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야, 아이야




은주야, 은주야.

예전 고3 시절을 떠올려봅니다.
학교 다니던 그 시절의 제가 알던 것들과 사회에 나와서 배운 것들의 괴리감과
좁은 새장 안에서 그 새장에서 그것이 세상의 전부라 믿었던 어리던 저를 봅니다.

세계는 넓은데
우리가 살아가며 배우는 세계는
오직 학교 회사 학원
돈 명예 이기심

베품과 나눔을 실천하기도 전에
제 밥그릇은 스스로 챙기라는 말부터 들었고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내가 되기 전에
누구에게도 기대서는 안 되는 혼자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을 느끼며 커 왔습니다.

자라면서 배우면서 자살을 꿈꾸었던 아이들이
비단 저 혼자만은 아니겠지요.

사촌언니는 생선가시 때문에 야단을 맞고 그 일이 너무 억울해서 처음으로 자살을 생각해보았다며 웃었습니다.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사촌언니는 긴 머리에 예쁘장한 얼굴로 늘 동경의 대상이였는데,
그녀 역시 어린 시절에는 철부지 아이일 뿐이였고
그 아이의 세상에서 억울함이란 그 정도의 크기가 담겨있었군요.

어떤 아이들은 힘들다며 목숨을 끊습니다.
나약함을 비판하기 전에
누가 그 아이에게 사랑을 주었나요,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성적과 돈만이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는 현실 속에서
숨이 막혀 더 이상 이런 꼴로 살고 싶진 않다고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

높다란 아파트 꼭대기에서 손을 잡고 떨어진 고3 쌍둥이 자매.
목을 맨 초등학교 반장 아이.
다른 아이들을 구타하는 고등학생.

학교가 전부가 아니고 우리가 바라보는 이 사회가 전부가 아닌데,
우리는 숲에 갇혀서 나무만을 보고 산과 숲을 보지 못하며 자라납니다.



교육과 사회만일까요.
연애에 실패하고
행복할 것만 같던 결혼생활이 힘들어지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비난을 받기도 하고
정당하게 일한 댓가를 받지 못하기도 하면서

우리들은 살아갑니다.

무엇을 가르쳐주셨나요, 저에게?
누가 그들에게 사랑을 주었나요?

내게 사랑이 있다면 베풀며 나누며 살고 싶고
지금 죽음을 떠올리며 울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조금만 더 참고 견뎌보자고 등을 토닥여주고 싶습니다.

부끄러워서 죽고 싶을 정도로 싫던 학교 운동회날의 기억도
차라리 제게 죽음을 주세요 하며 한때 신을 저주하던 우울증과 불면증의 낮과 밤도
지나고나면 아 그랬구나 하는
한 때의 기억이 되어서 삶의 한 페이지가 됩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
우리는 태어난 것인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눈물과 한숨의 나날들을 넘어서
우리의 인생을 아름다웠구나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순간과 나날들을 맞이할 날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견뎌 주세요.

험난한 인생살이인데
어떻게 나보다 덜 가진 그와 그녀는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조금만 더, 멀리 보아주세요...

스스로에게
또 당신에게, 친구에게 어머니에게-
마음으로 편지를 씁니다.

보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ps.좁은 땅과 시장 안에서 강요되어진 꿈을 꾸기보다, 더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는 우리이길 바랍니다.
약을 먹지 않고도 건강할 수 있도록, 우리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났으니까요.

ps2. 이미지는, 예전에 1인 시위 피켓용으로 그렸던 그림입니다. 아직도 미완성 상태인데..저건 스케치 단계네요 :)
학생시절 역시 인생에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스케치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정규 학생 과정은 대강 마쳤지만.. 아직도 배울 것이 너무 많은 제 인생도 아직 스케치 단계일까요?




by 아이 | 2009/03/31 13:28 | girl talk (18세 소녀감성)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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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푸른마음 at 2009/03/31 13:49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모두 함께하는 세상,
그것은 그들을 향해 웃어보이고, 손 내미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겠지요.
아이님의 생각과 행동이 모두를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기에 저도 할 일이 많네요 ^^
Commented by 아이 at 2009/04/02 04:46
우리가 먼저 해야할 일들이, 참 많네요^--^
Commented at 2009/03/31 20: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9/04/02 04:47
그것이 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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