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그랬다.




이미지 출처 - 그들이 사는 세상




네 등에 가만히 기댔을 때 느껴지던,
쌔근 쌔근 숨쉬는 소리를 좋아했다.

네 손을 잡았을 때
내 차가운 손이 따스해지는 순간이 좋았다.

너의 머리카락 감촉.
네 뺨의 온기와 향기.
나를 안아줄 때 두꺼운 팔의 느낌.

나는 전부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서 남남이 되고
두 번 다시 만나지 않게 된다고 해도
함께 했던 순간들
내 몸에 아로 새겨진 당신의 감각들

나는 하나 하나 꺼내서
그때의 우리를 만날 수 있다.

미안해, 라고 말하고 싶었고
똑같은 마음으로 미안해, 라는 사과를 듣고 싶었다.

아무런 인사도 하지 않고 헤어진 우리지만
언제까지나 함께 하자고 손가락을 걸던 순간은
그 나름의 영원으로
그 시간 안에서
행복한 두 사람으로 남아있겠지.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더 애틋하고
함께였기 때문에 이만큼 올 수 있었다고

나는 그 때의 어리던 두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둘 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대견했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내 안에 녹아있는 이만큼의 너
혹시 지금의 네 안에도,
나는 조금 남아있으려나?

컴퓨터 폴더에서 너의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지우면서
미련을 버리고 좋았던 순간만을 곱씹어본다.

네 널따란 등과 허리께의 한 뼘의 풀밭같던 자국.
쓰다듬어보고 싶던 뺨.
모두 좋아했었다.

순간 순간의 웃음만을 남기고,
이제 다시-

안녕.

좋았던 사람아.
바이바이.

우리가 함께 한 그 여름 밤에
그 시절의 당신과 나를 남겨놓고,



나는 다시 이 곳에서
너를 좋아하던 나를 만난다.

샐러드기념일 포스팅을 읽고 그런 류의 글을 끄적여 보고 싶어져서요.

맞아요 정말..

요즘은 포근 포근한 것들만 보고 듣고 싶습니다.

ps. 이미지는.. 영화의 한 장면인 것 같은데;; 아시는 분 제보해 주세요^^;/
이글루스 가든 - 혼자놀기




by 아이 | 2009/07/10 01:08 | ㄴ글(시,소설,수필,동화,기사)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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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하얀이슬 at 2009/07/10 01:11
그럼에도불구하고 해피엔딩-
Commented by 아이 at 2009/07/10 01:26
끝이 좋으면 다 좋지..라고 생각하게 되요. 요즘은..
Commented at 2009/07/10 01: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9/07/10 01:27
휴... 힘내세요 ;-;

그 맘 이해할 것 같아요.

서로 너무 사랑해서 헤어지기도 한다는 거- 어릴 땐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 거든요.

현명한 선택, 그리고 무엇보다 000님 자신의 마음을 따르는 결정 하시길 바랍니다..

;-;

힘내세요.. 토닥토닥토닥...ㅠ_ㅠ///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7/10 01:19
<그들이 사는 세상> 같은데요...ㅎㅎ;
Commented by 아이 at 2009/07/10 01:28
감사합니다!!!!! 수정합니다^-^/
Commented by Iren at 2009/07/10 01:36
이미지는 그사세 KBS 드라마 였습니다.
글좋군요~ ㅎ
Commented by 아이 at 2009/07/10 01:37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였군요^^;;

글은.. 마음 내키는대로 끄적여보았습니다;
Commented at 2009/07/10 02: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9/07/10 02:55
있으시군요, 비슷한 마음이. 추억이요...
Commented by 나난 at 2009/07/11 00:30
시인 못지 않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글이에요 +_+
Commented by 아이 at 2009/07/13 05:45
ㅎㅎ 사실 제 문창과 전공이 시였다능;; >_<;;

칭찬 감사합니다^^//
Commented at 2009/07/11 05: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9/07/13 05:46
그렇죠? :)

사람마다 다르구나 생각해도- 역시 결론은 같네요..

이 댓글은 다른 포스팅 보고 남겨주신거죠?
Commented by coffeejava at 2009/07/14 03:12
넹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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