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못 사는 나라에서 살면서 알게 된 건 우리 안에 소스라칠 정도로 뿌리 깊이 제국주의적, 인종주의적, 파시즘적 모습들이 잠재돼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빈곤의 여성화, 여성의 빈곤화 현상을 더욱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남성우월주의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조화된 최악의 형태인 한국형 성매매 업소가, 이 낙후한 사회의 약자인 여성들을 착취하는 핵심에 있다.
초국적 성 착취 구조를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은 교민들뿐 아니라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정관계, 재계, 언론계, 군인, 학계 등 분야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들어오는 출장객, 방문객, 관광객들은 자신들의 출세, 성공, 친목, 그리고 성적쾌락을 위해 성 접대를 주고 받는 것에 대해 기본적인 죄의식도 없다. 이 곳에 있는 한국기업 지사 직원들이나 지인들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 자리를 안내해주지 않으면 ‘비정상’, ‘업무태만’, ‘손님에 대한 무례’가 되어 버리는 것이 기업문화, 성인남성 유흥문화인 것이다.
유흥업소에서의 접대 행위는 물론 콜 형태로 성매매 여성 공급처의 역할을 하며, 지방에 공장이나 지사가 있는 경우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모스크바로 불러 호텔 방까지 예약해서 한국인 성매매 업소를 통해 안정적으로 여성을 공급해 주는 기업들도 있다. 한국 업소들은 한국남성들이 언제든지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도 안정적인 여성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에서 많은 한국인들은 여타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처럼 이주노동자로서가 아니라 우월한 지위를 가진 기업 관리층, 중산층 이상 사업가로서 절대 다수가 현지인에 대한 고용주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 뿌리를 두고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 대부분, 또 규정된 기간 체류하는 수많은 지상사 파견 기업인들은 그 지위와 부를 이용해 타국에서 지배자의 권력을 누리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성과 관련된 영역은 백인에 대한 환상과 열등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그 어느 분야보다 노골적이고 집요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들이 남성들로부터 받는 명함 상당수가 바로 ‘한-러 친선’ 운운하는 기업들의 그것이고, 그들이 "세컨드"로 삼는 여성들의 손에는 이 기업들의 핸드폰이 선물로 쥐어져 있다. 대사관에는 아이 아버지를 찾아 달라는 진정서가 수북이 쌓여 있다. 뻔뻔스럽게도, 많은 한국인들이 이 여성들을 향해 아이를 무기로 한 몫 잡아 보려는 수작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약탈적 자본주의와 반여성적 기업문화, 가부장제와 남성우월주의, 성적 착취와 인권침해의 고리는 해외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가해자 집단은 피해자 집단이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가와 별도로, 자신들의 가해 사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역사에서 일본과 미국 등에 요구해 온 것들이고, 동시에 피해 국인 베트남 등에 대해 회피해 온 것이기도 하다.
여성을 ‘소비’하는 유흥문화에 반대한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주변부 국가들이나 3세계 여성들, 구 사회주의권 여성들은 자국 내에서, 혹은 국경을 넘어 중심부 국가들로 유입되면서 급속히 성매매 구조 속으로 빠져 들어 가고 있다. 설사 여성들이 자신들의 처지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고 있다 할지라도, 이는 분명 남성중심주의적 사회구조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멍에이자 성적착취라 할 수 있다.
국가 내에서 조절 가능할 것 같았던 서유럽 일부 국가들에서도 최근 제 3세계와 구 사회주의권 출신 여성들을 도구 삼아 성 산업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중 여성들이 직접 이주하는 형태 이외에도, 보다 못 사는 국가들에서 성산업자들이 현지 여성들을 자국 남성들의 성적쾌락을 위해 성매매 구조로 유인하는 경우가 바로 러시아 및 구 소련, 중국, 베트남 등지 한국형 성매매 업소들의 상황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현지 여성들을 자국 남성들의 성적쾌락을 위해 자국인들이 직접 성매매 업소를 차리고 있는 민족은 한국인들밖에 없다. 더욱이 한국인들처럼 아예 기업문화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아, 기업에서 공식적인 접대비까지 내 주며 조직적, 공식적, 대규모적으로 성매매를 전제한 접대를 하는 민족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우리는 성행위 중심 성매매 문제뿐 아니라, 업소 내에서 성매매가 이루어지든 아니든 여성들을 희롱의 대상으로 삼아 술을 마셔야 술 자리가 된다는 ‘한국식 유흥문화’에 반대한다. 한국형 성매매 업소(겸업형 업소)에서 벌어지는 여성들에 대한 성적 노리개화에 대해 광범위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이들이 쉽게 간과해버린 문제 중 하나가 이 지점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성이 남성 술 문화, 유흥문화의 도구로 전락해버리고, 남성들의 출세와 위로, 친목 강화를 위해 ‘소비’되는 것에 반대한다.
요즘은 생각한다. 비단 여성만이 아니라고. 권력과 경제력을 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분명히 소비 구조가 존재한다. 윤락업, 풍속업.
인류의 첫 광고는 윤락에 관한 것이였다고 하던가.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성 매매에 대한 이야기. 여성과 인권과 노동, 장애와 성에 관한 시각들, 편견들.
갈 길은 멀고,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만을 주장하며 틀리니 고쳐야 한다고 꺾어 부러뜨릴 수도 없는 너무도 단단히 뿌리 박힌 우리 사회의 악순환 구조들.
나는 반대합니다. 나는 찬성합니다.
좀 더 나은 우리가 되기를, 부활축일에 장애인의 날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생각합니다.
| 한국식 유흥문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 | | 가난한 여성을 ‘소비’하는 남성들 | | | 여성주의 저널 일다 영민 | | | <필자 영민님은 모스크바 유학생으로, ‘러.여.인.’(재러 한인업소 내 불법 성매매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 ‘러시아.여성.인권’의 약칭)의 회원입니다. -편집자 주>
러시아 한인업소의 성매매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러.여.인’이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성과도 있었지만 우리의 활동으로 인해 심기가 불편해진 수많은 집단으로부터 강력한 저항을 받아왔다. 특히 정계, 재계, 언론계 등이 유흥업소 업주들과 인맥으로 얽혀 있고, 이들을 옹호하는 한인회와 각 기업 등은 성인남성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온갖 거짓 선전과 비방, 무고에 시달려야 했다.
성매매 옹호세력‘들’의 주장에 맞서
특히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한국 내에서의 반발과 러시아에서의 한인들의 반응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러시아에서 한국인들의 성매매 산업 번성과 옹호 논리는 남성들의 성차별적 성 문화를 당연시하는 것부터 시작해 ‘성 노동자’ 운동을 이야기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 출처가 한국에서 온 것임에는 분명하다.
성매매특별법이 실질적으로 시행되기도 전에 이미 성매매 음성화와 성범죄 증가 우려를 표하던 언론들은 시행 한 달째 들어 ‘관광객이 감소했다’, ‘여관 등 관련 산업이 붕괴한다’,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떠들었다. 장애인과 이주노동자, 농촌총각의 성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러시아 여성의 인권은 무시한 채 여성을 남성의 성 욕구를 채워주는 물건으로 취급하는 논리(?) 역시 재현됐다.
성 산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라거나, “개인적 원한이 있어서 하는 일”이라거나, “정치에 뜻이 있어 하는 일”이라는 등 소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외국에까지 나와 먹고 살자고 하는 개인사업을 방해하며, 교민들끼리 서로 비방하는 나쁜 습관이라고 호도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인회장은 공식적인 기고문을 통해 “한인 상권을 위협하는 자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성매매 업소들이 있는 곳에 입주한 타 사업관련 한인업자들은 ‘한인남성들이 성매매 업소 출입을 꺼려 아예 그곳으로 발길을 하지 않아 매상에 타격을 입는다’며 사과를 요구한 적도 있다. ‘러.여.인’의 회원들 중에 남성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선 “(너희는) 남자도 아니”라고 하거나,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사회현실을 모르는 이들”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황당한 일들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모든 남성이 다니는 것도 아닌데 간단한 술자리도 의심 받게 됐다면서 가정불화의 책임을 지라고 하는 이들도 많았다. 아주 당당하게 ‘부인이 한국에 있어 성욕을 해결할 수가 없어 다닌다’며 정당화하는 이들도 있었다. “강제로 (여성을) 데리고 온 것도 아닌데 왜 왈가왈부 하냐”며 따지는 교민도 있었는데, ‘어차피 그 일밖에 못 하는 여성들 차라리 안전한 한국업소에서 보호 받는 것이 낫고, 업주들과 단골손님들이 부모공양과 자식부양을 위해 일하는 그녀들에게 재정적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이들 중에도 성매매 여성들과 관련 사업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갑자기’ 들먹이며 여성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업소 출입자들이며 정치성향은 어떨지 모르지만 여성비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성 개방 풍조와 성적 자유, 심지어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성매매’와 착각하면서(혹은 착각하고 싶어하면서) 성 산업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 외에도 “정신상태가 썩은 술집여자”를 동정하지 말라고 하는 이들, 왜 유독 한국인 업소만 문제 삼아 한국인 이미지를 안 좋게 만드냐며 애국적(?) 주장을 하는 이들, 도리어 업소 홍보가 되어 역 효과가 나니 활동을 그만 두라는 이들도 있었다.
초국적 성 착취 구조 만들어낸 한국인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못 사는 나라에서 살면서 알게 된 건 우리 안에 소스라칠 정도로 뿌리 깊이 제국주의적, 인종주의적, 파시즘적 모습들이 잠재돼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빈곤의 여성화, 여성의 빈곤화 현상을 더욱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남성우월주의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조화된 최악의 형태인 한국형 성매매 업소가, 이 낙후한 사회의 약자인 여성들을 착취하는 핵심에 있다.
초국적 성 착취 구조를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은 교민들뿐 아니라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정관계, 재계, 언론계, 군인, 학계 등 분야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들어오는 출장객, 방문객, 관광객들은 자신들의 출세, 성공, 친목, 그리고 성적쾌락을 위해 성 접대를 주고 받는 것에 대해 기본적인 죄의식도 없다. 이 곳에 있는 한국기업 지사 직원들이나 지인들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 자리를 안내해주지 않으면 ‘비정상’, ‘업무태만’, ‘손님에 대한 무례’가 되어 버리는 것이 기업문화, 성인남성 유흥문화인 것이다.
유흥업소에서의 접대 행위는 물론 콜 형태로 성매매 여성 공급처의 역할을 하며, 지방에 공장이나 지사가 있는 경우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모스크바로 불러 호텔 방까지 예약해서 한국인 성매매 업소를 통해 안정적으로 여성을 공급해 주는 기업들도 있다. 한국 업소들은 한국남성들이 언제든지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도 안정적인 여성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에서 많은 한국인들은 여타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처럼 이주노동자로서가 아니라 우월한 지위를 가진 기업 관리층, 중산층 이상 사업가로서 절대 다수가 현지인에 대한 고용주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 뿌리를 두고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 대부분, 또 규정된 기간 체류하는 수많은 지상사 파견 기업인들은 그 지위와 부를 이용해 타국에서 지배자의 권력을 누리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성과 관련된 영역은 백인에 대한 환상과 열등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그 어느 분야보다 노골적이고 집요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들이 남성들로부터 받는 명함 상당수가 바로 ‘한-러 친선’ 운운하는 기업들의 그것이고, 그들이 "세컨드"로 삼는 여성들의 손에는 이 기업들의 핸드폰이 선물로 쥐어져 있다. 대사관에는 아이 아버지를 찾아 달라는 진정서가 수북이 쌓여 있다. 뻔뻔스럽게도, 많은 한국인들이 이 여성들을 향해 아이를 무기로 한 몫 잡아 보려는 수작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약탈적 자본주의와 반여성적 기업문화, 가부장제와 남성우월주의, 성적 착취와 인권침해의 고리는 해외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가해자 집단은 피해자 집단이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가와 별도로, 자신들의 가해 사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역사에서 일본과 미국 등에 요구해 온 것들이고, 동시에 피해 국인 베트남 등에 대해 회피해 온 것이기도 하다.
여성을 ‘소비’하는 유흥문화에 반대한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주변부 국가들이나 3세계 여성들, 구 사회주의권 여성들은 자국 내에서, 혹은 국경을 넘어 중심부 국가들로 유입되면서 급속히 성매매 구조 속으로 빠져 들어 가고 있다. 설사 여성들이 자신들의 처지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고 있다 할지라도, 이는 분명 남성중심주의적 사회구조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멍에이자 성적착취라 할 수 있다.
국가 내에서 조절 가능할 것 같았던 서유럽 일부 국가들에서도 최근 제 3세계와 구 사회주의권 출신 여성들을 도구 삼아 성 산업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중 여성들이 직접 이주하는 형태 이외에도, 보다 못 사는 국가들에서 성산업자들이 현지 여성들을 자국 남성들의 성적쾌락을 위해 성매매 구조로 유인하는 경우가 바로 러시아 및 구 소련, 중국, 베트남 등지 한국형 성매매 업소들의 상황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현지 여성들을 자국 남성들의 성적쾌락을 위해 자국인들이 직접 성매매 업소를 차리고 있는 민족은 한국인들밖에 없다. 더욱이 한국인들처럼 아예 기업문화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아, 기업에서 공식적인 접대비까지 내 주며 조직적, 공식적, 대규모적으로 성매매를 전제한 접대를 하는 민족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우리는 성행위 중심 성매매 문제뿐 아니라, 업소 내에서 성매매가 이루어지든 아니든 여성들을 희롱의 대상으로 삼아 술을 마셔야 술 자리가 된다는 ‘한국식 유흥문화’에 반대한다. 한국형 성매매 업소(겸업형 업소)에서 벌어지는 여성들에 대한 성적 노리개화에 대해 광범위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이들이 쉽게 간과해버린 문제 중 하나가 이 지점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성이 남성 술 문화, 유흥문화의 도구로 전락해버리고, 남성들의 출세와 위로, 친목 강화를 위해 ‘소비’되는 것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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