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깨달은 타인의 시선.


어릴 적, 그러니까 스무살 무렵-
싫어했던 동생이 있었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불평 불만이였고
무언가를 더 가지고 싶어 했던 그 아이를 보면서,
내가 저 위치라면 가진 것들에 무척 감사해할텐데... 대체 왜 저럴까, 하고 생각했었다.
나보다 더 많이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더 불만이 많던 그 아이가, 나는 불편하고 조금은 싫었다.
어찌 생각하면 조금 부러웠던 것 같기도 하다.



오늘에야 깨달았다.

지금 나를 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하고.

저 정도를 이미 갖추고- 편한 위치에 있으면서 왜 그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다른 것을 탐내고,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지.

외모 컴플렉스와 경제적인 불안감,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
지금 스스로가 가진 것들을 돌아보기보다도, 
주변과 스스로를 비교하면서 초조해하는 모습이-
마치 예전의 그 아이와 닮은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

 ...

면접 결과가 좋지 않거나, 면접이 끝나고 스스로가 그 면접에 만족하지 못할 때는 언제나 늘 가는 만화 카페에 가서 9시간 정액제를 끊고 실컷 만화를 읽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품고 있던 의구심에 대한 답을 깨닫게 되거나나 알지 못했던 세계를 몰래 훔쳐보는 기분으로 9시간을 보내고나면-
좌절감과 비탄에서 조금 벗어나서 후련해지는 기분이 드니까.

아마 나란 인간은
제멋대로에다 습성이 진한 나이든 동물 같은 존재라-
오늘의 이 깨달음도 곧 잊어버리고 말테지만.

그래도 기억하고 살아가야겠다.

나는 아주 아주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사는 사람이라는 것과
그 사실에 감사하고 베풀며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편하려고만 하는 인생보다
개척해나가는 삶이 더욱 값지다.

지쳤다는 핑계로 내 인생에 대해 게으르지 말자.

우울하다고 부루퉁한 표정과 지친 얼굴로 다른 사람들을 걱정시키지 말자.

반짝 반짝 빛나기에 낡아가는 나이라면
적어도 매끈하게 닦아놓아 반들 반들 윤이라도 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가꾸고 좀 더 나아가고 싶다.

하느님께서 주신 많은 것들과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내게 준 애정과 친절 덕에
나는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는데
그렇다면 나 역시 그런 애정을 내 주변에, 나아가서 세계에 뿌려서
사람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좀 더 멋진 인생이 되지 않을까?

내가 불편해했던 (싫어했던 부분은 한 두가지의 단점이였고 기본적으로는 친한 동생이였다) 아이는 쑥쑥 자라 자신의 욕심만큼 노력해서 성공의 계단을 하나 둘 오르고 있고,
그 아이를 부러워하던 어리던 나도 이제는 그 정도의 것들에는 부러워하거나 하지 않고 있다.

내 우울과 고통과 괴로움을 모르니까 나를 부러워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크게 멀리서 바라보는 내 힘든 일들은 사실 사소하고 자잘한 부스러기들 같은 것들로 보이기도 해서
조금 부끄러워졌다.

냉정하게 자신을 평가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사실 자기 자신의 추함도 아름다움도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거니까-
그만 징징대야겠다. 말보다는 행동해야겠다, 고 다시 또 다짐해본다.

라면 냄새가 가득 퍼진 새벽 5시 20분의 만화 카페 안에서.

ps. 내가 가진 것들을 가지고 무언가 즐겁고 재미난 것들을 해 보고 싶어졌다.
너무 일과 돈에 끌려다니지말고, 조금은 인생을 다시 즐겨보고 싶은 마음.
즐겁게 준비하고 행복한 매일을 보내야지.  





by 아이 | 2012/11/23 05:21 | girl talk (18세 소녀감성)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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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varaDeva at 2012/11/23 08:28
좋네요.
Commented by 아이 at 2012/11/29 15:18
어디가 좋은 걸까요^^; 반성하는 마음?
Commented by Silverfang at 2012/11/23 10:22
불만족이란것이 성장에의 동력 중 하나이기도 하니까... 아주 나쁘다고도 못할 것 같아요.
Commented by 아이 at 2012/11/29 15:19
뭐든 적당한 게 가장 좋죠.
불만족이 단순한 타인에의 질투가 아닌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면 좋겠어요.
Commented at 2012/11/23 17: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2/11/29 15:19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오리엔탈 at 2012/11/23 18:24
어쩜 꼭 내마음을 들여다본듯한 글이네요:-)~~~
Commented by 아이 at 2012/11/29 15:20
사람 사는 모양은 어찌 보면 다 비슷한가봐요.
깨닫고 또 배우면서 커가는 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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