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아니 그 일이 있은 다음으로 블로그에 진심을 담은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겨도 '어차피 비웃음을 당하거나 가식으로 여겨질텐데 뭣하러 사서 그런 대접을 받나, 가만히 입 다물고 있으면 그냥 흘러갈 것을.' 하는 생각에서 였던 것 같다. 언제부터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글을 썼었던 것일까, 굳이 그런 것은 아니였는데 묘하게 서글퍼진다.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것은 교감의 증거가 되곤 했었다. 맛있는 음식점, 예쁘고 좋은 물건들을 발견하면 같이 그 정보를 공유하고 싶었고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좋은 것들을 함께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끔 언제부터인가, 내 자신이 글러먹은 인간이라서 그 마음이 욕심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되더라. 자기 검열의 벽이 높아지면서 블로그는 그냥, 모두가 볼 수 있는 이야기만 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원래 그랬어야 할 곳인지도 모른다.
연애벨리에 글을 많이 보내던 적이 있었다. 물론 연애벨리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시절도 있었다. 마음이 너무 힘들 때였다. 내 연애에 확신이 없고 불안해서 다른 이들의 사랑은 어떤지 궁금했었고,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응원받고 싶었다. 쓸데없는 마음이였지만 그 시절엔 그게 참 간절했었다. 이별 후의 아픔이 너무 지독해서, 다른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기도 했었고 또 내가 어떻게 아픈 시간을 견딜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 해 주고 싶기도 했다. 천하의 오지라퍼라서, 나와 만난 적 없는 이라도 누구든 이별로 아파하고 울고 있으면 같이 어깨를 끌어안고 울어주고 싶었다. 내가..내가 힘들고 슬펐을 때,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했던 것처럼 때론 공감만으로도 사람은 위안과 위로를 얻기도 하니까.
하지만 경우는 제각각이고 모든 사람이 다 나와 같지는 않다. 글은 진심을 담는다고 해도 상황이나 진정성까지 함께 가지지는 못하더라, 내가 미숙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많이 실망했고 많이 앓았고 많이 배웠다.
어느 순간부터, 추문과 우문에 대해 순진하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믿기 보다는 의심하게 되더라. ~~카더라 통신 안에, 누군가의 진심이나 진실보다는 그렇게 보고싶은 사람들의 욕망이 더 가득하다는 것이 보이더라. 쉽게 말하고 쉽게 잊혀지고 쉽게 소비하고 소비 당하는 세상. 누군가의 고통도 우리에겐 그저 지나가는 소식들 중 하나이고 저녁상에 올려진 반찬거리 정도도 안 될 그런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나쁜 소문에는 당사자의 해명 같은 것은 없고, 좋은 소문에도 누군가의 숨의 의도와 저의가 담겨있다. 그래서, 잘 알지못하는 나는 입을 다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아니 적어도 언급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확신을 굳히게 되더라.
누군가를 추모하는 마음도 애도하는 마음도, 표현하지 않고 티내지 않고 혼자 삭히면 다 흐르고 흐를 수 있겠지.
내 스스로를 좋은 인간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성실성을 생각해보아도 그렇다. 내 글에 반응을 해준 사람들의 댓글에 하나 하나 댓댓글을 다는 것은 아주 최소한의 성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때론 대답하기가 어려워서, 혹은 대답보다 내가 말하고 싶은 다른 것들이 더 많고 바빠서- 뭐 여러가지의 이유들로 댓댓글을 미뤄두곤 했다. 불성실한 인간, 나는 스스로를 그렇게 좋게 평가할 수 없다.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내 현재 상태보다 늘 높은 인간이라서. 그리고 내가 생각해도, 나는 좀 제멋대로인 데가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늘 다정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기심으로 바라보고 또 몇몇은 동정심이나 혹은 동감의 눈빝으로 나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극심한 혐오감은 더욱 선명히 드러나고, 동경은 수줍게 꼬리를 만다. 그리고 나는, 그 무엇도 내 것이 아님을 안다. 누군가가 내게 던지는 시선과 마음들은 다 그들 몫임을 안다. 내가 그들을 부러워 하거나 혐오스러워 하거나 좋아하거나 경외하는 것처럼.
인터넷 온라인에서 글을 쓰고 읽기란 참 가벼운 일이 되었다. 소비하고 소비당하는 세상 속에서, 어떤 진심은 허영과 가식과 위선이 되기도 하고 어떤 비난과 구토는 선전과 좋은 안줏감이 되기도 한다. 어쩔 수 없다. 이것이 인간 본연의 심성일 수도 있고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는 유희가 필요했으니까. 스토리란 다양하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과 정보 역시 그들 중 일부일 뿐이다. 거짓과 진실이 여부에는 관계없이.
감정을 숨기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간에서는. 좋든 싫든 내 글에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너무 많아서 그것은 어떻게든 나,란ㄴ 사람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다. 구설수에 오르고 싶어하는 것은 물건을 팔고싶은 장사치들이 대부분인데, 나는 무언가를 팔거나 내 이야기로 이득을 취할 생각은 없다. 귀찮게스리.
이글루스에 몇 일 전 비로긴자도 가능한 비밀글 열람/ 포스팅 수정 삭제 사건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나는 한 가지 질문을 했었는데 많은 분들께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비밀글로 답을 해주셨었다. 친절한 분들 덕에 많은 도움을 받았었는데 그 이삼십분 동안 그 분들의 비밀글을 누군가 읽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참 죄송해지더라. 내가 원해서도 아니였고 일방적인 사고였지만, 내가 쓰는 행위가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배운다. 최근에는 몇 번이고 그런 일들이 참 많았다.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정리하는 도구로 글을 쓰곤 했었다. 그저 공책에 쓰고 찢어버리거나 잊으면 되었을 감정적이거나 사적인 이야기들이 인터넷에 기록이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사건에 대한 생각이나 의견들 바다 위 파도에 이는 거품처럼 많아졌고 그것들은 힘을 가지기도 하고 때론 그른 방향으로 몰아치기도 한다. 유리 잔 속의 물을 휘저어 태풍을 만들 생각은 없다. 너무 세게 휘저으면 넘치거나 흐르거나- 더 심하면 컵이 깨어질테니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나는 트위터를 한다. 더 떠들고 싶을 때 나를 멈추게 할 140자 제한이 있는 곳이라서.
말이 많으면 쓸 말은 적다고. 나는 너무 수다스럽고, 말을 아껴야할 시점에서 나도 모르게 바보같은 소릴 지껄이고 있다는 것을 늘 말을 뱉으면서 깨닫고 후회하곤 한다. 바로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포스팅처럼.
좋았던 것들, 행복한 꿈을 꾸게 해 주던 것들에 대한 글을 쓰고 사람들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던 시간들이 참 좋았다. 혼자 눈물짓고 혼자 감동하고 혼잣 한 착각이였을지라도, 나는 당신들이 참 좋았었다. 그것이 단지 내가 만ㄷㄹ어 낸 환상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자다 깨서, 마음이 조금 서글퍼져서 몇 자 적었다. 다시 침대로 돌아가야겠다. 오늘은 내 마지막 일이니까. 많은 것들과 안녕, 할 시간이 다가온다. 아니 늘 헤어지고 만나고 있다. 서른 즈음에,에 나오는 노래 가사처럼.
ps. 아마 그만 두지는 않을거예요. 그저 전과 같지는 않을 뿐이지요.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유불급. 자중할 때를 알고 싶습니다. 요즘은. 바로 지금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ps2. 그냥, 이런 마음들을 적어내려가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즐겼던 것 뿐인지도 몰라요. 백 마디 말보다 더 와 닿는 한 줄기 음색. 한 마디 노래 가사.
ps3. 제목이 빈 칸에, [제목을 넣어주세요]라는 말 중 제목 대신 다른 것을 채워 보았다. 이글루스 운영진의 태도가- 마음이 담겨있었더라면 좀 더 사건의 중대함을 깨닫고 제대로 대처했다면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 어떤 진심 앞에서, 사람은 조금 약해지기도 하고 누그러지기도 하니까.
ps4. 감정과 이성이 적절히 조화된 삶을 살아야 내 안의 중심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감정이 흘러넘쳐 곤란할 정도인 것이 내 특성이라는 것을 알지만 뭐.
여전히 사념과 유치한 감정들이 가득한 나, 내 글. 많이 부끄럽다. 그것을 알면서도 글을 남기는 내가 가장 부끄럽다.
ps5. 여기까지 오게된 것은 그 누구보다도 내 탓이 가장 크다. 그러니까 잘 넘기는 것도 내 몫의 일이라고 믿는다. 아마 두 번 다시 전과 같은 마음이나 생각들로 글을 쓸 수는 없을테지만, 모두에게 그것이 더 나은 일일거라 믿어본다. 공유할 수 없는 것들을 나누려고 했던 것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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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by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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