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생면부지 청년의 죽음 포스팅을 읽으면서, 나는 예전 포스팅을 떠올렸다. 내가 들었던 누군가의 죽음을 다시 생각해냈다.
장미와 빵 수업 시간에 들었던 이야기다. 몇 년 전 거동을 하실 수 없는, 한 장애인이 반지하방에 살고 있었는데 한겨울 파이프가 동파되어 방 안으로 물이 흘러들어와 그 물이 얼면서, 의식이 있는 상태로 얼어 동사했다는. 몸에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없으면 구조를 요청할 수 없는, 거동이 불편한 분이셨던 거다.
그런 현실을 방치해 두는 것 역시, 범죄는 아닐까?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살아있고,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물과 함께 몸이 얼어가면서 죽어가며 희미해지는 의식 속으로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이웃이 있다.
무관심은 어쩌면 변명이 되지 않을지도 몰라요.
http://anex.egloos.com/3985240 중에서.
파이프가 터져 물이 흘러 들어와 몸이 차디 차게 식어갈 때, 그 분은 살아남으려고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서 온 힘을 다해 버둥거리진 않으셨을까? 누군가가 나를 발견해주길 바라며 큰소리로 외치진 않으셨을까? 하다못해 전화라도...
...
예전에 반지하 방에 살 때, 발이 부러져서 119를 부른 적이 있다. 119 구급차가 왔는데 대문이 잠겨있어서- 대문까지는 내가 가야만했다. 어떻게 어떻게 거의 기어서 정원까지는 갈 수 있었는데, 집 문턱 앞에서 아무런 거동도 할 수 없어서 정말 울고싶은 마음 뿐이였다. 바로 저 문 밖에서 구급차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대문까지만 가면 어떻게든 병원에 갈수 있는데.
다행히 그 야밤에, 집 주인 아들분께서 정원에 쓰러져있는(;) 나를 발견하고 업어다 주셔서 간신히 응급실에 갈 수 있었다.
그 막막하고 답답한 설움. 물과 함께 얼어가는 자신의 몸을 보며- 그 분은 과연, 어떤 심정이였을까? 이 세상과 스스로의 몸뚱아리가 너무 지긋지긋하지 않았을까? 슬프고 힘들고 서럽지 않았을까? 아니면 너무 추워서, 춥고 춥고 아프고 힘들어서- 그냥 평온히 눈을 감을 수 있으셨을까?
삶을 위한 발버둥. 모두들 그 방식과 방향은 다르지만- 살아가는 모두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얼핏 듣고 지나가버리면 금방 지워지고 잊혀질 신문이나 뉴스 속 남의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바로 우리 옆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바로 차로 몇 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에서 아이와 어른들이 굶어죽어가고 있는 것을 잊고 살아가듯이 말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일할 권리를 외치며 노동자들은 함께 구호를 외치며 모였다. 사람이 사람답게 죽을 권리는, 도대체 누가 어떻게 말해야 하는 것일까?
경쟁과 비난 속에서 스스로의 목숨을 끊은 수많은 사람들. 혹은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공양하신 스님이나,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혁명가나 성인들. 그리고 이 시절이면 생각나는 노란 미소.
이국 땅에서, 제 남편의 발길질에 맞아 죽은 베트남 처녀 후인마이를 기억한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고, 어떤 죽음을 맞이해야할까?
삶이 내게 툭 툭 던지는 과제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살기엔 혼자가 되면 다시금 생각의 수면 위로 스르르 올라오는 강가의 밤바람 같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하고 노래하던 젊은 시인의 마음으로 어느 잔인한 죽음을 기억한다.
어느 생면부지 청년의 죽음을 읽으면서.
ps. 어제였나? 한명숙 후보의 득표율이 오세훈 시장을 넘었을 때 오시장님께서 [국민들의 ...를 이제야 알았다]고 했던 기사를 읽으며 그걸 이제야 아시면 어쩌냐고 짜증을 내고 싶었다.
오세훈 시장님이 부디 그 두려웠던 기억을 잊지 말고, 가난하고 없는 이들의 설움과 한숨을 조금만 더 보아주시면 좋겠다. 간절히 바란다. 정말로.
http://anex.egloos.com/4611319 - 오세훈 서울시장님 너무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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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by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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