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그리고 화자.


그냥 최근 읽은 글과 들은 말에 대한 생각들.
1. 밥풀떼기로 유명했던 옛 개그맨 김정식 목사 포스팅 댓글과 추천 글에서 이런 분들이 많아야 할텐데, 하는 이야기를 보았다.
순간적으로 그럼 그런 이야기를 하는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생각했지만..
그건 힘든 일이라는 것, 아무나 해낼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렇다면 조금만이라도 자신이 달라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전 생애를 바쳐 소외받고 가난한 이웃 옆에 머무른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자신의 수입이나 간식비 약간만이라도 (이를테면 노숙인 자립을 위한 빅이슈 한 부 구입 정도라도?) 다른 이를 돕는 데 쓴다면-
그런 아주 작고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세상은 달라질 수 있을텐데.

힘든 일을 겪으면서 자신 안에서 고통을 키우고 세상에 대한 분노를 키우기보다
자신의 바깥으로 눈을 돌려 사회제도의 불합리함과 나처럼 아팠던 이들을 염려할 수 있는 시선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

아파보았으니, 나는 다시는 이렇게 힘들지 않겠다. 다른 이들을 밟고서라도.
이 마음이 아니라-
아파 보았으니, 다른 이들의 아픔을 알게 되었으니
조금이라도 그 아픔을 함께 해주고 덜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용 중 활동의 목적이 전도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참 좋았다.
진리는 단 하나이고 교회만을 통해 그 진리를 만날 수 있다라는 믿음은 잘못된 생각이다.
하느님의 사랑은 지구에 배려오는 햇빛처럼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데, 사랑과 감사가 자리하는 곳 어디에나 하느님이 계시는데, 종교라는 틀이 결국은 사람들을 갈라놓게 된다면 그건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가 개신교에서 나와 기독교로 걸어간 바탕이였다.

나와 내 믿음만이 옳고, 다른 길은 전부 틀렸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내 영역과 적을 구분하려는 성향이 확실히 보여서 너무 피곤하니까. 나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그런 사람들을 피하는 편이다. 누군가를 고치는 것은 내 영역이 아니니까.

내가 믿는 선교나 복음 전파란, 같이 교회가자- 라고 손을 잡아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성화됨으로서 주변 사람이 나를 통해 저 사람이 바뀐 이유가, 하느님을 알게 되어서라면 나도 당신이 아는 하느님을 알고싶다고-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 뻗었던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나를 고치고 반성하려한다.

목사님의 전도방식이 바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감사한 분이다.

그리고 그 분의 가족과 주변 분들 역시, 참 감사하다.

세상이 살기 좋아지는 것은 이런 분들 덕이겠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꽃을 피우시는 분들.
참 고마운 세상이다.

2.  말은 참 무섭다.
누군가의 심장에 못을 박을 수 있으니까,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고.

뒷말에 대해서는 듣고 싶지도 하고싶지도 않다.

당사자에 대해 전혀 연관이 없는 사실을 진짜인양 떠들어 대는 것을 본 적이 몇 번 있다.

...

그냥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내가 아파보았으니 내가 그런 일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하기도 하고.

오해의 불씨가 되는 안 좋은 이야기들.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나에 대한 소문을 궁금해하기보다, 그냥 차라리 착각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이라고, 나는 저 사람의 어떤 부분이 좋다고 그냥 혼자 착각하는 것이 편하다.

안네 프랭크의 아버지에 대해 한 유대인이 이렇게 비난했다고 한다.
그는 독일인들이 유태인에게 품는 증오를 빨리 깨닫고 피신했어야한다고, 그랬다면 안네는 살아남아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적의 존재에 대해 알아차리지 못하면 결국은 적에게 당하고 마는 것이라고.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흉을 보는 세상. 나에 대해서도 그런 태도를 취하는 이들이 누군지 알아야 내가 그들에게 품는 호의를 거두어 들이고 진짜 친구와 가짜 친구를 구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알고 싶지 않다.
나는 그냥, 당신의 기억속에 좋았던 시간을 함께 했던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해서이기도 하다.
미움이 파괴하는 것은 나 자신이지, 결코 세상이나 다른 이들이 아니더라.

용서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가능하다면 언젠가는 다 용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 남은 살아갈 날들이 더 많다.
미움은 적게, 싸움과 불화를 부르는 말도 적게.
그런데 블로그를 하는 것은 그 생각과는 상반되는 행동인 것도 같아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괜찮아, 이렇게 글을 써내려 갈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3.  글에는 무엇이든 목적이 깃들어 있기 마련이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글쓰기이든, 내 생각과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글 쓰기이든, 무언가를 기록하기 위한 것이든.
사람의 글에는 그 사람의 영혼이 깃든다.

블로그 이웃인 은사자님의 당신은 당신을 파괴할 권리나 있는데, 당신은 왜 포스팅을 통해 김영하 작가의 글  문학단상 16 어느 영민했던 제자의 죽음에 부쳐를 읽었다. 아니 중간부터는 읽다가 말았다. 분명 그래서는 안되었다, 그런 식으로 죽은 이를 끌여들여 자신의 입지를 내세우는 건... 너무 비겁한 일이다.

왜 굳이 그녀를 내세워 이런 글을 썼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더라. 

... 나는 가끔, 내 이야기를 할 때 하는 생각이 있다.
보다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질실하고 힘든 이들에게 언젠가 닿을 수 있는 글이면 좋겠다고 말이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이들을 향해 말하는 꼴이 되긴 하더라.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왜 그런지-
... 글에는, 묻어나게 되더라.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와 제목을 달고 많은 기사와 글들이 읽혀지고 잊혀진다.
하지만 절대 비겁해서는 안 될 위치의 사람이 그런 일을 한다는 건 너무 슬프고 속상한 일이다.

안 그랬으면 좋겠다.

나 역시.


변해버린 사람들의 모습이나 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검은 부분들을 볼 때마다, 나 역시 어쩌면 저렇게 되거나 저런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몸을 사리게 된다.

방패와 가면으로 벽을 쌓아놓은 채 자신을 위한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
하지만 좀 덜 비겁해지면 좋겠다.

이건 정말 아니잖아요.

4.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다. 나는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교육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교육받게 도와줄 것이다.”

일다의 블로그 소통을 통해 읽은, 네팔 어린이 사르빌라의 글이다.
좋은 글 앞에서는 늘 고개가 숙여진다.

좋은 마음들 앞에서 감사한다.



네팔의 어린이노동자 캠프를 가다



5.
올해엔 후원 금액을 늘릴 수 있는 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기부나 후원은 세상에 감사를 표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니까. 은혜는 갚으면서 살아야지.

생각보다도 움직이는 오늘을 만들자.

6. 고인의 죽음 앞에서, 내가 했던 이야기들이 누군가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아니였을까 걱정하지만...

그래도.
그 사람을 탓하는 이야기들에 대해 반박해주고 싶었다.

그 사정을 모르니까 하는 말들이라고. 억울하다고. 그게 아니라고.

그리고 힘든 사람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잘 모르겠다.
난 그 글을 쓰고나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덕에 참 감사했다.

해야할 말과 하지 않는 것이 나은 말.
살아가면서 더 배워야 할 것들이 참 많구나.

말하는 것보다 기도하는 법을 더 먼저 배웠더라면 좋았을 것을.

모든 죽음은 더 서글프지만, 그와 동시에 모든 죽음은 전부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죽음 그 앞에서 서럽고 애닯아 할지언정 고인이 살아온 시간들을 존중하고, 그 사람의 죽음을 통해 더 생각하고 배우고-
모든 생명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되는 순간이 타인의 죽음이 아닐까.

누군가의 비극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것은 비난받을 관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되풀이 되지 않는 비극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며 나아가고 나아져야한다는 것.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누군가가 태어나고 죽고 또, 살아가고 있다.
모든 죽음에 일일이 애도를 표할 수도 없고, 모든 탄생에 하나 하나 감사와 기쁨을 함께 할 수도 없지만..
적어도 내가 듣고 보고 함께할 수 있는 삶과 죽음 앞에서는 예의를 지키며 살아가자.

살아가는 법.
끊임없이 배운다.

누군가를 통해.

7. 올릴까 말까.







by 아이 | 2011/02/13 15:48 | ㄴ기사,칼럼,영상,이미지등 감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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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1/02/13 16:36
전도에 대한 이야기, 말과 글에 대한 이야기...아이님 덕분에 깊이 생각해보게 괴었네요.
올해는 아이님이 기부 많이 할수 있도록 모든 일이 다 잘 되기를 !^^
Commented by 아이 at 2011/02/13 23:48
좋은 말씀 늘 감사합니다.
얼마 전에도 제가 이 곳에 와서 얻은 것들을 손 꼽아 봤는데 마음가짐과 또 좋은 인연들이 가장 크게 얻은 재산 같아요. 그 중 한 분이 네비아찌님이세요 ^--^
올해는 키다리아찌님의 하시는 일도 모두 다 잘 되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
Commented by 小魔 at 2011/02/13 17:57
1. 고 이태석 신부님이 "예수님이라면 이 곳에 성당을 먼저 지으셨을까 학교를 먼저 지으셨을까"란 말이 생각납니다.
2. 내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모자란게 아닐까?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되나?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답니다.
7.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Commented by 아이 at 2011/02/13 23:53
1. 아...!!!

한국 가면 꼭 그 영화 보고싶어요.

교회라는 용어를 성당에서 배울 때 건물이나 그런 것이 아닌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곳이라고 그게 기본이라고 배웠어요. 한 사람 이상이 함께 기도하면 그곳이 바로 교회이고 사람 한 명 한 명이 다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곳이라구요. 갑자기 그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2. 그건 사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학교를 다니면서 아이들과 함께 친해지고 싸우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전 맨날 책만 읽는 아이여서 늘 친구들이 같이 나가 놀자고 조르고 운동신경이 부족해서 맨날 깍두기만 하던 애였는데^^;

살아가면서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예민하지 말자, 사소한 걸로 아파하지 말자 생각해요.
대신 그만큼 남을 배려하는 습관을 가지고 싶어요. 전 아직도 한 참 모자라서;;;;;;;;; 하하하..

아마 고민하셨다면 지금은 그 고민만큼 자라셨을 거예요 그런 문제들은요.

7. 저야말로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몸을 사리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해요 때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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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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