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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만약에...


예전에- 그니까 원수연님 만화책에서 봤던 내용 같아요.
풀하우스에서 나왔던 것 같은데.

질문만 있는 책이예요.
참 고르기 힘든 질문들로 채워진.

예를 들면,
[전 세계를 다 돌아다닐 수 있지만 자신의 고향만은 갈 수 없는 것과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살 수 있지만 다른 곳에는 갈 수 없는 것 중 어느 것을 선택할래요?]

뭐 그런 질문.
이어지는 내용




by 아이 | 2009/03/05 00:45 | 低俗하게 blahblah | 트랙백
진짜로.


너무 간절하거나, 진지할 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법이더라.

다른 사람 포스팅을 읽고 뭐라 말할까, 하다 돌아서는 것도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몇 년 동안 가슴 속에 숨겨두고 있는 것도
친구 누군가에게만 털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하하 웃으며 꺼내게 되는 것도 다-

무거운 것은 좋지 않으니 가볍게 웃으며 말하고 털어내 버리고 싶은데
그냥, 신경이 쓰여서. 여기.

이어지는 내용




by 아이 | 2008/09/19 07:23 | etc | 트랙백 | 덧글(14)
멜라니스는 이렇게 말했다.


오, 오- 부인. 저예요. 저랍니다.
방금 부인이 보내주었던 그 책을 읽었어요. 아, 다 읽진 못했어요.
하지만 단 두 편만을 읽고도 마음이 이렇게나 뜨거워져서-  펜을 들었답니다.

남편 걱정일랑은 말아요, 그 이는 아침 일찍 성으로 들어갔고, 저는 막 하녀애를 시켜서 서재 주변엔 아무도 얼씬 못하도록 시켜놓았답니다.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책이 가득한 이 방에 들어와서 커다랗고 무거운 커텐을 열고 황금빛 아침 햇살을 잔뜩 방 안 가득 들여놓았어요. 비밀 책장에 숨겨둔 책을 꺼내 펼치고 제일 햇살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읽었습니다.

아, 그녀는 어쩌면 그런 세상의 일들을 다 기록해 두었을까요!
고독의 힘이 불러온 이세계의 異민족들이던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목걸이 하나에 갈리고 만 사랑의 이야기들.
철없고 유치한 사상을 가진 이와는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것이 좋아요. 너무 서글프니까요.
하지만 어리석은 자일수록 창조주께서는 더 많은 아름다움을 그들에게 지식 대신 채워주신듯하죠.
내 사촌들이나 주변의 사람들만 보아도 그래요.

아, 부인. 가슴이 뛰어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잘 떠오르질 않아요.
분명 감동으로 가슴이 뛰고 있는데, 머리로 정리가 되질 않아 한참을 깃털 펜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어요.
내가 내 감동의 원인이나 형태를 풀어서 당신에게 전해드릴 수만 있다면!
이런 답답한 마음이 들진 않을텐데 말이예요.

부인 실은 말이죠, 저는 얼마 전에 어린 하녀애에게 손을 댄 적이 있어요.
가벼운 손찌검이였어요. 식사 시중을 드는 아이인데 얼마나 꾸물대는지-. 숙련되지 않은 하인들을 몸종으로 데리고 다니는 건 참 답답하고 한숨이 나오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그 아이의 실수가 내 돌아가신 숙모님이 남겨주신 숄의 한 귀퉁이를 찢는 바람에 그런 거였어요. 아시잖아요, 부인. 브로치나 팔찌였다면 수선할 수 있겠지만, 제가 아끼는 숙모님의 숄은 얇은 비단과 레이스로 만들어져서, 더우기 동방에서 가져온 천으로 만든 것이라 다시 수선할 수가 없다는 걸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나보아요.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 아이의 뺨을 때려놓고는, 나 자신도 놀라서 숨이 멎을 뻔 했으니까 말이죠.
과하게 부풀려진 묘사라고 웃지 말아요 부인, 나는 그 아이보다 그런 일을 한 내 스스로에게 얼마나 심한 혐오감을 느꼈는지 모른답니다. 당장 나가라고 소리 지를 기운도 없이, 내가 놀라서 그 자릴 황급히 떠났습니다. 그리고 침실로 들어가 침대에 몸을 던지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저는 이 정도의 인간밖에는 되지 못했나봅니다. 오늘 부인이 보내주신 서찰과 책을 읽고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제가 너무도 달라져있고, 달라져 가고 있고, 앞으로도 달라질 거라는 걸요.

부인, 저는 네 인생이 이렇게 날뛰는 말같은 제 성격에 실려 나아가길 원치 않아요. 부인께서도 기억하고 계시겠지요, 함께 말을 타고 언덕빼기를 오르 내리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요. 이런 우중충한 지역과 달리 우리들의 고향은 매일 매일이 환한 햇살과 생명력 넘치는 곳이였지 않습니까. 저에게 이 곳은 마치 외계와 같습니다.
어제 비가 그치고 오늘은 간만에 해가 나서 너무나 다행이예요. 눅눅하고 어두운 이 곳 공기는 숨막히는 매일을 더 비참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매일 매일 조용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사는데도, 가슴 속엔 무언가 으르릉대는 늑대의 숨소릴 들으며 사는 기분이예요.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는 것보다도 더 숨이 차올라서 저는 그럴 때마다 친정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정리하며, 두고온. 그 곳에 남겨두고온 저의 찬란하던, 눈 부시게 빛나던 시간들을 떠올리곤 한답니다.

아. 부인, 제가 지금 부인에게-

아 발소리가 들립니다. 다시 쓰도록 할께요. 기다려요. 부인.




by 아이 | 2008/09/02 09:47 | ㄴ글(시,소설,수필,동화,기사) | 트랙백 | 덧글(3)
GMO농작물과 우리의 오늘 - 그들은 왜 굶으면서도 거절했을까?


GMO, 아프리카  -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GMO작물은 원조를 받지 않겠다고 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기아로 죽음 직전에 몰려 있는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어린이(1995)



http://anex.egloos.com/3797259 중

2. 아프리카 사례

2002년과 2004년 아프리카 나라들이 GMO곡물 원조를 거부함
2003년 에티오피아는 자국의 식량난이 심각함에도 "GMO원조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

(미국과 EU 사이의 2003년 아프리카 : http://www.cyberpig.co.kr/cyberpignews/news_view2.asp?no=16268)
(아프리카 노벨상 수상자의 2000년 GMO 옹호 발언 : http://bric.postech.ac.kr/bbs/trend/0006/000614-5.html)

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그 답변을 옮겨 적어 봅니다.(출처:GMO, 아프리카)



아마 2002년이었나.. 그랬을거예요.
아프리카의 모잠비크와 잠비아, 그리고 짐바브웨 이 세나라에서 서양의 옥수수 원조를 거절한 적이 있었습니다.
거절했다기보다는 완곡하게 거부했다는게 더 바른 표현이려나요.
이것을 가지고,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더라도 무서운 GM 옥수수를 먹지는 않겠다.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언제나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기아에 시달린다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나라들은 세계에 식량을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무엇을 수출할까요? 기르기 쉽고, 수확율이 높은.. 네, 옥수수입니다.
한때 풍부한 천연 자원과 산업을 자랑하던 나라는 이제 GDP의 15% 이상을 옥수수,담배,목화등의 수출에 기대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인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서 다루기에는 적절하지 않으니 넘어가도록 하지요.

그럼.. 왜 이 나라들은 GM옥수수의 원조를 꺼려할까요.
바로 위에서 말한 이유때문입니다. 수출을 해야하기 때문이예요.
옥수수 원조가 들어가면 그게 기아를 해소하기위해서도 쓰이겠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심을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농작물의 관리가 확실하게 되지 않는 이 나라들의 옥수수 작물들이 GM 옥수수와 교배가 되어버리겠지요.  
유럽은 Non-GM 농산물만 수입하기 때문에 주요 수입국인 유럽으로의 수출이 끊기게 된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지요

문제는 언제나 한쪽면만 보고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


GMO 작물에 대한 우려와 논란은 계속되고 있고, 소비량은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유기농 식품을 선택해서 구입해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일테고(오늘 아침 장보고 물가가 너무 올라서 기절할 뻔 했어요 ㅠㅠ 한끼 먹는데 이 정도나 들어간다는 건지 ㅠㅠ),GMO 작물을 이용한 공산품, 식품들은 여전히 늘어가구요.
non-gmo, gmo free 선언을 한 업체들의 제품을 조금 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뿐이지- 우리의 밥상은 식품첨가물들이나 다른 여러 요소들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건 사실이죠.

너무 불안에 떨 필요가 없는 것은 아직 당장 우리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만한 결과나 사건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거죠.
심리적 불안정 상태나 아토피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부분들에서 식생활을 들며 의심의 눈빛을 보내보지만- 글쎄요. 인간을 상대로 그런 섬세한 부분을 조사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지요.
아마 GMO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몇 십년을 거쳐 섭취하고 또 인류가 그것을 먹고 받아들임으로 후세는 지금의 우리와는 좀 틀려질 거란 생각이 듭니다. 가설이나 근거 없는 상상일 뿐이지만요.

정부는 농촌 산업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자국의 식품 자급율을 무시한 필리핀이나 다른 나라들의 오늘이 어떤지 모르진 않을텐데요.
경제 성장에 목을 매고 발버둥 치다가 정말로 중요한 것을 잊고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가 GMO작물의 원조를 거절한 이유는 자신들의 식품 수출을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읽은 바에 의하면 GMO농작물은 주변에 심겨진 비GMO 농작물에게 옮겨가서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자신과 비슷한 GMO농작물의 형태를 띄도록 - 만들어 버린다고 하는데요. 왠지 마치 전염병 같다는 기분이 드네요. (-유전자 전이 및 오염
다른 생물에게로 의도하지 않은 유전자의 전이로 예상치 못한 결과 발생할 수 있음(항생제 마커 사용은 자제되고 있음)
토종 품종의 손실, GM작물과 Non-GM의 혼합 및 오염 : 1974년 E. Coli 유전자 전이, 1994년 항생제 마커 유전자전이, 2001년 멕시코 토종 옥수수 오염, 2002 프로디진 사건 등)
인체에 유해해서라는 이유보다 경제적인 배경이 깔려있었다고는 하지만 토종 품종을 자신처럼 만들어버리는 그 생명력과 번식력에 앞에 조금 두렵습니다. 마치 황소개구리가 토종 개구리들을 전부 잡아먹은 것을 보는 기분이 들어서요.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식재료의 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이 상황에서 검증이 끝나지 않은 싼 식재료에 대해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며 먹을 수 밖에는 없는 실정이지요.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하고  관심 가지고 생각하는 것을 그만 두어서는 안 됩니다.(기륭전자에 대한 잠시 잠깐의 관심에서 눈을 떼 버리듯 말이죠) 제대로 알고자 하고, GMO식품 표기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도록 해야합니다. 해롭고 이롭고의 문제 이전에, 알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요즘처럼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꾼 놀이를 하는, 언론 규제와 탄압 속에서 - 우리가 주장하는 알 권리는 목소리를 키우는만큼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알고자 하는 태도. 그리고 혼란스러워 하지말고 침착하게 사태를 둘러보고 자신의 태도를 결정할 것.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입니다.

(맨 처음 혼란과 두려움에서 쓴 글을 보면 부끄럽다능-_-;...이런 글엔 통신체를 쓰면 신뢰도가 떨어져 보이겠네염-ㅂ-;;;)

저는, GMO작물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렸냐구요?
아직도 보류 중입니다. 싼, 저렴한 가격과 안전하고 검증된(최근 유기농 식품이 더 위험하다는 주장의 책이 나와서 화제던데 궁금해지네요;) 믿을 수 있는 식품. 아토피가 있거나 성격적 장애로 힘들어하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평범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기에 아직 여러 자료들을 읽어보고 그 뒤에 숨겨진 배경이나 배후세력(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손해를 입는지)도 생각해가며 결론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어떤 결론이든,
해로우니 먹으면 안돼!라던가 안전하니까 정부와 기업의 말을 믿고 안심하고 먹자!라던가 그런 극단적인 답은 내놓지 않을 듯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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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 | 2008/08/31 11:40 | ㄴyammy yummy - 食 | 트랙백 | 덧글(8)
당신과 나의 밥 한 공기.


유전자 변형 옥수수,오늘 한국 상륙 (여성분들 조심하세요 불임된대요!!!)


MBC 스페셜 프로그램 [밥 한 공기]



금요일 저녁, 학원에서 돌아와 오랫만에 TV를 틀었다.
무심히 보기 시작한 프로그램
나는 보다가 섬뜩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한참을 보다가 번뜩 생각이 나서 가족들과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혹시 tv 보고 있냐고, 그럼 어서 지금 mbc  틀어보라고.

글을 쓰는 지금도, 불안하고 찝찝하다.
왜냐면 나는 이제 알기 때문에.
그러나 다른 어떤 사람들은 모르고 있을 것이기에.
그리고 안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 아니 바뀌기 어려운 문제이기에.

이 방송의 주된 핵심은 GMO 변형 옥수수 및 식재료 수입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GMO 유전자 변형 옥수수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밥상에 올라오게 된다.
흔히 생각하는 전분으로 과자나 국수류에 들어갈 것 같지만, 전분당-이라는 형태로 그 옥수수들은
소스, 약품(알약등), 음료수, 빵, 과자, 국수류, 건강 드링크류에 하물며 치즈나 유제품까지, 
상상도 할 수 없게 다양한 형태로 변모해서 우리 입 속에 들어간다.

내가 또 놀란 것은 mbc가 추적한 기업이 삼양사라는 것이다.
삼양의 제품 뿐 아니라 다른 전분, 전분당이 들어가는 라면, 설탕, 여러가지 식료품 안에 GMO 변형 옥수수가 들어간다.
(수입이 5월이였으니 5월 이후 제조된 제품은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네티즌들은 삼양 식품 구매 운동을 하고 있다. MSG는 넣지 않지만 GMO는 들어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삼양사와 라면 나오는 삼양식품은 다른 회사라는 정보 입수! 딸기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ㅁ; pm 1:23 수정)

...

나는 보통 양파나 당근, 호박, 혹은 고사리 나물같은 것은 상하기 쉬우니 수입을 잘 하지 않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건 아니더라.
우리가 자주 접하는 칠레산 포도에는 유럽과 우리나라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와 농약을 마구 마구 쓴다.
그 폐해로 고통받는 칠레 농민들의 뭉그러진 손발과 피부를 보았다.
끔찍했다.
영상에서는 그 포도를 씻어서 껍질 째 맛있게 먹는 해맑은 아이의 모습이 잡힌다.
칠레 포도의 진실을 본 직후라, 안돼! 하고 말리고 싶었다.

GMO 유전자 변형 목화를 먹은 양들이 피를 토하고, 털이 빠지고, 눈과 코에서 진물이 흘리는 것을 보았다.
GMO 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먹은 유충이 죽는 모습도 보았다.

인간은 욕심을 부렸다. 더 편하고 쉽게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했다.
GMO 옥수수를 먹은 곤충들은 죽는다. 쉽게 말하자면 그 옥수수는 살충제와 같은 것이다.
인간에게 무해하다는 것을 어찌 믿을 수 있을까.

외국의 사람들마저 이렇게 이야기한다.
미 FDA는 대기업의 손에 놀아나는 업체이기에 믿을 수 없다고.
기업과 정부는 누구의 편일까.
아마 자본의 편이겠지. 국민이나 인간이 아닌 이익과 권력의 편이겠지.

나는 내가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먹기 싫다고 할 권리를 가지고 싶다.
내가 먹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먹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싶다.
하지만, GMO 변형 옥수수는 전분당이나 전분등의 형태로 바뀌어서
내가 먹는 햄버거 패티와 데미그라스 소스에 들어가고, 샌드위치 속 치즈에 들어가고, 내가 삼키는 알약 정제에 들어 잇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존재를 알 수 없다.
기업의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지만, 기업들은 침묵할 것이다.
전분당의 형태로 바뀐 GMO 옥수수가 아직 그 발톱을 드러낸 적이 없으니까.

나는 염려한다.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과 지구의 미래를.
또 내 생활을.
나는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다.
돌이켜 보면 식생활과 관련이 있지 않나 의심한다. 왜냐면 식생활, 식습관을 바꾸며 약 없이 치유되었기 때문이다.
(상태가 호전된 것이다라고 하기에는 요즘 상태는 매우, 매우 좋기에)
일본에 있으면서 싼 밀가루 제품과 유제품, 설탕들로 빼곡했던 내 식생활을 의심한다.
좋지 않은 인스턴트 음식과 유해 성분 물질이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내게 갑자기 찾아드는 무력감과 우울함이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마신 커피나 딸기 우유 한 잔, 혹은 라면 한 젓가락에 담긴
유전자 변형 제품들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무서워진다.
내 안에 쌓이고 쌓인 유해물질들의 양을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먹을 음식들의 유통경로와 만들어진 과정을 나는 모르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는 알아버렸다.
나는 앞으로 팥빙수를 먹을 때 팥앙금과 연유 안의 당 성분을 궁금해할 것이고 과일 타르트를 먹으며 농약으로 뒤덤벅된 칠레 포도와 흉칙하게 변한 칠레 농민들의 팔다리를 떠올릴 것이다.
삼양같은 대기업에서 GMO 옥수수로 만들어진 전분이나 전분당이 다른 중소기업의 쫄면 면발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고
비타민음료나 알약 캡슐 따위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매일같이 그렇게 무서워 할까?
나는 토요일에 친구와 만나 팥빙수를 먹으며 별 생각이 없었다.
우리는 쉽게 잊고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찝찝함을 털어버리려 애쓴다.
나는 아주 가끔 두려워 할 것이고, 수퍼마켓이나 할인매장에서 판매되는 먹거리들의 성분을 살펴보며 꺼림칙한 마음으로 계산대에 향할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서 무엇을 먹으며 야채와 고기들이 어디서 만들어져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생각하기에 우리는 너무 바쁘고, 쉽게 잊는다.

나는 내가 먹고 싶지 않은 것들을 먹기 싫다.
하지만 내게 선택권은 무척 제한적이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다.

우리 입에 들어오는 가공식품과 요리들에 어떤 재료가 어떻게 쓰였는지 우리는 모르기 때문이다.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면서 나는 미처 연락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알 권리가 아니라, 알아야만 하는 사실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피를 토하는 양들과 칠레 농민들의 피부와 손발을 보며, 너무나 답답하고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며칠 전 껍질 째 맛있게 먹었던 포도와(비단 과일뿐 아니라 수입 농작물들은 비슷하겠지만; 역시 직접 본 것에 대한 공포가 강하다) 미역냉국에 넣은 청정원 식초(조미용 식초에는 당분이 들어간다)가 생각나 구역질이 났다.
하지만 토해지지 않는다. 이미 소화되고 흡수되어 내 몸을 만드는 영양분으로 나를 구성하고 있을테니까.

나는 끔찍한 상상을 한다.
유해 물질을 먹고 우울한 매일에 시달리는 친구나
양처럼 피를 토하지는 않아도 아토피로 우는 아이들을.

이미 문은 열렸고 나에게 유통되는 유해물질을 거부할 권리는 없다.
사 먹지 않는 것뿐인데, 혼자 자취하며 외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내게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같다.

열린 문으로 GMO 변형 식재료들은 들어오고 농가는 줄어들고 있다.
언젠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우리 농산물의 선택권도 얼마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공업화로 선진국 대열에 오른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해서 농업비율을 줄여 식량난이 벌어진 필리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기업윤리는 자본에 넘어갔다.
내가 넘기지 않은 먹거리에 대한 내 권리도 함께 넘어간 줄을,
난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알면서도 쓴웃음을 지으며 두려운 밥상으로 점심을 먹으러 향해야겠지.

내가 인류의 일부라 지구에게 미안하다.
인간은 지구의 재앙이다.
거의 확실히.
현 정부가 대한민국의 허물어진 담벼락인 것만큼이나,
확실히.


정보 + 뱀발




by 아이 | 2008/06/23 12:00 | ㄴyammy yummy - 食 | 트랙백(6) | 핑백(1) | 덧글(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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