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아래에 줄줄이 진지한 포스팅만 연달아 늘어놓아서 낯 간지러운 기분이다;;=_=;; 내가 일케 진지한 캐릭터가 아닌데;;;;;;; ㅠㅠ
.... 해서, 그냥 말하지 않고 숨겨 놓으려 했던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나의 BB이야기이다.
나는 이것을, ㅂㅂ암이라고 부른다. 너무 심각해서...ㅠ_ㅠ
아래의 !#0#! 포스팅을 보신 분들께서는 아실 것이다. 내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왜 이 검사를 받는지는 모르실 것이다.
아니 사실 모르는 것이 옳다. (좋다가 아니다, 옳은 것이다.) 나는 아직 20대 여성이고, 내 응가 이야기를 온라인에다- 그것도 내 사진이 있는 블로그에다 싸써 내려가기엔 혼삿길이.. 혼삿길이...ㅠㅠㅠㅠㅠㅠㅠ 나도 결혼은 하고 죽고 싶다는 거지..
하지만 요즘 내가 좋아하는 분들의 힘든 소식을 듣고 있으니 뭔가 힘이 될만한 것이 없나 생각하다가 내 최근 경황을 알려드리면 웃을 수 있지 않으실까 싶어서 이 글을 쓴다.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뭐.. 쿨 하고 시크하신 분들은 어쩌면 뭐 어차피 인간 사는 이야기 다들 같지 뭘 그렇게 수줍어하고 민망해하나 ㅎㅎ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나능야 나름 첫키스는 레몬맛 운운하던 여학교 10년차의 20대 여인..
내가 내 BB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나는 아마 변녀로 알려질 것이고 내 첫인상은 아, 그 BB암 환자분? 그렇게 낙인 찍혀서 아마 나를 만나는 사람은 내 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푸푸풉... 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ㅠㅠ ㄷㄷㄷ
그치만 뭐.. 혼삿길 한 번 막히지 두 번 막히나 그냥 변기 막던 일상처럼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휴우... 서론이 길었다. 괜찮아 본론은 짧을 거니까-_-;;;
...
그러니까 그건 저번 달의 일이였다.
변비약 다섯 알을 먹었다가 개토하고 반죽음이 되었던 날 이후로, 내 배는 점 점 점 불러오기 시작했다-_-;; 만삭의 여인처럼 땡땡하게 부른 배가 너무 아파서 가까운 내과에 갔다. 변비가 심하다는 이야기랑 내 배를 보시더니 의사 선생님께서는 일단 엑스레이부터 찍자고 하셨었다.
간단하게 엑스레일 찍고 아픈 배를 부여안고 (약국에서 파는 일반적인 물약으로 된 변비치료제며 푸룬주스 따위는 그 며칠 내내 서너번 복용한 상태였는데도 이 놈의 변이 아래로 나와주질 않아서-_-;) 앉아있으려니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께서 콜을 하신다.
대체 무엇이 내 뱃 속에 있길래 이리 아픈 것일까 하고 냉큼 들어갔는데.. 차가워보이던 의사 선생님께서 굉장히 비통한, 어쩌면 매우 어이 없다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씀하시더라.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되신 겁니까?" "네?" "제 의사 생활 18년에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하고 말씀하시면서 엑스레이를 촥!!! 하고 보여주시는데...
.... 오마나-_-;;;;;;;; ........... 오;오마나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디귿자 모양의 대장 안에 시커먼 무언가가 꼬악; 가득 가득 차 있는 것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서;선생님 이건 혹시?;;;" "네 그겁니다;" "헉;;-ㅁ-;;;" "변이 안에서 굳어버린 상태로 가득 차서 대장이 늘어나 조금 쳐져 있는 상태입니다. 어서 안에 든 걸 빼 내셔야 해요!!!" "그;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글쎄요, 저희 병원은 작은 병원이라..." "무;무슨 수가 없을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장 검사할 때 쓰는 속을 비우는 약이 있긴 한데 이 상태로 무작정 쓸 수는 없고.. 혹시나 부작용이라도 생기면 곤란하니까;;" "선생님 저 지금도 너무 아픈데..어떻게 안 될까요 ㅠㅠ" "뭔가 큰 병원이라면 관장이라도 할 수 있을텐데.." "과;;관장이요?;;ㅠㅠ;;;;;;;" "일단은 제가 소견서를 써 드릴테니 약수에 있는 ㅅㄷ병원으로 어서 빨리 가 보세요. 거기가 전문 병원이니까 뭔가 조치를 취해줄겁니다!" "아;; 진료시간이 아슬아슬한데.." "일단 가서 아파서 죽을 것 같다고 응급 상황이라고 해보세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의사 선생님은 영어로 뭔가를 적으시더니 봉투에 넣어서 바로 건네주셨다.
진료실에서 나오자 이제까지 나를 기다리고 있던 이제 사귄지 얼마 안되는 남자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걱정스러워보이는 그 표정이라니..내 얼굴은 반 울상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얼른 일어서서 나오는데 접수대의 간호사 언니가 내 챠트를 정리하시면서 엑스레이 필름을 팔랑,하고 정리하시는데.. 순간 그 필름을 보아버린 내 남친. 얼굴이 굳어져 버리더라;;;;;;;
보;;본거야?!! 나의 수치스럽고 민망한 저 늘어지고 꽉 차 있는 나의 대장을 본거야?! 그런 거야?! 그런 거냐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민망해죽을 것 같았는데 그의 얼굴은 어이없다는 표정 반 웃음을 참는 표정이 반.... 접수대의 간호사 언니도 소견서 챙겨주면서 걱정스러운 얼굴 반 웃음을 참는 얼굴 반.....
아 진짜 나 그 날 땅굴 파고 들어가 숨고싶었다.......
....
아니 사실 이렇게 그 날의 일을 기록하는 내가 더 부끄러워 .............엉엉엉엉엉엉엉..
아냐 어쩌면; 어쩌면 이 땅 위의 수십만 ㅂㅂ환자들에게 정보를 줄 수 있는 유익한(?) 경험담일지도.. 라지만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병월 갈 때 보호자로는 남친이나 여친 말고 가족이나 친구를 동행하자 정도........
......
아아.. 더 써야 이야기가 마무리 되지만 이 정도만 써도 충분히 몇 년치 쪽팔림을 내놓은 것 같다.
걍 낼 아침 되면 비공개로 돌려버릴까...
어쩜 이거.. 별로 안 웃긴 이야길지도 몰라..
그래.. 나.. 너무 힘들었잖아..아팠다구 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웃길리 없어 엉엉엉엉엉.. 흑흑흑흑흑..
벌써 5시네;; 자야겠다 ㅠㅠ 오늘도 응가는 나올 생각을 않고... 망할 ㅂㅂ.. 정말 낫고싶다 ㅠㅠ 내 수치심의 근원!!!!!!!!!! 이글루스 가든 - 하루에 한번은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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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by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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