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의 말. 그리고 떠난 이의 말씀.




나는 집에 TV가 없다. 작년에 상경한 친구 집에 줘버리고서는 TV없이 산다.
그래서 방송 같은 것을 안 보고 산다. 뉴스나 보도를 접하지 않아서인지, 나는 지금도 그 소식들이 믿기지 않는다. 참.. 거짓말 같다.

먼저 가신 분 때도 일하다가 서거를 알았고 어제도 그랬다.
누군가에게서 전해듣고, 잠시 머리가 멍- 해졌다.
세상은 변하지 않고 사람들은 떠난다.

...

남겨진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가버린 이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만 한다.
슬픔도 어떤 고통들도 전부 다 일시적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남겨진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현실이다.
고인이 남기고 간 것들을 선물 삼아, 간직하고 잊지 않고 살아가야만 한다.

아무리 힘들지라도, 살아남은 자들의 의무는 그것이니까.


출처 - http://photo.media.daum.net/photogallery/politics/0908_DJ/view.html?photoid=4623&newsid=20090819035001031&p=Edaily

인터넷 기사에서 두 분이 끌어안고 통곡하시는 장면을 보고 마음이 아파서, 한동안 사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강해지셔야 합니다.
라고 말을 건네셨다고 한다.

살아남은 자들은 모두 강해져야만한다.
그래야..
이 허무도 슬픔도 먹먹한 이 기분들도 다 뒤로 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일상과, 살아가야 할 내일이 남겨져 있으니까.

그래도 조금만 더 슬퍼해야겠다.
누군가를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테지만..
우리는 그 사람을 보내야하니까. 마음 속에서, 또 우리의 오늘에서.

가버린 이는 사라지는 걸까?
기억한다면, 지워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누군가가 내 마음을 부정해버린다고 내 진심이 사라지거나 옅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죽음이 그 분들의 빛나던 행보를 쇠락케하지는 못한다.

잘잘못이나 옳고 그름의 시시비비는 내려놓고,
고인을 위해 꽃을 들고 싶다.

안녕히 가세요, 평안하세요.

...
평소에는 알지 못했는데, 세상에는 내 마음의 지지대가 되어주는 존재들이 참으로 많았었구나.
왜 소중한 것들은 사라진 다음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일까?
나는 김대중 대통령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슬프다.
고인 살아 생전에 더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오히려 더 나를 슬프게 한다.

나라의 아버지가 가시는 길도 이러한데
언젠가 내 부모님들을 보낼 길은 어떠하랴, 지금 좀 더 제대로 해야지.

나라의, 또 내가 믿는 종교의- 아버지, 할아버지 같은 분들을 떠나보내는 한 해.
우리가 좀 더 강해지라고, 하늘에서는 어린 내가 손을 잡고 있는 분들을 데려가시는 것 같다.

남겨진 우리들이..
그 분들만큼만 조금 더 제대로 살아갈 수 있길 기도 드린다..

ps. 사진 속의 두 분께, 슬퍼하지 마세요.. 하고 어깨를 토닥이며 안아드리고 싶다.

...올 여름의 더위는 참으로 길구나. 좋아하던 계절인데, 요즘은 가끔 숨이 막힐 정도로 갑갑함을 느낀다.
자꾸만, 무기력해진다. 내 인생에 있어 긴 여름이 지나가면 또 서늘한, 짧은 가을이 올테지.
떠나가신 분들은 인생에서 어떤 여름을 보내고 어떤 가을을 맞으셨을까.
이 세상은, 그 분들께 어떤 존재였을까? 어찌 살아가셨을까..

나는 좀 더, 입을 다물고- 조금만 더 슬퍼해야겠다. 이 여름.


이글루스 가든 - 하루를 돌아보는 일기쓰기








............................

잊지 말아야지.

탄압을 해도 무섭다 귀찮다 내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행동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지고 망한다. 
모든 사람이 나쁜 정치를 거부하면 나쁜 정치는 망한다.
보고만 있고 눈치만 살피면 악이 승리한다.


출처 - http://nasanha.egloos.com/10067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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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비슷한 내용을 일다에서 읽고 깜짝 놀랐다.

‘기억’이 죽어가는 자뿐만 아니라,
살아가야 하는 자에게도 시간 속에서 고통을 감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출처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4930&section=sc1&section2=일반




by 아이 | 2009/08/19 08:43 | ㄴ日記 (2008~now)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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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08/19 10:22
저는 서거 얼마 전부터 나오는 병세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하늘나라 가실 날이 멀지 않았구나...하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아이님은 보도를 안 보셨다니 더 마음아프고 놀라셨겠어요.
저는 아무래도 김대중 대통령님의 그림자(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래서 살아온 사람이라 감회가 남다르긴 한데, 그래도 김대중 대통령님이 평소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고 웃음을 좋아하신 분이시니까, 아마 천국에서도 남아있는 우리들이 슬퍼하기만을 바라지는 않으실 겁니다. 새 힘을 내야지요.
아이님 토닥토닥~~~
Commented by 아이 at 2009/08/24 01:38
저도 몇 번은 보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답니다.

네, 가신 분들 모두
남아있는 우리가 행복하시길 바라실 거예요.

조금만 슬퍼하고, 웃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늘의 그 분들께...
Commented by 라쿤J at 2009/08/19 11:28
이번에는 돌아가실 때가 되어서 돌아가신거 같습니다. 연세도 많으셨고, 노환도 있으셨고...편히 가셨길 빌 따름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9/08/24 01:39
그치만 왠지 세 달 전의 마음이 아물지 않은 상태라 너무 충격인 것 같아요.

정말 편히 가셨길 기도할 뿐입니다 ㅠ_ㅜ
Commented by 삼별초 at 2009/08/19 15:56
어찌 살아 계시는 분들이랑 돌아가신 분들이랑 이렇게 비교가 되나요 ㅠㅠ
Commented by 아이 at 2009/08/24 01:39
ㅠ_ㅠ 마음이......
Commented by Lirrz at 2009/08/19 17:10
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25565.html

어제 지하철에서 저 기사를 읽고있는데,
친구가 보낸 문자로 서거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역시 현실은 영화보다 극적인 것 같아요.

저도 조금 더 슬퍼하렵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9/08/24 01:41
마음이 콕콕콕.. 아파옵니다.

현실은 그 어떤 픽션보다 더 드라마틱하죠.

조금 더 아파하고, 보내드릴 수 있을 때 보내드리도록 해야겠어요.
너무 우리가 잡고 있으면.. 쉬이 못 떠나실까봐서요.

ㅠ_ㅠ
Commented by 아이 at 2009/08/24 01:41
기사 링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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