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까지 3-4일 정도가 걸렸네요. 입국한 날짜가 2월 27일 일요일이였거든요.솔직히 말하자면 2월의 마지막 한 주일(정확히는 21일-26일?) 동안 이런 저런 일들이 너무 많아서 대인기피증 증세까지 생겼던지라..(실은 아직도 사람이 무섭습니다 ㄷㄷㄷ) 블로그나 페이스북에도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게 두려웠었습니다^^; 그 곳에서의 일들은 즐거운 일들도 많았지만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마지막이 너무 힘들었기에 제게는 아직 6개월의 악몽처럼 느껴지네요.(어떻게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매일 누군가를 피해 다니고, 현지 ㄱㅊㅅ까지 다녀오는 경험이 유쾌할 수는 없는 거죠;; 그 기간 동안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많이 배우고 많이 웃고 많이 울고 많이 타고, 많이 살쪄서..-ㅂ-; 돌아왔습니다!!
입국 후의 기분은.. 한국 좋아요! 추워도 괜찮아요!! 한국은 우유도 맛있는 나라!!! 만세!!!! ㅠㅠ
사진은 2007년 여름 이케부쿠로 어학교 건너편 마트에서;; 한국은 두유도 두부도 싸고 맛있어서 정말 다행이예요 ㅠㅠ 스리랑카에서는 두유가 엄청 비싸서 한 번도 마셔보지 못했었어요^^; 한국에 입국해서 제가 처음 먹은 것이 바로 두유였답니다;ㅁ; 그리웠엉 베지밀 ㅠㅠ
아 정말.. 사람은 비교를 통해서 자신의 행복과 위치를 확인하려는 얄팍한 족속이라지만; 정말이지 그 곳에 다녀와서, 아니 살다와서 제 스스로가 얼마나 행복한 위치에 있는지를 깊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 곳에서의 이야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더 정신을 차리고 나면,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단지 그 곳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연수라던가 시스템 이야기들을요. 지금은 아직도 그곳에서 흠씬 두들겨 맞고 온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어서 무어라 말하기가 무서워요, 하하하.. (그러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묻지 말아주세요 ㅠㅠ 지금 떠올려도 눈물날 것 같단 말이죠..어헝;)
현지에 남아있는 다른 학생 4명이 연수를 잘 마치고 많이 배우고 얻어서 들어오길 기도할 뿐입니다. 6개월 연수 과정을 마치고 들어온 스스로를 장하게 여겨주고 싶구요.
..하지만 지금 당장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상태라서, 대구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IELTS를 포기하고 들어왔기에, 영어 공인 점수를 위해 토익 공부를 시작했구요, 사실은 예정상 3월 8일 입국 전에 런던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하는 영어시험 보고 점수 따서 들어오려고 했는데 모종의 사건 덕분에 더 일찍 들어오게 됐어요; 영어도 일어도 둘 다 공인인증 시험 점수가 없어서;; 이번 달은 외국어 공부랑 다이어트에 올인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ㅠㅠ;
저는 말레이시아 항공을 이용해서 다녀왔던지라 오면서 17시간 경유하는 동안 쿠알라룸푸르를 시티투어 버스로 한 바퀴 돌다왔어요. 다른 친구들의 경우에는 스탑 오버 신청해서 버스로 싱가폴을 다녀오거나 비행기로 페낭을 다녀오거나 했는데, 전 돈도 마음의 여유도 없어서 빨리 들어왔어요.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서 정말 힘들었었거든요. 하하하 그래도 이젠 많이 편해졌어요. 정말로 힘들 때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못 하겠더라구요, 모든 게 다 겁나고 무섭고 우울해서;; 지금은 대구 집에 있는 전기장판 위에 엎어져서 컴퓨터 하고 있어요. 빠른 속도!! 거기서 다운 받는 데 5일 걸린다고 나왔던 자료가 30분도 안 되서 다운 완료예요! 한쿡 만만세 ㅠㅠ;;/
한국 들어오자마자 조급한 맘으로 먹고싶던 것들을 하나 하나 드셔주시고 (냉면은 어제 먹으러 갔다가 4월부터 개시라고해서 못 먹었어요..ㅠㅠ 앞으로 40일간은 다이어트 땜에 다 못 먹는데..ㅠㅠ 40일 후에 보자 엉엉..ㅠㅠ) 머리도 염색하고 그랬어요! 후후후..이제 남은 것은 하이치올씨(멜라 클리어가 더 싼가요?;) 구입+복용과 화이트닝 제품 구입!!! ..아 근데 나가 있는 동안 돈을 다 썼네? 어헝;ㅠㅠ 맘이 참 복잡미묘합니다;
암튼 추워도(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건 제가 1미터 20센티의 폭설과 영하 14도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만;) 한국이 좋아요ㅠㅠ 덜 먹고 안 먹어도 좋으니 맘 편한 게 최고예요 ㅠㅠ!! 그리고 뜬금없지만 문화적인 것은 서울이 역시 짱인듯.. 라푼젤 아이맥스 3D 너무 너무 보고싶었는데 대구는 아이맥스는 고사하고 자막판도 상영을 안 하네요 orz 서울에서 아이맥스 보고올껄..ㅠㅠ
아! 그리고 친구가 출산 했어요! 저번 달 25일, 동갑내기 친구들 중에서 최초로!! 딸인데 2.68키로..엄청 예뻐요 신생안데;ㅁ; 울 조카는 3.8키로에 장군님 얼굴인데(여자앤데..미안^^;;) 친구 딸래미는 완전..>0<// 암튼 담 달엔 또 다른 친구 아기 출산 예정도 있고 해서 저는 마냥 덩실덩실 좋습니다! 얼씨구절씨구 조카 풍년일쎄!! 이번 주 토요일엔 조카 백일이라 무지 기대하고 있어요 XD
유류 급등에 물가상승, 흉흉한 사건 사고와 전세계 기상이변.. 여러가지 안 좋은 소식들이 많지만, 그래도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은 감사할 일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신이 눈동자의 흰 자가 아닌 검은자로 세상을 보도록 사람을 만든 것은, 이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통해 희망과 밝은 부분들을 보라는 뜻이래요. 우울하고 힘든 일도 많고, 세상은 나아지는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제 자신이 하루 하루 나아지려 애쓴다면 분명히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거라고 믿어요!
3월이예요! 저는 한국에 왔고, 봄도 뒤따라 올 거예요. 봄은 새싹과 꽃잎들을 피우면서 춤을 추며 다가오죠. 춤을 추면서 웃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
ps. 6개월간의 연수과정을 보내면서 얻은 가장 값진 것은, 아버지께 응석을 부릴수 있게 되고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예요.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도 쑥쓰럽긴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어색하진 않거든요. 오늘은 어머니 아버지 발 마사지도 해드리고 부황도 해 드리려고 해요. 철 없고 못난 딸래미땜에 아직도 속상하실 울 엄마아부지. 가족 옆에 있을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해요. 또 조금 더 있으면 일을 구해서 대구를 떠나야할테니까, 같이 있는 시간 동안 많이 잘 해드리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다가 가고 싶어요. 가족들이랑 같이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은, 그 행복을 잘 모를테지만.. 떨어져 있어 보면 알게 되니까요. (물론 오래 같이 살면 티격태격 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참 고마워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누구에게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시간들 중에도, 친구들에게는 맘 편히 이야기도 하고 밥도 같이 먹을 수 있더라구요. 아니, 그런 시간들이였기 때문에 이 정도로 치유가 된 거지만요 ^---^
지금 아프고 힘들다고 해서 무언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태어난 이상은, 하나의 생명으로서 누구나 치유능력과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다치고 망가진 상태에서 정상으로 회복해서 살아가야만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개개인의 행복 추구는 일종의 의무 아닐까요? 오늘 지금 행복하지 않고, 더 웃고 즐겁게 살기보다 불평만 하고 부러워만하고 스스로를 싫어하면서 살아가는 시간들은 읠종의 직무 유기, 직무 태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 역시 그렇게 성실한 삶을 살아낸 것은 아니지만.. 우리한테는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잖아요?! 웃으면서 함께 살아나가요 :)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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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아이 | 2011/03/02 16:21 | ㄴ日記 (2008~now) | 트랙백 | 핑백(1) | 덧글(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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