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고 있다. 고민하고 있다.


예전에 알던 친구 중에 대하기 껄끄러운 친구가 있었다.
왜냐면, 내 눈에는 가진 것이 너무나 많은 친구였는데 정작 당사자는 자신이ㄴ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속상해하고 늘 불평 불만을 일삼아서 옆에서 그 친구가 가진 것을 부러워하거나 가진 것이 얼마 없던 나로서는 그 아이를 만나는 것이 불편해지더라.

어제, 새삼 내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구나 싶어 조금 놀랐다.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닮아가고 있었구나.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할텐데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만 탐내고 있고, 모자라고 부족한 스스로에 대해 속상해하고. . 노력하는 대신 짜증이나 내고 있고, 어줍잖게 가진 것들에 대해서는 과시욕이나 붙들고 있고. . 최근 내 생각들을 훑어보다가 정말 최저네 싶어 웃음까지 나오더라 허허허.

정말로 가장 하고 싶은 것이나 원하는 걸 알지 못해서
아무 것도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글도 그림도 좋아하지만 그만큼 탐나지 않았고
내가 원하던 분야로 뛰어들기엔 준비가 덜 되어 있고
대학원 진학 역시 학비와 공부할 여유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싶다는 마음은 정말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지만ㅎ혼자 노력한다고 가능한 것도 아니고 집에서 몇 년간 이 문제로 들볶이다보니 이게 정말로 내가 원하는 건지.아니면 사회나 부모님의 희망을 내가 원한다고 착각하게 된건지도 모르겠고
사실 어학능력이나 기본적인 발성발음호흡 그리고 외모적인 부분도 아직 한참 많이 모자라고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으면서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공부도 운동도 청소도 미루고 있고

. . .

아무튼, 하나 하나 차근 차근 해 나가면서
내 자신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아무 것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은
욕심이 너무 많아서 쥐고 있는 그 무엇도 놓고 싶지 않다는 말과 같다.

우선 순위를 정해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정말로 해야만 하는 것에 집중해야할 시기인데- 나는 아직도 길 위에서 서성이고 있다.

좋아하는 것을, 가장 소중하다고 부를만한 것을 발견한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내게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 그 시간들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와 준ㅇ원동력이 되었고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울며 속상해하던 때도 있었다. 그 때는 부디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들에 대한 마음을 포기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도 했었다. 간절하다는 그 마음이 나를 너무 아프게 해서.

어쩌면 지금이 그 시절보다는 나을지도 모른다.
무언가에 미쳐 아무 것도 돌보지않고 하나만을 위해 달려가던 그 시절보다는.
그나마 여유도 생겼고 경제력도 조금은 나아졌으니까.
눈치라는 것도 노력하면 조금은 생기는구나 싶기도 하고.

너무 조바심 내지않으면 좋겠다.
돌아보면 왜 그랬나 하며 허허 웃게 될 텐데
서둘러 이뤄낼 수 없다고 속상해하는 건
기지도 못하는 아기에게 뛰지 못한다고 화를 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

돈 명예 학업 가족 친구 취미 안정된 삶 혹은 삶의 여유, 새로운 것들에 대한 호기심. 덕후력. (;;;;)
뭘 할 때 가장 행복하고 무엇이 선택과 결정의 기준이 되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으며 무엇을 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이 내게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지
찬찬히 나를 들여다 보며 알아가야 겠다.

사람은 살아있는 생명체라서
나이가 들고 생활이 변하면서 가치관도 행복의 기준도 바뀌는 것이라서
내 관심사며 생각의 기준도 많이 달라졌다.
변화한 스스로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해서 그 갭으로 혼란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변하지 않는 것들과 매일 바뀌어 가는 나날 속에서
지킬 것과 버릴 것을 잘 구분하며 살아야겠다.
감사 기도를 잊지 말고서.

겸손하고 겸허한 사람.
조용히 제 자리를 지키는 사람.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ps.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느냐,라는 질문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청소하고 정리하며 살고싶은데 그게 어렵네. 익숙치 않아서.

그냥 어질러진 상태로 살아도 나 스스로는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익숙해진 상태에서 벗어나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초딩 같은 마음. 어른이 되어야할텐데 ㅠㅠ







by 아이 | 2011/06/22 10:45 | ㄴ日記 (2008~now)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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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endee at 2011/06/22 12:54
내려 놓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Commented by 아이 at 2011/06/22 13:21
포기하면 편해. 라는 만화대사가 떠올라버렸어요 ㅎㅎㅎ
Commented by 小魔 at 2011/06/22 15:08
저는 이런 아이님의 포스팅이 참 좋아요.
나 혼자만의 고민꺼리가 알고보니 남들과의 부분집합이 꽤 많았다는걸 느끼고 다른 이의 포스팅을 읽으며 나를 치유하고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마지막의 마음 꾸준히 지킬 수 있는 용기를!! 희망을!! 화이팅!!
Commented by 아이 at 2011/06/22 15:18
옴마야 ㅠㅠ 반성문 * 일기 쓰는 맘으로 적어내려간 건데 이렇게 공감해주시고 좋다고 말씀해주시니 완전 감사합니다. 기뻐요 ㅎㅎㅎ (하지만 바로 아래엔 공개+비공개의 찌질 포스팅이 떡하니;;)

저도 그래요. 아무 고민 없어 보이고 부러워만하던 어떤 분의 글을 통해서 공감도 하고 또 저와 다른 형태의 삶에도 다 고만 고만한 고민과 걱정거리가 있구나 알게되더라구요. 위안을 얻곤 했지요.

응원 감사합니다!! ;ㄱ;파이팅 !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1/06/22 22:04
아까 이오공감 읽으면서 속상했던 마음이 아이님 남겨주신 덧글이랑
이 글 읽으면서 마음이 풀리고 다시 힘이 났어요.
아이님 정말 고마워요~~~아이님도 파이팅!
Commented by 아이 at 2011/06/23 11:30
ㅎㅎ 넘 다행이다.
네비아찌님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을 떠올리시면 그런 생각 안 드실 거예요~.저 그리구 전라도 좋아하는데!!! 음식도 완전 맛나고!!!

네비아찌님 직업도 현대 사회에선 없어선 안 될 직업이고 ㅠㅠ
우울해마세요 키다리아찌님! ㅎㅎ 파이팅입니다 오늘도 얍얍얍♥♥♥
Commented by at 2011/06/23 10:10
저도 아이님의 이런 포스팅이 정말 공감되고 넘 좋아요 ㅠㅠ 저도 제 자신을 한번 돌아봐야 겠어요..
Commented by 아이 at 2011/06/23 11:36
흑 감사합니다;ㅁ; 저도 레님 포스팅 좋아해요 헤헤 ㅡ///ㅡ
자기 자신을 안다는 건 더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게 되는 지름길 같아요. 돈보다 마음이 편한 게 더 낫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사실 무얼 쌓는 것보다 정리가 우선이고. . 혼란스러울 땐 찬찬히 자신을 훑어보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Commented by 아이 at 2011/06/23 11:39
받아들이고 안아주는 걸.거듭하다보면 맘이 좀 편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전 천주교 신자라 그런지 가끔 신이 내게 원하시는 건 무엇이고 내가 왜 여기서 찌질대고 있나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그런 것도 가끔 도움되더라구요. 굳이 신이 아니더라도 더 큰 시선으로 나를 보는 거요. 40대 50대의 미래의 스스로가 바라보는 지금 제 모습을 생각해보면 조금 답이 나올 것 같아요.

레님 장마 시작하는 목요일에.감기 조심히.건강히.잘 지내셔요~ 댓글 감사해요^^♥♥♥
Commented by hiyuna at 2011/06/23 14:07
이번 글 진짜진짜 공감이네요 ㅠㅠㅠ
아직까지 저도 저를 다 아는 상태가 아닌듯..

좀더 나자신을 돌아보고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나는 좀더 성숙해져 있기를 바라봅니다 ! 아이님도 화이팅!!
Commented by 아이 at 2011/06/24 16:24
과도기에서 고민하는 분들은 비슷한 맘이실 것 같아요.
더우기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내가 하는 선택과 결정에 대해 이제는 내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구요.

저는 저를 알게되면서 선택하는 일이 조금 수월해진 것 같아요.
세상의 잣대에 흔들리는 나도 나.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고민해 줘야할 것도 나. 그쵸?

hiyuna님도 파이팅입니디!!!^^♥♥♥
Commented by 재윤 at 2011/06/25 05:05
지킨다는 행위... 버린다는 행동... 제가 할 수 없더랍니다. 남도 할 수 없더랍니다.

전 참 배신 자주 당해본 인생인데... 누군가가 무언가를 지켜냈으며,
누군가가 무언가를 버렸음.. 위 문장들은 허상이었음을 느꼈습니다.


존엄성은 원래 버려지지도 않는다는 것, 지킴 받지도 않는다는 것, 원래 손상되지도 않는다는 것...
Commented by 아이 at 2011/06/25 11:44
그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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