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비행기로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사는 것은 마치 여행 같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삶에는 지긋지긋한 날도 있고, 가슴 뛰는 설레이는 순간도 있습니다.
여행 역시 처음 새로운 곳에서 느끼게 되는 기분 좋은 긴장감도 있지만 짐을 도둑 맞거나, 혹은 길을 잃어버리거나, 이상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늘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먹고 맡고 느끼면서 배우게 되고 나아갑니다.
여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늘 같은 길로, 가던 길로 가고 또 누군가는 아직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로 갑니다.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건너는 사람들은 안전하지만 지루할 수도 있고 새로운 길만 찾아서 가는 사람은 서툴고 낯설겠지요.
여행의 길 중간 중간에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모두가, 잠시 스쳐지나가는 인연들. 그러니까 더욱 소중합니다.
만나고 싶어도 두 번 다시 보지 못하는 얼굴들일수도 있고 보고싶지 않아도 함께 갈 수 밖에 없는 길 위에 서 있을 수도 있습니다.
비가 와서 우울한 기분이 들고 쳐지지만, 철도 예약 때문에 숙소에서 나서야 할 때도 있고 햇빛이 따스해서 잠시 졸고 싶을 때도, 일행을 따라 나서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어쨌든 여행은 우리들의 선택입니다. 힘들다고 이제와서 돌아갈 수 없으니까요.
순간 순간에 감사하고 하나 하나를 온전히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사진은, 롯폰기 호텔 룸 창가에서. 1층이라 저녁에 체크인해서는 좀 답답한 느낌이였는데 아침이 되니 이런 풍경이 액자 속 그림처럼 펼쳐졌다.
이번 출장은 후쿠오카-오사카-도쿄였습니다. 1인 5역을 하느라 몸도 피곤하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일본에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갔는데,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없었거든요. 연락처라도 들고가서 전화라도 할 껄; 서두르다가 연락처를 놓고 다녀와서 그게 참 아쉽네요.
떠나기 전,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이제 포스팅을 그만 두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감정의 기록 대신, 사실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있습니다.
이 곳의 컨텐츠는 일상 잡담인데 ... 음, 그냥 입을 다물게 됩니다 ^-^;
세상에는 정말로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서 타인의 불행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사실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서요.
저 역시 많은 다양한 사람들 중의 한 명이고, 보통 사람일 뿐입니다.
다만, 싫고 불쾌한 것을 기록하지 않을 뿐이지요. 구태여 나쁜 것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요, 좋은 것도 이렇게 나누기 어려운 걸요.
...
아직 많이 피곤하네요. 몸 좀 추스리고, 기록들도 정리하고, 수요일 마감인 렛츠리뷰도 올리고 그래야겠어요.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네요. 완연한 가을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매일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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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장, 롯폰기, 호텔에서, 안녕, 가을, 돌아온, 흘러가는, 일상, 도망쳐서도착한곳에낙원은없다, 사실, 천국은, 마음속에, 하루하루가, 여행, 인연, 만나고헤어지는, 사람들, 떠나가는, 어느가을,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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