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needs




인간은 많은 것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문화, 패션, 감정, 물과 공기, 수많은 재화, 감정 ...
소비에는 당연하게 욕구가 따라 붙는다.
원치않든 어떻든 모든 소비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욕망이 잠재되어 있다.

욕구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더 나아지고자, 혹은 지금과는 달라지고자 애 쓰는 모든 노력.
인간은 스스로가 더 괜찮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생물이기에
포기할 때까지 무구한 시간과 노력을 소비해 가며 자신을 소비해가며 소비할 대상을 찾는다.

소비자의 욕구가 시장을 변화시킨다.
화학물질을 쓰지 않겠다는 제과업체를 보며 소비자가 주체가 되어 달라져야 시장이 변한다던
그 빨간 책의 주장이 떠올랐다.
과거에는 거의 불가능할 것 같던 일들-소비자의 목소리로 시장을 바꾸는 것-이
지금은 정말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당분이 들어가지 않은 무가당 두유가 없다고 투덜거린 지 몇 달만에 냉장유통 무가당두유(올리고당 첨가긴 하더라만;)를 슈퍼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웰빙 붐. 다이어트에 건강 선호.
소비자가 경적을 울리며 속도를 내니 기업과 정부가 길을 깔아준다. 아슬아슬.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업도 정부도 아닌 소비자다.
어떤 인간도 소비자라는 집합 아래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니까.
우리의 의지로 미약하나마 세상은 방향을 틀며 비틀 비틀 걷고 있다.

멸망이든 희망이든 어떤 길이든 상관없다.
그저 원하는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길로 가고 있다는 충족감만 있으면 소비자는 만족한다.
자신이 고삐를 쥐고 있다 착각하며 웃을 수 있다.

욕구가 사람을 움직이지만
그 욕망에 대해서는 누구도 정의 내릴 수 없다.

인간이 가진 한계 안에서 격렬히 춤추는 우리.
작은 쥐새끼같아 사랑스럽다.
수요자이자 공급자인 우리 스스로는
작은 사회 안에서 마치 자신이 신이 된 양 기뻐 춤춘다.

그 감정의 회오리에 말려 살아가면 좋으련만.
고개를 들지 않는 편이 나았을런지도 모른다.

그렇게 현실을 제대로 보려 애쓰지 말았으면,
애쓸수록 더 힘들어지잖니.
그 욕구, 풀지 못하면 어쩌려고 그러니.

소비보다 창조가 하고 싶었는데.
창작의 영감을 위해 무언가를 소비한다는 그 뻔하고 우스운 패턴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인간이구나 나는.

2006/04/05 04:52



3년 전의 포스팅이구나.




by 아이 | 2009/05/02 03:02 | ㄴ글(시,소설,수필,동화,기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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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5/02 03:1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5/02 03:49
가끔씩 창작과 소비란 자신이 붙잡고 있는 마음 그 한가닥 차이란 생각이 들어요. 나는 아직도 창작의 꿈을 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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