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잘 있어요. 당신도 건강하신가요? 추석 명절엔 요 근래 저를 귀찮게 굴던 앞머리라는 놈을 잘라냈어요. 가위로 싹둑. 그런데 실수로 너무 짧게 잘라서- 덕분에 거의 반 년간 고수하던 가르마 방향을 바꾸었답니다. 이미지 메이킹 강좌 이후로 늘 왼쪽 가르마였는데.. 참 오랫만에 오른쪽 가르마를 하고 있어요. (그나마 이렇게 하고 있으면 왼쪽 가르마하는 것보단 앞머리가 덜 웃겨 보이거든요)
몰랐는데 머리가 참 많이 길었어요. 숏컷트로 잘랐던 게 2008년 초였는데.. 일이년 사이에 등과 가슴께까지 길어진 머리카락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느껴요. 아, 나 많이 먹고 살도 찌고 머리도 길어졌구나- 하구요.
잘 지내시나요? 머리카락은 어느 정도 길이예요? 예전처럼 염색을 하고 지내나요? 궁금해요. 예전에는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우리는 정말로 남남이군요. 아니, 타인보다도 더 못한 사이인지도 모르죠. 당신이 좋아하던 것들, 즐겨 읽던 책이나 좋아하던 음악, 즐겨 먹던 음식들..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지만 그건 몇 년 전 당신에 대한 내 기억일 뿐 당신 자신은 아니겠지요. 그저 이미 죽어버린 내 안의 마음이 기억하고 있는 당신에 대한 정보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은 알고 있나요? 아니면 새롭게 업데이트 된 당신의 정보 그리고 둘만의 세계를, 알고 있을까요?
추석 연휴에 부모님께 인사는 드렸어요? 나는 이번 추석에 용돈과 선물을 준비해 갔더니 어머니께서 좋아하셨어요. 아버지야 뭐- 늘 그렇듯 덤덤하셨구요. 내 꿈 중 하나가 아버지 새 차 뽑아드리는 건데 요즘 내 상태를 보면 새 차 뽑아드리기 전에 아버지 차가 고장이 날 것 같아 불안 불안해요. ㅎㅎ
이번 추석 연휴엔, 나 좀 화가 났었어요. 조금 분노 했었어요. 지금은 가라앉았지만요. 사람은, 자신과 아주 많이 동떨어진 대상에게 질투하거나 분노하거나 하진 않나봐요. 어느 정도 손이 닿고 가까운 상대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거죠.
어떤 사실에 그렇게 누군가를 미워했는지는 말하지 않을께요. 다만.. 음. 나는 일본에서 돌아와서 계속 집에 손 벌리는 일 없이 내가 벌어서 내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요.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힘든 적도 많았었기 때문에 나 그 점에 대해서는 좀 자부심을 가져도 될까요? 모르겠어요. 혼자 생계를 꾸려가는 것, 어렵긴 한데.. 누구에게나 이 나이대라면 당연히 여겨지는 거라서. 지방에서 올라와서 모든 것을 혼자 책임지는 게 무거울 나이는 지났을텐데, 나는 아직도 누군가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찡얼거리고 싶은가봐요. 우습지요, 이런 나.
친구들에게 종종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묻거나, 내 인생 계획을 털어놓거나.. 어떻게 살아야 하지?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해요. 세상이 요구하는 것들이 해야만하는 책임이나 의무처럼 느껴져서 때로 무겁게 내 가슴을 누르곤해요. 어머니와 아버지가 바라는 착한 딸의 모습이 되어드리지 못해서- 나는 그게 늘 죄송했어요. 하지만 이번 추석때는 사소한 사실 하나를 알고 화가 나서, 그래 나도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겠어. 그렇게 마음 먹었어요.
내가 누구를 위해 내 자신을 수그리고 양보했는지 티 내며 살지 않았어요. 그래서인지, 다들 내가 하고싶은 것을 다 하고 살았다고 생각하나봐요. 입맛이 쓰지만, 그래도 역시 입을 다물어야겠죠. 하나 하나 일일이 설명해주고 이해시키기에는... 나, 그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니까요.
당신이 보고 싶어져서 쓰는 편지는 아니예요. 그냥 내 일상을 털어놓고 싶었을 뿐이예요.
한 때 좋아했던, 마음이 통한다고 믿었던 사람에게 주절대면서 늘어놓았던 내 일상들을 이제는 이렇게 온라인에 써내려 가고 있어요. 당신은 절대 보지 않을 그런 공간에.
아니 보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우리 둘 사이에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잖아요. 이젠 더 이상 그 사실이 비극도, 희극도 그 무엇도 아닌 아무 의미없는 사실일 뿐이잖아요.
쓸쓸한가요? 그렇지는 않을테죠. 나를 잃고 나서 당신이 얻은 것들이 나라는 존재보다 더 클테니까요. 나는 어떨까요? 아직 당신을 그리워 할까요? 가끔 전화기를 보며 당신 생각을 할까요? 글쎄 그렇진 않더라도 이렇게 글을 끄적이면서 떠올리고는 있네요.
...
당신이, 당신이 잘 되길 바래요. 당신이 내게 그 얼마나 개셰르비키 짓을 했든, 함께 빛나던 순간만큼은 내게 당신은 최고의 친구였고 선배였고 연인이였고, 언니였고, 오빠였으니까요.
10월의 보름달은 참 예뻐요. 누런 황금빛 보름달이 밤하늘에 정말 환하게 떠 있어요. 당신이 살고 있는 곳 밤하늘에도 이 달이 그리 환히 빛나고 있겠지요.
건강하세요. 앞으로도 계속 당신이 평온한 이 세상의 일부이길 바래요. 차가운 가을 바람에 감기 들지 않고, 가끔 파란 가을 하늘을 보고 즐기며 행복하길 기도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언젠가 연이 닿으면 보게 되겠지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도, 연이 남아있다면 어딘가에서 마주치겠지요. 그 때 우리가 웃으면서 인사하고 지나갈 수 있도록 두 사람 마음의 평온을 빕니다.
안녕,안녕,안녕히. 잘 지내세요.
바람이 전하고 사람들이 전하는 소문 따위에 당신 이야기가 실려 춤을 춘대도, 나는 직접 보지 않은 것은 믿지 않아요. 못 들은 척 하고 지냅니다. 혹여나 당신도 그러하다면, 우리 남은 인연은 실낱처럼 남아 이어져있다 생각해요. 끊어질듯 얇은 거미줄만큼이라고 해도.. 한 때의 기억으로 남아 빛나고 있다면 악연은 아니겠지요. 잊지 못하는 것은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하더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를 어서 잊을 수 있기를 빕니다. 건강하세요,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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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by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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