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우리 사회에는 ‘알파걸’ ‘골드미스’ ‘여풍(女風)’ 등 여성 상위시대를 뒷받침하는 용어들이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내 보면 한국 여성의 열악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지만 임금은 남성과 비교해 가장 적게 받는다. 직장에 다니는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의 비율은 세계 꼴찌다. 어디 이뿐일까. 여성 자살률은 2004년부터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여성 교통사고 사망률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김태현)이 제14회 여성주간(7월 1~7일)을 맞아 ‘OECD 주요 통계로 본 한국 여성과 남성의 삶과 지위’ 보고서를 냈다. 경제활동과 일·가정 양립, 삶의 질, 성평등 수준 등 4개 분야의 OECD 통계를 바탕으로 세계 속 한국 여성의 자화상을 조망해본다.
일하는 고학력 여성 62% ‘최하위’
OECD 18개국 평균 82.5% 넘어
2008년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58.7%다. 여성 100명 중 59명만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OECD 국가의 절반 정도인 14개국은 70%를 웃돈다. 아이슬란드가 85.4%로 가장 높고, 스웨덴 79.4%, 노르웨이 78.9%, 스위스 78.5% 순이다. 한국은 OECD 국가 평균인 63.2%에도 한참 못 미친다.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더 심각하다. 2006년 집계 62.5%로 전체 여성보단 약 4%포인트 높지만 OECD 국가 중에선 최하위권이다. 스웨덴과 포르투갈은 무려 90.4%에 달하고, 18개국이 OECD 평균 82.5%를 가뿐히 넘어섰다.
노동조건도 최악이다. 2008년 한국 여성의 주당 근로시간은 44.3시간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길다.(OECD 평균은 34.3시간) 성별 임금 격차도 OECD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조건에서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38만원을 받는다. 한국은 10년 전인 1996년에도 42%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3~5세 아동 66% 가정보육
프랑스는 0%…경력단절 현실
출산·양육기에 해당하는 30~34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8년 53.3%로 나타났다. 2000년 48.8%에 비해 4.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OECD 국가 평균인 68.9%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이는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한국 사회에 얼마나 고질적인 문제인가를 보여준다.
실제로 2006년 3~5세 아동의 보육시설 이용률을 살펴보면, 한국은 33.9%로 터키(16.3%) 다음으로 가장 낮다. OECD 평균인 73.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3~5세 아동에 대한 보살핌이 공식 보육시설보다 주로 가정 내에서 이뤄져 여성 취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자살률 1위, 교통사고 사망률 2위
삶의 질 ‘최악’…비만율은 꼴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 비율은 삶에 대한 만족도를,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비율은 사회 안전성을 드러내는 지표다. 한국은 여성 자살률과 여성 교통사고 사망률에서 각각 OECD 1,2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여성의 삶의 질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2005년 한국 여성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5.6명이다. 부끄러운 1위다. OECD 평균 5.6%보다 3배가량 높다. 남성도 예외는 아니다. 같은 기간 한국 남성의 자살률도 36.4명으로 OECD 1위를 차지했다.(평균 18.4명)
여성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9.3명으로 미국(9.6명) 다음으로 가장 높다. 3위는 7.5명을 기록한 뉴질랜드다. 무려 2명이나 격차가 존재한다. 남성의 교통사고 사망률도 27.6명으로 포르투갈(28.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반면 여성 비만 인구 비율은 3.3%로 OECD 국가에서 가장 낮다. 한국 성인 여성 100명 가운데 비만 인구는 3명 정도에 불과하다. 평균인 15.2%를 훨씬 밑돈다. 일본(4.3명)이 한국 다음으로 낮고, 미국(35.3%)이 가장 높다. 남성의 경우 순위가 뒤바뀌어 일본이 3.4%로 가장 낮고, 한국이 그 다음인 3.7%를 나타냈다.
권한척도 29개국 중 28위 ‘꼴찌’
행정관리직 8%…미국과 5배 격차
2006년 한국의 여성권한척도(GEM)는 OECD 29개국 중 28위로 꼴찌나 다름없다.
대표적으로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3.7%로, 1위 스웨덴과 OECD 국가 평균과 비교해 각각 33.3%포인트, 10.7%포인트 낮다. 여성 행정관리직 비율도 8%에 그쳐 1위 미국(42%)과 5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OECD 평균은 30.1%다. 여성 전문기술직 비율도 40%로 평균 50.5%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6#!
OECD 국가 중 최고인 자살률, 양주소비율 역시 세계최고인 한국인의 특성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아정체성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74%, 즉 4명 중 3명이 현실순응형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실순응형은 안정된 삶을 추구하지만 주변 권위에 복종하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성찰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위기가 닥쳤을 때 술이나 약물 중독 심지어는 자살 등 극단적인 행동 가능성이 높게 됩니다.
현실순응형은 조직과 사회 발전에 큰 공헌을 하지만, 개인의 행복지수는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각 유형이 고르게 분포된 미국, 유럽과 달리 현실순응형 비율이 3배나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가족제도와 대기업문화 그리고 군사문화가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이동수/삼성사회건강연구소 소장 : 고도의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학력 중심이라든지 개인보다는 어떤 그 집단을 더 추구하는….]
자아정체성은 청소년시기부터 형성되는데, 개인의 특성과 개성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출처 - !#7#!
◆ 학문적으로 접근한 '자살'

↑ 엄태연
= 심리학자 !#8#!는 자살이 증오하고 원망하는 상대방에 대해 복수하는 심정으로 행하는 반전살인(反轉殺人)이라고 해석했다.
상대방에 대한 분노나 억울함을 느낄 경우 그 대상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고 자살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상대방을 죽이는 효과를 달성하는 게 자살 원인이라는 게 프로이트의 설명이다. 그 대상이 사람이거나 사물 또는 사회이거나 간에 자살은 그렇게 행해진다고 그는 주장했다.
반면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은 그의 저서 '자살론'에서 자살의 사회적 요인을 강조하고 있다. 자살에 대한 연구는 뒤르켕 이전에도 행해졌지만 이에 대한 사회학적 설명은 그가 처음으로 시도했다. 뒤르켕은 19세기 프랑스에서 발생한 자살의 공식적 기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보다는 남성이, 가톨릭 신자보다 개신교도가, 가난한 사람들보다는 부자들이, 결혼한 사람들보다는 혼자인 사람들이 자살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또한 !#9#!이 전쟁 시에 낮아지고 경제적 변화나 불안정한 시기에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뒤르켕은 사회적 통합과 규제의 높고 낮음에 따라 자살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다고 봤다. 그는 자살의 유형을 사회 통합도에 따라 '이기적 자살'과 '이타적 자살'로, 사회적 규제에 따라 '!#10#!(anomie)적 자살'과 '숙명적 자살'로 구분했다.
이기적 자살은 일상적인 현실에 쉽게 적응하거나 타협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른 사람과 연계가 약화되고 집단 또는 사회에서 무관심의 대상이 되면 자신을 희생시키면서 개인의 자아를 강력하게 주장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살이라고 한다. 이기적 자살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유대감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경우, 개인주의적 성향이 전반적으로 팽배한 사회에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입시 실패, 소 값 폭락 등이 이유인 자살이 많다.
반면에 이타적 자살은 개인의 사회 통합 정도가 지나치게 높을 때 나타난다. !#11#!이나 !#12#! 등지에서 종종 발생하는 자살 폭탄테러나 2차대전 중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대가 이에 해당한다.
아노미적 자살은 사회의 급격한 변동 속에서 도덕적 통제 결여에 의해 나타나는 자살이다. 급격한 사회 변동으로 인해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지던 가치관이나 사회규범이 사라지면서 개인 욕구가 공동의 규범에 의해 규제되지 못하고 개인이 목표를 추구함에 있어 도덕적인 지침을 갖지 못하게 된 일종의 무규범 상태에서 발생하는 자살을 의미한다.
숙명적 자살은 사회의 과도한 규제 때문에 하는 자살을 의미한다. 과거 남편이 죽으면 아내도 따라 죽어야 하는 사회규범이 존재했던 경우나 노예들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
= ① 가족 유대의 강화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는 가족이다. 가족의 와해는 가장 친밀한 사회적 유대관계 형성의 틀이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혼율과 자살률은 높은 상관성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대응책은 바로 가족제도를 보호하는 것이다.
② 생명존중사상 교육 강화
청소년들의 충동적이고 모방적인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생명존중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폭력에 대한 단호한 대처와 인격존중의 교육 풍토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③ 매스컴의 신중한 보도
!#13#!라 불리는 모방 자살은 매스컴의 영향이 큰 만큼 공익적인 차원에서 신중하고 도덕적인 판단에 근거한 접근이 요구된다.
④ 노령층에 대한 복지정책 강화
저출산에 따른 고령사회 진입이 이미 가시화한 상태에서 획기적인 지원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생활고와 경제적 빈곤에 허덕이는 노령층 자살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가족에 의해 유지돼 온 노인 부양책을 국가적 복지대책으로 수립해야 할 것이다.
⑤ 정신건강 복지대책 강구
자살 위험군에 대한 조기 발견과 조기 대응이 활성화돼야 한다. 현재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건강검진을 정신과 분야까지 포함하는 제도 도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
[정리 =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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