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화이트 로즈 호텔 레스토랑 인턴쉽 - 옛 생각이 나던 어제 오늘.


기록덕후의 사진 일기장 - 바이트 중에

어제 오늘, 레스토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지금은 볼랜티어(자원 봉사) 겸 인턴 기간이라 급여는 없지만 하루 5시간, 다리 아프지만 즐겁게 일하고 많이 배웠다.
문득 일본에서의 나날들이 그리워졌다.

일은 너무 고되고 힘들었고 일 때문에 학교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속상해 울던 날도 있었지만
정말 즐거웠다. 정말 많은 것들을 새로 배웠고, 초반은 매일 매일이 패닉이라 너무 힘들어 돌아버릴 지경이였지만
익숙해지고 단골 손님들과도 친해지면서 일이 너무나 즐거웠다.

그리고 그 때 당시엔 내가 배웠던, 새로 알게된 것들을 정리해서 기록해 두고 싶었지만..
매일 매일이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그리고 많은 것이 두렵고 부끄러워서 (그냥 별 것 아닌 것도 다 부끄럽다. 지금도 그렇고.)
쓰다가 지우거나 그만 두곤 했었다. 되돌아 보면 참 아쉽다.

왜냐면 일본은 서비스 강국이고 그런 나라에서, 3년 연속 일본 전국 1위의 매출을 기록하던 매장에서의 서빙 경험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엄격한 훈련이였지만 즐거웠고, 밝은 분위기에서 바쁘게 바쁘게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짧은 기간에 일본어 회화 능력이 빨리 늘었던 것은 일터에서의 시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매일 오픈 준비를 하면서 큰 소리로 접객 8대 용어를 외치고, 테이블 세팅을 하고 오또시 만드는 것도 돕고 일본식 가게의 서빙의 기본적인 것들도 많이 배웠다. 발음 흐믈거리는 할아버지부터 신조어를 남발하는 젊은 세대들(이라고 쓰니 내가 나이든 기분이 ㅠㄱㅜ)의 주문을 받으면서 리스닝도 많이 늘었고 (영어든 일어든 한국어든 어학교, 어학당의 선생님들 발음은 또박 또박해서 알아 듣기 쉽기 때문에 학교에서 잘 들린다고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문 받고나서도 손님들과 나누는 짤막짤막한 대화들은 정말 즐거웠다. 일본에서는 작은 오더용 기계로 주문을 받는데 그걸로 주문받고 또 계산하고 취소하고 하는 시스템에 익숙해지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었다.

다른 아르바이트는 유명한 일본 만화 심야식당 같은 곳이였는데, 마스터가 너무 좋으신 분이셨고 단골 손님 모두와도 너무 친하게 지내서 아직도 그 분들께는 많이 미안하고 그리운 맘이 크다.

일본에서는 모델과 영화 단역 아르바이트, 전시 박람회 통역, 호텔 메이드와 일본식 레스토랑(이라고 해야하나 애매한데;?)과 식당에서 서빙하는 홀 스텝으로 일을 했었다. 어학교를 계속 다니면서 일을 하느라 힘들어서 나중엔 골병이 들기도 했지만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인 레벨의 일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 했었다. 많은 시스템들을 보고 즐기고 .. 좋은 경험들이였다.

어제부터 시작한 곳은 스리랑카 전통 요리 뿐 아니라 태국과 중국의 아시아 요리, 씨푸드 스페셜과 이탈리아 요리 (여러 종류의 파스타) 간단한 스낵과 디저트, 영국과 유럽식 코스 요리들이 나오면서 다른 연회장은 클럽과 바가 함께 있는 꽤 넓은 곳이다.
치프 웨이터분께 접객의 기본을 배우고 서빙하는 방법, 요령,팁들을 배웠다. 내가 있는 이 곳은 호텔들이 많이 있는 해변가라서 손님들은 대부분이 외국인 여행객이거나 돈 있는 현지인들(영어 잘 한다 있는 집 사람들은=ㅂ=;)이다. 내 첫 오더 손님은 휴 그랜트를 닮은 독일 아즈씨였고 나한테 첫 팁을 준 사람은 현지 가족들 팀 중에 남자 아가였다. 여긴 팁 박스가 있어서 얼마를 받든 팁을 다 모아서 주방 스텝과도 함께 나눈다는데 나한테까지 몫이 돌아오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주문 받고 서빙하고 테이블 세팅하고 빈 접시 치우소 손님들과 대화하고 계산하면서 팁을 받으면 뭔가 내 몫의 일을 했다는 기분이 들어 뿌듯하다.

어젠 비가 많이 와서 금요일 밤보다는 사람이 적었지만  그래도 꽤 손님이 있었다. 가족 단위나 친구들과의 단체 모임 같은 테이블 주문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레스토랑 자체가 일본 회사에서 경영하는 거라 간부 매니저분이 일어를 잘 하시고, 자주 오시는 분 중에도 일어를 너무 잘 하는 분이 계셔서 간만에 일어로 이야기를 했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계속 서있다가 바쁘게 키친과 홀을 오가면서 (물론 손님 앞에서는 서두르거나 뛰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일본에서 배운 방식이 몸에 익어버려서.. 늘 힘들어도 생글 생글 웃고 있게된다; 첫 날 다른 친구들이 나보고 웨이트리스랑 서빙, 서비스 직이 천직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묘하게 슬펐다 ..ㅠㅠ 나 다리 고만 아프고 싶은데?!;) 일하다가 녹초가 된 몸으로 집으로 가려니 옛 생각이 절로 나더라.
밤 12시에 마치는 것도, 바쁘게 돌아가는 키친과 홀을 서브하는 것도, 새로운 기술과 팁들을 익히는 것도 (특히 이 곳 레스토랑의 경우엔 컵,디저트 그릇, 메인 디쉬며 핑거 보울, 슾, 소스, 요리마다 나가는 접시가 전부 달라서.. 외우기 힘들다 지금은; 그리고 컵 닦거나 냅킨 접거나 -피라미드랑 로터스1,2는 하겠는데 스완이랑 비숍스 햇은..오마이갓~ 암튼 여러 가지 지식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시기라 ㅠㅠ), 친절한 스텝들과 친해지고 일하는 곳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것도.. 전부 예전 생각이 너무 나게 만드는 것들이다.

일본에서는 늘 밤늦게 일을 마치고 나면 (큰 집.이라고 부르던 체인점, 심야식당 분위기의 가게는 작은 집이라고 부르곤 했다) 바로 건너 편의 회전초밥 집에 가서 배고픔을 달래곤 했었다. 여기서나 거기서나 마찬가지지만 요리들은 너무 맛있어 보이고 실제로도 그 맛 때문에 손님들이 끊이질 않았었는데 정작 일하는 스텝으로서는 그림의 떡..=ㅂ=;; 버는 돈이 얼마라고 그 요릴 내가 주문해 먹겠어요 흑흑;; 대신 심야식당 같던 작은 집에서는 언제나 마스터가 맛난 걸 해주거나 손님들이 맛난 걸 들고 오셔서 같이 먹는 분위기라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그립네..

암튼 어제 오늘 고생하긴 했지만 많이 배우고 즐거웠다.
금요일은 중국인 커플(상하이에서 온!), 독일인 아저씨(이 분이 씨푸드 플래터 오더 하셨었는데 열라 맛나뵜다 랍스터어어어어~~;;), 팁 준 아가네 가족들, 일본어 하던 현지 분들, 쌍쌍 커플이 가든쪽에서 바 오더 했던 양인들, 에 또.. 그 외엔 내가 오더 안 받은 테이블이라 패스!
토요일은 완전 대 가족(몇 십만원 치 먹은 것 같던.. 부과세에 팁까지 낸다니 멋진 곳이다-0-). 스몰 대 가족, 스페인 커플, 현지 클러버들, 영국 할아버지랑 영국인들, 그리고 금요일에 봤던 두 팀 그대로.  어제도 내가 오더 안 받은 테이블은 잘 모르겠고; 근데 계산서는 내가 처리해서 팁은 계속 내가 받았다. 뭔가 미묘한 기분.. 내가 받았는데 내 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일한 댓가는 받은 것 같은 아햏햏한 인턴 쉽 초반=ㅂ=/

배운 것, 느낀 것, 그리고 내가 익힌 팁들을 글로 정리할까 하는데 넘 귀찮고 졸리고 피곤하다..ㅠㅠ
그리고 역시나 두렵다. 그냥 여러가지가. 생각이 많아서 많은 것들을 못 하고 넘긴다. 그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누군가를 위해 도움이 될 정보를 남기는 것도 좋지만 나를 보호해야한다고 느꼈던 몇 년이라서.

ㅎㅎ 웃긴다 나..
이런 비치 사이드에 위치하고 있다.
해변 사진은 학교에서 찍은 거지만 여기나 거기나-ㄱ-;


요긴 바랑 클럽쪽.
어제 같이 일하러 간 친구들은 바 사이드에서 일했는데
디제잉도 배우고 계속 술 마시고 춤 추고 놀았다고..
쪼금 부럽긴 했지만 뭐므엉=ㅂ=
 
리셉션(?:) 사이드.
안 보이지만 분수 같은 곳이다.


옐로우 오렌지 톤과 블루톤 두 가지인데 암튼 테이블 세팅은 이렇게.
냅킨은 피라미드 타입으로.
파티나 연회가 있을 때마다 세팅은 달라진다. 특히 포크 나이프 스푼 등등의 풀 세팅이 필요할 때도 있대서.. 므엉

첨 주문받은 독일인 아저씨.
발음도 좋으시고.. 어째 독일 사람들은 영어 발음이 되게 깨끗하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잘 하는 사람들만 만나서 그런 거?!;
메일로 사진 보내드린다고 하고 찍었는데 이렇게 올려도 되는 것일까..
메일로 사진 보내드리면서 물어봐야긋다.

첫 팁.
작지만 소중한 경험의 뭔가의 뿌듯하고도!!..(횡설수설)


이 분이 바로 그 분이십니다.
아빠는 아가한테 나 주라고 100루피만 줬는데 아가가 자꾸 나에게 돈을 뿌려서.. ㅎㅎㅎ
귀여웠다 스리랑카 아가 ㅠㅠ/ 돈도 주다니 착한 것!

다른 테이블도 찍고 싶었지만 ..아;
특히 금욜에 내가 오더 받은 테이블 중에 스리랑카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여배우가 왔었는데
(난 모르지만-ㅂ-; 이 나라 사람들은 잘 아는 듯.. 스텝들이 전부 웅성 웅성거려따)
예쁘더라=ㅂ=
예전에 일본에서 영화 촬영하면서 본 여배우 (미무라상?)도 생각나고.. ㅎㅎ

요즘 스리랑카에선 풀 하우스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라 한국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풀 하우스 이야기부터 꺼낸다^^;
두어달 간 학교에서 한국 학생들과 외국인 선생님들이랑만 영어 하다가 진짜 필드에서 일하면서 영어를 쓰니 신났었다. 이히히..ㅠㅠ
음.. 배우다 만 싱할라어를 다시 시작해야할 것도 같은;
스텝 중에 시니어로 나한테 많이 가르쳐 준 사람은 나보다 어린 것 같더라.
치프 웨이터분은 되게 당당하고 포멀하게 서빙하셔서 오오.. 멋지다-0-라는 생각이;
서빙 받을 땐 몰랐는데 룰이 다 따로 있는 거였어.. 드링크랑, 빈 그릇 치울 땐 오른 쪽에서- 요리 서빙은 손님 왼 쪽에서, 그리고 쟁반 드는 법이랑..

너무 피곤하니까 밤 12시에 들어와서도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서 영어 일기 쓰다 잤다;
다리가 매우 부었;;는데.. 다른 스텝들은 오전부터도 일한다고 ㅠㅠ 대단해 ㅠㅠ (점심엔 야외 사이드에서 스리랑카 스타일 뷔페를 한단다) 시험 공부로 힘든 요즘, 일 하는 것도 좋은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 힘내서 많이 배워야지!!!





by 아이 | 2010/11/14 15:17 | ㄴWorkroad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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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endee at 2010/11/14 16:20
현지인들과 친하지면 생활이 더 행복해지리라 생각이 되네요.
이것저것 알바를 많이 해본게 인생의 큰 자산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이야기 중에, 웨이트리스 같은 서비스 직이 천직이다라는 말에 대해 몇자 적어봅니다.
살다보면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혹은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남들 눈에 잘 맞아 보이는) 일이 있는데, 웨이트리스를 비하하는건 아니지만, 웨이트리스 일이 적성에 맞는다고 그 일에 묶이는건 좋은 발상은 아닌것이라 생각합니다.(물론,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실테고)
살다보면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지만 적성에 맞는 일들이 종종 있는데, 그러다보면 먹고 살기 위해 그런 일을 계속 하게 되고, 또 나이가 먹어서 다른 직업으로 전직도 힘들어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엄연히 잘하는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잘 모르는것, 잘 못하는 것을 시도한다는건 쓸데없는 바보짓으로 보일수도 있습니다만, 자기가 잘하는 일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게 좋을것 같네요.
일이라는게 다 그렇듯이, 처음에는 서투르고 못하는게 많지만 그것도 몇년이 지나면 익숙해지잖아요?
단지, 새로운 것을 접하고, 그것을 잘 못하면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지 않을까 자존심 세우며 잘하는 일만 고집하면, 평생 그 일에 족쇄로 묶여 버릴지 모릅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배움에는 늦은 나이가 없으니까요.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겸허한 자세로 배우고 경험하기에 노력하면, 언젠가는 자신이 바라던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아이 at 2010/11/15 01:17
자신이 바라던 일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도, 제가 하고싶은 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그렇게 보이지 않나봐요; ^^;;
Commented by fendee at 2010/11/15 02:03
아! 그건 아닙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얘기입죠.
커서(?) 뭐가 되시려고 이렇게 열심이신가 싶은 정도?
Commented by 아이 at 2011/05/29 13:11
커서..라기엔 제가 어린 나이가 아니라서!! ㅠㅠ 흑흑..
Commented by 아이 at 2012/03/14 00:20
그리고 저는 웨이트리스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 직이 천성에 맞는다는 뜻으로 이야기한 것이였는데 그렇게 보였나봅니다^^;;
나이도 있고 웨이트리스로 미래의 직업을 결정할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안심하셔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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