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감정에 내 마음이 함께 울고 웃는 것은, 나쁜 일일까요?


내 행복이, 혹은 내 슬픔이나 기쁨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자랑질 같은 포스팅이나 그냥 행복해보이는 모습만으로도
누군가를 아프게 하거나 슬프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해 보았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조금 슬퍼집니다.
눈을 감고 기도를 하게 됩니다.

보여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르죠.
세상 그 누구에게도 온전한 행복과 평온, 기쁨만을 누리지 않고
또 그 누구라도 불행과 고통, 슬픔만을 지고 가는 이는 없어요.
다만 그 감정들의 농도와 함유 퍼센테이지의 차이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지요.

그래서 늘, 저는 나와 내 주변을 위해 기도하게 될 때
내가 알게 모르게 상처 입힌 사람들과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가져보지 못한 이들을 위한 마음을 함께 빕니다.

치유와 성장의 시간들을 내려주세요, 주님.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도록 함께 해 주세요. 그들과 함께 해 주세요.

빌고, 다시 빌어봅니다.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그 때는, 정말 기도만이 남더라구요.

당신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내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 이상의 것들이 당신의 매일에 함께 하기를.

사람의 인연이란
반드시 누군가가 나빴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게 더 나쁜 것 같아요.
피해자도 가해자도 되고싶지 않은데
마음과 마음 사이에는 신경과 이어진 핏줄 같은 인연들이 얽혀있어서-
조금만 건드려도 아파하고
잘못 자르게 되면 한동안은 많이 많이 고통스럽지요.

성장통 없이 자라나는 우리이길.

그리고 부디 당신에게도 당신의 반쪽이 당신의 남은 인생을 함께 하길.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은 스스로를 다치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당신이 더 아프지 않도록 기도할께요.

부디 행복하세요.

PS. 김수환 추기경님의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그 분이 걸어오셨던 길목 길목에 웃음만이 있었던 것은 아닐텐데- 유언 하나 없이 미소를 남기고 가신 그 분처럼
저도 언젠가 그렇게 웃으면서 떠날 수 있기를 바라고 원합니다.
당신 역시 그러하기를
우리 모두 그렇게 웃으며 갈 수 있기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고 해서- 울면서 갈 필요도 없고 미워하며 고개를 돌릴 필요도 없지요.
각자가 각자의 마음 속에서 빛나던 순간으로 남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한 때 사랑했던, 무척 소중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그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의 눈물 젖은 목소리에 대고,
쓰게- 쓰디 쓰게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어서 미안했어요. 용서하세요.

부디 다음에 누군가 소중한 이를 만나게 되면 그 땐 꼭 그 사람 곁에 있어주세요.
현실이나 다른 문제들을 핑계 삼아 멀리 있지 말고- 그저 함께 해 주세요.
내가 원했던 것은, 아니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이에게 원하는 것은 아마 그것 한 가지일거예요.

사랑했으니 행복했다.
언젠가 죽을 때, 웃으면서 눈을 감을 수 있는 우리들이길.





by 아이 | 2009/02/17 11:07 | girl talk (18세 소녀감성)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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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매듭 at 2009/02/17 11:14
성장통 없이 자라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프지 말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것이 또 사람 마음이지요.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웃을 수 있다면, 그만큼 복된 삶이 또 있을까 싶어요.
Commented by 삼별초 at 2009/02/17 13:14
가시는 길에도 그분은 사랑을 배풀고 가셨죠

진정한 살아있는 성인이 아니였나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at 2009/02/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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