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롯폰기 힐즈 밤풍경




10/6 롯폰기 힐즈 내부 디스플레이즈를 찍을 때만해도, 나는 2년 후 가을 다시 한 번 롯폰기에서 내가 밤 풍경을 찍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도 일로, 출장을 와서 가이드를 하면서 불편해하면서 몰래 몰래 찍게될 줄은.

아니, 당장 2년 전만 해도 그 다음 날 당시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게 될 줄도 몰랐었지.

내 유튜브 계정의 1000번째 동영상이 바로 롯폰기 힐즈 밤 풍경을 찍은 영상이다.
묘하고도 묘하다.

인생은,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가진다- 고 신일숙 선생님께서는 작품으로 말하셨던가.

내가 천이십개의 영상을 올리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었는데
내 천 번째 영상이 롯폰기의 밤이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2년 후-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일본을 떠나면서 마음 먹었던 것이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내가 품고 있는 소망들이 언젠가 현실로 구체화되는 날이 오는 것일까?
새삼 조금 두려워진다.
알지 못하는 모든 것들이 아직, 두려움으로 느껴지는 나는 정말로 보통 인간이기에.





1000번째 영상.




아래는 롯폰기 힐즈로 향하던 길.
호텔 입구에서 아름답던 도쿄의 가을 하늘.
장소는 롯폰기 1쵸메.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 인생이 즐겁고 재미나 보이나보다.
가끔은 나도 매일이 즐겁고 재미있는데, 채워지지 않는 우울과 허무 그리고 밥벌이에 대한 두려움과 겁이 나를 지치게 만들곤 한다.
친구들은 나를 보고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하는데-
나는 내 자신이 스스로의 욕심에 묶여서 어쩔줄 몰라하는 한 마리 돼지 풍선처럼 느껴질 뿐이다. ㅎㅎㅎ
평온함과 안정에 대한 욕구와 하고 싶은 일들 사이에서 자리를 못 찾고 있는 욕심쟁이.

하루 하루 먹고 샃 수 있으면 그만이고
결혼도 연애도 다, 남의 이야기.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나랑 만났던 사람들은 나름 다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다행이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어가는 길목에 있을 거라고, 그냥 혼자 짐작해본다.

잘 되면 좋겠다.
모두가 다.


!#1#!




by 아이 | 2009/09/23 17:05 | Earth trip 지구별 여행 일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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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ilver at 2009/09/23 17:39
로옷본기- ㅠ_ㅠ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이란 만들기 참 어려운것같습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9/09/25 12:53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지만 않으면, 우리는 각자 다들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롯본기.. 좋긴 했지만 씁쓸한 기분도 ㅠㅠ
Commented by 도시조 at 2009/09/23 20:31
롯본기 하니 드래곤 애쉬의 grateful days 가 생각나네요. "시부야와 롯뽄기를, 책가방따위는 던져버리고 누비고 다녓지~♪"
Commented by 아이 at 2009/09/25 12:53
하하.. 드래곤 애쉬하면 또 나는 20대 초반의 친구와 오사카에서의 기억이.. ^^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09/23 20:51
안정에 대한 욕구와 도전하고픈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거야말로 영혼이 자유롭다는 의미 아닐까 해요.
저처럼 일찌감치 안정 쪽을 찾아가버린 사람은....요새는 스스로 "중력에 영혼이 묶여버린" 걸 절실히 느끼고 있거든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아이님, 분명히 다 잘 되실 거에요, 행복하실 거에요. 힘내세요~
Commented by 아이 at 2009/09/25 12:53
네, 하루 하루 평온한 일상이 정말로 감사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행복합니다.

감사해요.
Commented by 건강한하체 at 2009/09/24 00:44
우외와우에...ㅋㅋㅋ 전 도시 버리고 훗카이도 시골로 가서 땀냄새 진득하게 밴 털옷을 겹겹이 입고서 추위에 파묻혀서 그냥 쥐죽은 듯이 지내고 싶어요 -ㅅ-
Commented by 아이 at 2009/09/25 12:54
홋카이도..ㅠㅠ
전 추운 곳은 너무 싫어서;ㅅ;
따뜻한 오키나와는 어때요?! 거기도 겨울은 좀 쌀쌀하드만.. ㅎㅎㅎ
Commented at 2009/09/25 13:4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09/09/25 13:46
ㅎㅎㅎㅎㅎㅎ 그런 의미가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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