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은 그 무엇보다도 사람의 욕망을 가장 잘 담아낸다고 생각해왔다.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에 대한 증명과 다름없다. 눈살을 찌푸리거나 역겨워하면서도 무언가를 계속 보게된다면, 사실 그건 그 상대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 아닐까? 웃으면서, 두 눈 가득 미소를 담아서 바라본다면 두 말할 나위도 없고 말이다.
간절해지는 것은 싫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해서, 바래서 가지고 싶다는 마음 하나가 내 생활을 뒤흔들어 놓는 것은 싫다.
물론 그것을 떠올리며 얻는 두근거림과 기분 좋은 기대감을 알고 있지만, 넘치는 것은 필요없다. 넘쳐 흐를 마음이라면 애초부터 없는 것이 낫다. 그렇게 믿고 싶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내 눈에서 보이지 말아주었으면 했다. 보지 않으면 잊기 쉬우니까. 가지고 싶다는 마음도 욕구도, 바쁜 생활 속에서 잊을 수 있으니까.
내가 알고 있는 기분 좋은 느낌들. 바람이 내 머리카락 사이를 스치고 다리나 팔뚝 옆으로 나를 스쳐 지나가는 속도의 쾌감들. 엔진 소리만의 그 흔들거리는, 덜덜대는 고동 소리. 떨림. 눈을 질끈 감게 되던 순간 순간들. 기분좋은 봄날의 라이딩.
... 가지고 싶지만, 꿈꾸지 않기로 약속한 것이 있다.
따스한 햇살과 맑은 하늘, 행복한듯 나른한 봄날씨가 참 예쁜 오후에 시끄럽게 내 옆을 지나가는 바이크.
멋진 차나, 바이크에는 눈이 가지만- 글쎄 십 년, 이 십년이 지나서야 가능하게 될까?
원한다는 마음만으로 다 가질 수 있다면 참 편하겠지만 포기하는 데엔 이유가 있으니까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싶다.
멋진 바이크를 보았다. 포기했던 간절한 마음들이 다시 떠올라서, 조금 우울해졌던 오후.
올해 안으로 꼭, 자전거를 배워야지.
살아가면서 무언가 좀 더 나아지는 것들을 찾기란 어려울지 몰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고,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변해갈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삶은 충분히 축복이고 선물이 아닐까?
봄날의 바이크. 꿈처럼 서늘하던 텐덤.
반짝반짝, 부서진 꿈의 조각들이 내 안에서 잠시 뒹굴다 사라진다.
이글루스 가든 - 모터사이클을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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