것도 옛 말인 듯? 지독한 국가간의 이기주의가 세상을 휩쓰는 요즘인 것을. 슬프군요. 이스라엘.
ps3. 중간에 한 번 바이크-아니 자전거로 아우디를 추격하는 씬, 정말 즐겁더라. 후후. 바퀴가 달린 것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스피드가 인간의 쾌락을 지배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는 것들은 인간의 혼을 빼 놓는다. 악하고 달콤하게.
실은 포뇨를 보려했는데 하는 극장이 없어서.. 벌써 종영이야? ㅠㅠ 포뇨가 순수함과 맑은 동심을 자극하는 영화라면 트랜스포터는 때가 덕지 덕지.. 아 그치만 즐겁구나. 후후
ps4. 산업 폐기물이 제대로 된 절차를 걸쳐 폐기되는 과정에 얼마만큼의 공정과 돈이 드는 것일까? 저 정도의 인질극 벌일 돈에 그걸 하지 싶던데-_-;
ps5. 아니 왜 꼭 저런 찌질한 역은 동양인이랑 흑인이야 맨날? -_-+ 마치 사투리 쓰는 역할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악역(혹은 촌스럽거나 특정 이미지)으로 그려지는 것처럼 이런 설정도 차별일세 차별! 타겟 층이 아무리 백인들이나 유럽인종이 많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고정되어 가는 인종역할. 아 싫다-_- 성역할은 두 말 할 것 없지 뭐.
ps6. 7시 반 영화가 9시에 끝났는데 내가 리뷰 쓴 건 이십분만에... 나 좀 짱인듯? -_-; 아 근데 일케 속사포로 정리 안해서 써버리니 좋은 소재들이 한 편의 단단하고 훌륭한 리뷰로 거듭나지 못하고 ps를 덧붙이는 거쥐...ㅠㅠ잉잉잉
흠. 하고픈 이야긴 많지만 여기서 끝. 이 글 공개로 포스팅 올릴 때쯤 어쩌면 종영할 시간일지도? 후후후후후-_-;
ps7. 아우디가 모터쇼에서 왜 남자모델들을 기용했는지 이 영화를 보고 깨달았다. 아놔-_-; 여자들이 명품에 돈 쓰는 거나 남자들이 바이크나 수입차, 혹은 튜닝에 돈 쏟는 거나 그게 그거란 생각이 들었다. 뻔한 과시욕과 명품이 안겨주는 잘 만들어진 최첨단 혹은 최고급의 맛. 중독되면 못 빠져나오지.. 후후후;;
암튼 잘 보았습니다! 불량식품을 먹고 난 후의 기분 같네요 이 영화 :D리뷰, 트랜스포터3, 트랜스포터라스트미션, 트랜스포터, 대머리도아름다울수있어요, 하악아항, 라스트미션, 아우디, 람보르기니, 불량식품맛, 불량식품같은남자, 나쁜남자, 불량식품이맛있는이유, 스피드,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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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my life log.
somebody knowing it, somebody doing it.
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어설퍼도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by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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