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니 보고 눈물이 주륵주륵.




아침에 혼자 조조로 본 영화.
웃고싶어 선택한 영화인데 보는 내내 웃기보다 더 많이 울었다.
어제 있던 일 때문에 사소한 장면에도 공감이 되고 맘이 아파서 보고 나서 나와서도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더라.

여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 많은 것을 꿈꾸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고, 또 한 편으로는 만약 나미가 그렇게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지 않았다면 결코 가능하지 않았을 영화라는 생각에 맘이 씁쓸했다. 외박 한 번, 조퇴나 혹은 하루 쉬는 것만도 버겁고 힘든 현실의 맞벌이 부부나 살림을 꾸려가는 아줌마의 입장으로는. . 그저 꿈에 지나지 않는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영화 뒷 부분엔 잠깐.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가 나오는데(80년대에 캠이라니!!!) 인물들의 현실을 이미 봐 버린 관객들의 마음을 짠하게 하는 부분이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그런 생각이 들더라.
지금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녹화하라면 난 아무 말도 할 수없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영화 안에서도 그녀들의 2,30대는 보여지지 않는다.
십대 청소년기를 지나 각자의 청춘을 살아냈을 그녀들의 모습은 영화 써니 안에서는 그저 과거의 소녀 시절과 현재의 아줌마가 된 모습 사이 계단 역할에 지나지 않았을까? 아니 그저 어리고 나이든 여배우들의 중간 단계를 그릴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 여자로 살아가며 많은 여자 친구들과 멀어지고 가까워지며 살아온 내게는 여자들간의 의리나 우정만큼 여자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게 작용하는 힘의 원리나 시샘 혹은 뒷이야기 같은 것이 떠올라 조금 입맛이 쓰기도 했다.

이십대의 여자 친구는 동반자나 동지이기보다
사실은 경쟁자이기도 하다는 어느 책의 한 귀절이 떠오른다.

펑펑 울었던 것만큼이나 무척 재미나고 즐겁고 웃기기도 했던 영화다.

특히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많아서 구십년대에 초중고를보내며 팔십년대를 보낸 사촌 언니오빠들을 호기심과 동경이 가득한 눈으로바라보던 나로써는 왠지 더 가슴이 짠해지기도 하는 그런 영화였다.

써니의 출연진들은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다들 제각각 매력적이라 보는 내내 그것 또한 볼거리로 충분히 즐길 거리이기도 하더라. 그리고 음악의 적절한 배치도 마음에 쏙 들어서 영화관에서 보기를 잘 했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 나이 또래 혹은 칠팔십년대에 학생이였던 분들(특히 여학교 출신의!!!)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Ps. 이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나라에 팔린다고 해도 아마 시나리오나 그런 게 팔리는 게 아니라 영화 배급권이 판매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격동의 시대와 성장기를 보낸 그 때 그 시절 한국의 어리고 젊은 이들의 이야기이기에 다른 어디에서도 흉내내거나 배낄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아직 못 보신 분들 계시면 영화관 상영이 끝나기 전에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내게는 웃음만큼이나 눈물도 자극하던 영화, 써니.



Ps2. 그나저나 하춘화 아역의 강소라 왜케 멋져ㅠㅠ
영화 보다가 눈이 하트로 변할 뻔 했다♥♥♥






by 아이 | 2011/07/12 19:17 | ㄴReview & 후기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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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11/07/12 20:06

제목 : 써니
-어째서인지 내게는 과거 파트보다는 현재 파트가 훨씬 더 판타지로 보이더라. 과거 파트는 우정과 패싸움과 첫사랑과 축제와 실연과 기타등등 별별 클리셰로 범벅이 되어있긴 해도 모든 게 주인공에게 유리하게만 돌아가지는 않고 어떤 부분에선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몸부림치는 등 훨씬 절박하고 삶의 진정성같은 게 (1그램 정도) 느껴지는데 현재 파트는 아무리 봐도 이 과거 파트 마지막에서 벌려놓았던 상처를 어루만지고 손해를 수습하고 마무리짓기......more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1/07/12 19:47
결말이 너무도 해피엔딩~이어서 현실성이 조금 떨어진다 싶긴 하지만, 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에는 역시 해피엔딩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어른이 된 뒤의 친구는 동반자라기보다 경쟁자...이건 꼭 여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얘긴 아니겠지요. 남자들에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Commented by 아이 at 2011/07/12 20:00
네 저도 해피엔딩이라 좋았어요.

그리고 경쟁자 이야기한 건. . 영화랑 상관없이 그냥 제 경우가 떠올라서 쓴 이야기였어요. 영화에서 보이진 않았지만 영화 안 인물끼리도 분명 그런 맘이 없진 않았겠지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어릴 적 순수하던 맘이 유지되는 친구가 더 소중한 것 같아요.
다들 변하니까요. .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7/12 20:07
시위대 장면에서 다른 애들은 개싸움하고 있는데 춘화 혼자 액션영화 찍더군요.
주변에 팬들이 득시글거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OTL
Commented by 아이 at 2011/07/12 20:12
붕붕 나를 때 그 눈빛!!!
분명 동생뻘인데 속으로 꺅 언니♥♥♥싶더라니까요ㅠㅠ
남자 눈으로 봐두 멋지지 않으시던가요 ;ㅁ;!!!
Commented by Lectom at 2011/07/12 21:29
아아... 정말 음악 좋아요/ :) 저는 보는 내내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생각났어요. 특히 시위대 장면은 오마주 같던데. @_@
Commented by 아이 at 2011/07/13 11:51
ㅎㅎ 시위대 씬은 비극을 희극으로 끌어올린 블랙코미디씬 같더라능~~ 생각을 했죠.
전 싸우던 춘화를 잊지 못할 거예요ㅠㅠ♥♥♥
Commented by TokaNG at 2011/07/12 21:52
정말 저런 아름다운 누님들에게라면 삥뜯겨도 좋.. (어이)
무서운 누님들이었지만 너무 멋졌어요.;ㅅ;d
Commented by 아이 at 2011/07/13 11:52
ㅋㅋ 써니멤버들이 욕은 좀 잘 하고 깡도 쎄지만 삥은 안 뜯고 다닌 것 같은데요^^
무섭기 때문에 멋진 걸지도?
성깔있는 언냐등 멋져요 꺅꺅♥♥♥
Commented by Iren at 2011/07/12 23:28
음 뭐 재생각이지만 써니를 볼때 느낀건 20,30대는 안그려지지만 이미 현실에 녹아있죠.. 결국 20,30대는 현실이 되는 과정이고.. 10대의 과거는 추억으로 40대를 살아가는 또다른 원동력이 되는게 아닌가합니다. 결국 모두가 나의 현실.~ 이라거나~ 무튼 남자인데도 잼나게 봤어요^^
Commented by 아이 at 2011/07/13 11:55
아마 그 시간 동안 서로 그리워하지만 잊고 살아가고 있었을테지요? 지금 제가 영화 안에서 그려지지 않은 나이를 살아가고 있어서 더 고팠나봅니다. 제가 몇 십 년 후 중고등학교 때 절친을 병원에서 만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 상상도 못 하겠더라구요.

어린 시절을 재미있고 예쁘게 그린 영화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볼 수 있는 영화 같아요. 누구에게나 아이였던, 성장하던 시절은 있기 마련이니까요.
Commented by 윤윤 at 2011/07/13 12:47
이 영화가 그렇게 재미있다면서요 >ㅁ<
일본에도 어여 DVD가 들어와야할텐데!!!!
Commented by 아이 at 2011/07/13 14:43
ㅎㅎ 아마 영화관에서 내려가면 곧 보실 수 있지 않을까요?

워낙 흥행작이라 판권도 쉽게팔릴 것 같구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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