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분이 남긴 선물들이 하나 둘 피어나겠지.




노무현대통령님이 남기신 마지막 선물을 읽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들보다 더 많기에, 나이가 들고 살면서 그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말을 아끼려고 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미디어를 통해 걸러지고 남은 것들이 우리에게 보이는 정면과 옆면이라면
그 사건이나 사실 뒤에는 분명 밑면이나 뒷면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볼 수 없다.

...
어떤 사람들은 배려를 하고 선의를 배풀지만 그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드러내지 않는다.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 생각하고 넘긴다.
어떤 사람들은 수모를 겪고 아픔을 견디지만 드러내지 않는다.
주변의 걱정할 이들을 위해 입을 다물고 웃으며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 믿는 이들도 있다.

사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많이 힘드셨을 그 분을 위해,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었다.
입을 다물고 마음만으로 지치셨을 그 분의 선택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근데, 자꾸 속상해서..
슬퍼져서.
그런데 조금 더 슬퍼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

살아남은 사람들은 산 사람의 제 몫을 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은 더.
슬퍼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생각하고 반성하고, 누군가의 죽음이 내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게 된다면 그것은 왜인지- 충분히 더, 생각해 보고 싶다.

내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슬픔. 내가 볼 수 없던 어떤 이의 노력.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발자취.

나는 더 살아가고 싶다.
그 분의 삶에, 내가 닮고 싶은 많은 부분이 있어서.
더 살아가야겠다, 더 잘 해 보겠다. 다짐하게 된다.

티내지 않았던 그 분이 조금 밉다.
티내기에 급급한 오늘의 누군가와 내가 참 밉다.

평화로이 보내드리고 싶은 오늘이다..

그 분이 남기신 선물들은 우리들이 잘 알지 못하는, 개혁된 제도들만이 아닌
어떤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 마음들, 분명히 이 봄이 지나고 추운 겨울을 맞으면서 또 다시 피어나리라 믿는다.

잊지 않을 것이라 말하지 않는다.
분명, 다시금 피어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을 경험해 본 나로서는 무어라 그 분의 선택에 할 말이 없다.
그저, 그렇게까지 상황을 만든-
그 분의 등을 떠민 이 사회와 세상.
나 역시 그 세상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더 잘 해야겠다.

오늘, 더 잘 살아내야겠다.

그 분이 남기신 선물들이 바로 내게 남은 오늘과 내일들일테니 말이다.

노공이산 할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다음 세상에서 다시 뵈어요;-;
참 좋아했습니다. 정말루요..




by 아이 | 2009/05/29 10:04 | ㄴ日記 (2008~now)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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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매듭 at 2009/05/29 16:12
편한 여행 되시길...
Commented by 아이 at 2009/05/30 13:00
우리, 안녕히 보내드려요....
Commented by the-indie at 2009/05/30 00:22
앞으로도 그분의 보이지 않는 배려가 차차 나타날수 있기를...
Commented by 아이 at 2009/05/30 13:00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들이 좀 더 그 분의 생애를 곱씹으면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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