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책의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나는 크로와상을 떠올렸다. 한 겹 한 겹 겹겹이 쌓인 층으로 맛을 이루어 내는 크로와상 맛의 묘미를 처음 느낀 것은 그리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나는 낯선 것이 주는 맛있는 경험들을 여행을 통해 배우고 알아갔다.
그 기억들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라 나를 행복한 여행자로 돌아가게 해 주었다.
여행유전자님의 여행 기록들 안에는 그녀의 따스한 시선과 맛깔나는 표현들이 포근히 쌓여있다. 한 장 한 장, 침을 삼키면서 읽게 되는 글들은 정말로 먹음직스럽다는 느낌이 들만큼 신선하고 맛깔스러웠다. 맛이란 먹는 것에만 쓰이는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녀의 여행 기록들 안에서는 살아가는 맛이 넘치고 읽는 재미와 쏠쏠한 감동들이 숨겨져 있다.
만일 여행의 기록들로 그친 책이라면 이렇게 후한 평가를 내릴 수는 없었으리라.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나는 꼭 폭식을 하고만다. 재미난 책도 내게는 마찬가지, 두껍던 책은 걱정과 달리 하루 만에 말끔히 읽어 내려갔다. 즐겁고 재미나고 가슴 저리고 두근거리는 여행유전자님의 기억들이, 내 인생의 기억들과 겹쳐서 달고 맵고 짜고 시고- 갖가지 맛들을 펼쳐내었다.
맛있다는 것은 사람마다 입맛이 달라서 의견이 분분하다. 내게는 너무 짜고 느끼한 감자칩을 사랑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또 내가 너무 사랑하는 푸딩이나 슈크림 앞에서 인상을 찡그리는 남자들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맛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맛있다고 인정한다.
많은 여행 책들을 보았지만 늘 실망했었다. 사진이 너무 많기도 하고 내용이 부실하기도 했었다. 재미가 없기도 했고, 저자들이 겪은 내용보다 글솜씨가 부족하기도 했다. 언젠가 나도 여행에 관해 써보고 싶다 생각했던 것은 이제껏 내가 읽었던 재미없는 여행 책들 때문이 아니였나 생각한다.
두꺼운 책 앞에서 사람들은 분량을 보고 망설이리라. 하지만 정말로, 괜찮은 책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 입맛에 맞는 책이리라 생각한다.
여행 유전자님의 책은, 그녀의 여행 기록들이 아닌 인생의 여러 맛들을 장소만 바꾸어서 차례 차례 차곡 차곡 선보여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감히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혹은 사서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 안의 여행 유전자를 흔들어 깨울 염려가 있기에- 여행지에서나 읽으라고 말하고 싶은 책이였다.
...
책의 크기와 두께만 빼고, 만 점을 주고 싶던 여행 책. 떠나고 싶은 마음을 흔들어 깨우는 그녀 피 속을 흐르고 맴도는 여행 유전자. 내게도 혹시, 그런 유전자를 가지신 분이 선조 중에 있으신지 족보라도 뒤져보고 싶어지는 밤이다.
이렇게 좋은 책은 야금 야금 천천히 읽어주어야 맛인데- 너무 하루만에 후룩 넘겨 보았나 싶어 더욱 아쉽다. 이불 위 배게 맡에 놔 두었다가 두고 두고 생각나면 다시 펼쳐 읽어야겠다. 어느 페이지를 읽어도 그녀의 여행 속에서 느껴지는 가쁜 숨, 여유로운 바람이 나를 맞아줄테니까. 여행 유전자님의 흐르는 인생 여정 중 색깔고운 한 페이지가 나를 또 가슴 뛰게 만들어줄테니까.
ps. 덧붙여 이야기 하자면, 이런 좋은 글을 쓰시는 분을 링크해서 포스팅을 구독하는 것도 참 행운이라고 느껴진다. 이글루스에 감사하게 되는 짧은 순간.
책은 많은 사진들과 한 두 페이지의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지루하게 여정을 풀어낸 것이 아니라 단편 에피소드들을 시로 노래한 것처럼 깔끔하고 재미나고 사진들은 글에서 아쉬운 부분들을 상상력 넘치게 살짜기만 보여주면서 입맛을 돋운다.
글, 사진. 어느 쪽이 메인디쉬고 에피타이저인지 혹은 양 쪽 다 그 역할을 하는지.
나는 이 책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행복하다. 좋은 책을 선물 받아서.
여행유전자님과 그녀와 그녀의 책을 만나게 해 준 이글루스에게 감사를 드리게 된다.
아이 좋구나.
인생, 더 살아볼 일이다. 히히히. 이글루스 가든 - 창작놀이하자.렛츠, 리뷰, 렛츠리뷰, 내안의여행유전자, 대박, 선물, 만세, 어디론가, 떠나고싶어지는, 계절, 가을, 책한권으로떠나는, 여행, 만나는, 세계, 우리는모두, 지구별여행자, 감사합니다, 좋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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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my life log.
somebody knowing it, somebody doing it.
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어설퍼도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by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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