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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1   가을날의 구름을 좋아하세요? [10]




가을날의 구름을 좋아하세요?


구름 쉽게 찾기에 엮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umpofchiken.tistory.com/
오늘 저녁 오목교의 하늘은 저런 색이였다.

여름, 레지던스 파티때 함께 했던 아가씨즈와 만난 날이였다. 다 함께 스쿨룩을 하고 만나 사진도 찍고, 스쿨룩 상태로 당당하게 술집에 들어가서 술도 주문하고(아가씨들, 기뻐하며 민증을 꺼내다!!! 아..근데 정말 다들 너무나 중고딩스러웠어;;; ㅎㅎ 나 만 빼고!) , 다음 주에 미국으로 유학가는 친구 송별회겸 또 다른 아가씨 생일 축하. 아, 지나가다가 정말 오랫만에 좋아하는 후배도 만났다! 너무 놀라고 신나서 길에서 꺅꺅거리면서 인사 나누고 헤어지고 :) 아 나 오늘은 운이 좋은가봐. 날씨도 좋고.

정말, 오늘은 기분이 무지 무지 좋았다.
아니 사실은 요즘 사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조금 겁이 날 정도로 평온하다. 며칠전까지 나를 괴롭히던 프로젝트도 끝났고, 남은 일은 그나마 좀 쉬운 편(이 아닐지도 모르지만)이고. 내가 하고싶던 일들을 하고 글들을 쓰고 포스팅을 하고 영상을 찍고 올리고 친구들과 만나고 맛난 걸 먹고 배우고 싶던 것을 배우고.. 무엇보다 지긋 지긋하게 나를 괴롭히며 따라다니던, 사람에 대한 집착이 스륵 내게서 떨어져 나가서.

홍대나 종로에서 학원을 다니며 마주치는 촛불 집회의 흔적들 앞에서 죄책감을 느끼고, 아침마다 익숙해진 편의점의 빵을 씹어 삼키며 기아로 허덕이는 난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리지만. 내 주변은 정말로 평온하다. 놀라울만치.
하지만 조용히 모든 것이 흐르고 있는 것을 안다. 오늘 아침에 한 끼 식사로 구입한 식재료들이 너무 비싸서 놀랐다. 경제 사정이라던가 사람들의 의식 구조가 폭탄이 터지듯 어느 순간 펑! 하고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그 존재를 알리며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중요한 것들은 언제나 조용히 온다. 내가 하루 하루 나이가 들어가며 무언가를 배우고 잃어가고 또 얻어가듯이.

욕심이 없지 않다. 나는 여전히 예쁜 것, 귀여운 것, 맛있는 것, 사랑받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덜 조급해지고, 덜 간절해졌다.
나이 든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인줄을, 어릴 때는 몰랐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못 살게 굴고 다른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들던 예전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

며칠 전부터 1G 메모리 카드가 보이지 않더니, 어제 저녁 4G 메모리 카드가 고장이 나서 인식이 안 된다. 웹에서 찾은 복구 프로그램을 돌려봐도 아예 에러로 인식 자체를 못 하네; 끄응; 덕분에 찍어둔 사진과 동영상들이 바바이. 게다가 메모리 카드가 없어서 녹음도 촬영도 dekinayi. (할 수 없어) 뭐, 리뷰도 그렇고 당장 급한 건 아니니까- 라고 해도 역시 안에 들어있던 데이터가 너무 아깝다. 모두들 함께 찍었던 사진도 그대로 있는데. 좀 옮겨둘껄. 복구하는 곳에 가져가서 맡길까? 하고 오늘 애들이랑 있으면서 말 꺼냈다가 정보 유출 된다고;;;-ㅂ-;; 아 그러게; 에고고; 게다가 일본에서 구입했던 제품이라 한국에서 A./S는 힘들 듯.

예전 같았으면 참 속 상해하고 팔짝팔짝 뛰며 화냈을지도 모른다. 징징대며 돈도 없는데 뭐냐며 짜증을 냈을지도 몰라.
근데 요즘은 걍 허허, 웃음만 난다.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당장 급한 건 아니니 천천히 고치든 사든지 하고-(그래도 안의 데이터는 복구하고 싶은데 참 아쉽네, 아깝고.) 하나 하나 해결하면 되지 뭐.

배려라는 것도- 무조건적으로 남을 위해서! 뭐 그런 태도가 아니라 세세한 부분들에 신경을 써 주는 것임을 살면서 깨닫는다. 알게된다. 무늬만 상냥한 것이 아닌 다른 이를 이해하고 나서, 깨달음과 경험 후에 나오는 친절함은 스스로를 기분 좋게 만든다. 나도 어쩐지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내가 내 몫을 책임질 수 있을 때, 민폐인생의 오명(진실인지도-ㅂ-;)을 벗을 수 있다는 걸 안다. 내 방 한 칸, 내가 머무르는 사무실 한 귀퉁이도 깨끗이 하지 못하면서 세상을 바꾸고 남을 돕고 싶다는 욕심은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 멀리 가지 않아도 좋다. 지금 내가 머무는 이 곳에서부터 나를 바꾸어 나가고 싶다. 너무 급하지도, 너무 뜨겁지도, 너무 밍밍하지도 않게. 천천히 또 적당히.

내가 머무르는 웹 공간, 이 곳 역시 나를 닮았다. 정리가 되지 않아 어지럽고, 나름의 소중하다 싶은 걸 꼭 꼭 다 끌어안고 있고- 관심분야도 이래저래 제각각. 보는 이는 어지럽겠다 싶은데 이게 나라서, 변명할 수 없는 내 모양을 그대로 드러내는듯 싶어 부끄러워진다. 그치만 어쩔 수 없다. 이것이 [지금]의 나이다. 내가 만들어가는 오늘이고 내일이고 지나온 어제다. 구태여 애써서 있는 그것보다 더 멋지고 화려하게 평가받고 싶지도 않고, 엉뚱한 구설수나 오해에 휘말려 뒷 말을 듣고 불쾌해 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경험과 오늘에 비추어 사물을 본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욕심과 애정이다. 비뚤어졌는지 바른 지 방향성의 문제이지 모든 에너지들은 마음과 행동, 실천이 만들어 내는 기적이다. 꾸준한 무언가가 모여서 하나를 만들어 낸다. 하나가 완성도었을 때의 그것은 어떤 모습일지 몰라 궁금해진다. 마음이 조금 두근거린다. 내 안의 추악한 본성과 욕망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을지도 모르고, 그나마 건져낼 수 있는 투명한 부분들이 속에 파묻혀 아스라한 빛을 희미하게 내뿜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생각을 기록하고 나의 어제 오늘을 담는다. 위험하고 즐거운 놀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므로 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참 즐거운 사실이다.
집에 돌아와 습관처럼 컴퓨터를 켜고 이글루 얼음 집 이웃들의 창 너머를 기웃 기웃하다가, 구름을 사랑하고 좋아했던 사람들이 만들었을 법한 책의 한 페이지를 훔쳐보았다. 구름에 관심을 주지 않았더라면 저렇게까지 분류하고 설명하고 담아낼 수 없었을 거란 생각을 해보았다. 소녀같은 상상력은 녹슬지 않았나보다. 그저, 천문학이나 기상학도들의 작품일런지도 모르는데- 내 눈에 비친 사진들은 하늘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담아 찍어낸 모습으로 비쳐진다. 하늘에 대한 인간의 애정이, 구름을 사랑하는 이들의 관찰이- 저 책 한 권을 만들어 냈구나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빙그레 입가가 올라간다.

내 안에 사랑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문득 생각해보았다. 내가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기준을 애정에 두고 보아서 그리 보일런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았다. 내가 글을 쓰고 음성을 녹음하고 업로드를 하는 이 곳을 바라보며, 비로소 알았다.

나는 이 곳에 애정을 가지고 있구나. 나는 나 자신을 참 사랑하고 좋아하는구나.

그렇지만 무엇이든 과한 것은 모자라는 것보다 나쁘더라. 적당히 물을 주고 적당히 햇빛을 보여주고 적당히 산책을 시키고 바람을 쐬자. 마음을 꽁꽁 닫아놓지도, 너무 활짝 열지도 말고 적당한 거리에 서서 조금 적당히 바람이 들어오고 나갈 수 있게 문을 반 정도만 열어 놓고 웃으며 살아가자.

어린 왕자가 키워낸 장미는 세상 그 무수한 어떤 장미와도 다르다. 얼굴이 같고 품종이 같고 색이 같아도, 어린 왕자에게 그 장미는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애정이- 세상을 바꿔내고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적당한 애정이, 건강한 관계와 마음을 키워낸다.

여고 시절처럼, 교복같은 옷을 입고 함께 시끌벅적 사진을 찍고 놀아서 참 좋았다.
마치 수학여행이나 소풍을 온 무리들처럼 공원에서 놀았다.
예전의 나라면 렌즈 앞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어 안달이 나서 그 분위기를 즐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치만 지금은, 이제 내가 나서서 다른 친구들의 예쁜 모습을 찍는 것이 즐겁다.
욕심이 과했던 어제가 한 꺼풀 벗겨져 나가서, 나는 얼마나 후련한지 모른다.

나는 노력해야한다.
어릴 때 배웠어야 할, 또 익숙했어야 할 것들을 놓치고 자란 부분이 많으니까-
이제라도 배우며 커야한다. 사그라질 많은 것을 쫓아 뛰느라 정말로 중요한 것들을 잃어버려서야 되겠는가.

하지만 노력이란 어렵고 힘든 것, 반드시 참고 견뎌내야하는 것의 이름은 아니다.
습관으로 익혀놓으면 즐길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를 수 있고, 놀이는 노력을 뛰어넘는다.
하루 하루가 겹겹이 쌓인 그 위에서- 나는 고통 없는 노력을 가지고 놀며. 나의 내일을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의 오해나 질투의 원인을 알고 있다. 왜 괴로운지도 알고 있다.
짐작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고 없는 부분을 보며 짐작하고 부러워 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삐뚜스름하기보단 바르게 가고 싶다.
날아가든 기어가든 걸어가든, 빠르든 느리든, 어떤 방법으로 가든, 목적지만 올바르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초조해말고 느긋하게 웃으며, 다른 사람들과 템포를 맞춰서 차근 차근 한 발짝 한 발짝 춤을 추듯 나아가고 싶다.
간혹 삐끗하거나, 뒤로 물러서는 일이 있어도 괜찮아.
나는 마라톤이나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춤을 추고 있는 것이기에.
춤을 추듯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목표와 방향은 일직선이 아닌 스텝의 이어짐과 흐름에 담겨있기에,
부분적인 것만을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우스꽝스러운 꼴로 비추어질런지는 몰라도-

나는 내 춤이 좋고, 즐겁다.
누군가를 유혹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무언가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즐거울 수 있고 행복할 수 있기 위한 춤을-
당신들과 함께. 스텝에 맞추어 빙글 빙글 원을 그리고 대열에 끼였다 흩어졌다 모이며
함께 군무를 추고 싶다.

발레가 아니여도 괜찮아, 힙합이 아니여도 괜찮아, 뭉게 구름이여도 좋아, 새털구름이여도 좋아.

인생을 사랑하며 살아간다.
인생과 연애하며 춤추며 노래하며 살아가는 오늘과 내일, 썩 괜찮다고 생각한다.

활짝 웃을 수 있는 매일을, 당신들과 함께 살아간다.
 



아아. 사랑하며 살고 싶다.
아아, 나.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구나.
참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사랑스러운 오늘.

당신에게도 전하고 싶고, 당신도 행복하길 바라게 되는 매일입니다.

구태여 소리내어 묻지 않아도, 그러하겠지요?  : )

부디 사랑하며 살아가길.
당신의,우리네 인생을.또 하루를.







영화 Paris, Je T'aime 의 La Même Histoire 영어 버전.




영화 Paris, Je T'aime 의 La Même Histoire 불어 버전.

가사는 링크 참조 해주셔요 :)
http://chansonville.tistory.com/397



이글루스 가든 - 상처받지 않은 듯 사랑하기ㅡ
이글루스 가든 - Sweet log




by 아이 | 2008/09/01 01:24 | girl talk (18세 소녀감성) | 트랙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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