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cat


2008/09/08   고양이처럼 [10]
2008/08/09   한국의 기독교 [14]




고양이처럼




일요일 아침, 친구네 집 침대 위에서 눈을 떴더니 황토색 쵸콜렛색 얼룩이 냥이가 누운 내 품 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쌔근 쌔근 자는 모습을 반쯤 감긴 눈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정오가 가까워지는 시간. 나보다 먼저 잠이 깬 고양이는 혀로 제 몸을 열심히 다듬고 있었다. 빤히 쳐다보는 내 시선은 아랑곳 않고 세수에 열중한 모습이 참 예뻐 나는 멍-한 머리로 일요일 햇살 속에서 빛나는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침내 위에 누워 창 밖에서 들어오는 금빛 햇살은 이불로 만든 동굴을 통과하지 못하고 부드러운 그림자를  만들어 내었고 그 아래서 안심한 듯 유유자적 제 몸 단장에 취한 고양이와 나.

아주 예전에, 고양이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는 걸, 꾸깃 꾸깃 접혀지고 뭉쳐진 뇌 주름 속 어딘가에서 끄집어냈다. 사람을 좋아해서 꼬릴 살랑이며 사람들 앞에서 웃고 기뻐하는 강아지같던 내 성격이 나는 참 못마땅했었다, 늘. 뭐 사람들과 함께일때 기뻐하는 모습 때문이 아니라- 혼자 남겨졌을 때 우울증이라도 걸린 강아지마냥 기운없이 꼬릴 내린 그 모습이 싫어서였다. 나는 한 마리 도도한 고양이처럼 되고 싶었다. 우울하거나 외로운 표정이나 감정은 숨기고 자신에게 몰두하고 싶었다. 혼자 있어도 자신을 치장하고 나름하고 날쌘 걸음걸이가 우아한 짐승이고 싶었다. 외로움을 곧잘 타고, 촉촉히 젖은 눈으로 제 주인에게 코 끝을 문질러대며 애정을 갈구하는 잡식동물이 아닌 나비를 쫓아 뛰어 다니고 몸치장에 열중하는 육식동물처럼 살고 싶었다.

하지만 고양이에게도 외로운 날은 있다. 분명.

슬픈 눈을 한 바닷가 마을의 고양이가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한 이야기를 기억한다.
그들에게도 슬픈 날이 있겠지.
내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부드럽고 날쌘 걸음걸이로 방 안을 걸어다니다가, 문득 옆을 돌아보면 내 발 아래서 고릉거리며 앉아있다. 신기하게도. 


저렇게 아름다운 걸음걸이와 눈빛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강아지처럼 넘치는 정과 애정으로 곰살맞게 구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그들의 애교넘치는 미소를 조금 버거워했다. 차라리 쌀쌀맞은 눈빛을 하고 있어도 마지막까지 옆에서 묵묵히 연락을 주고받는 고양이같은 이들이, 불편하지만 대하기 나았던 것 같다. 내게 호감을 보이는 상대에게는 눈길이 가지 않고 내가 호감을 표시하는, 내게 눈길을 주지 않는 이들을 더 우선으로 치던 어리석은 날들을 떠올리면 나 역시 그런 점에서는 고양이 같은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흐-음-. 하지만 노노농. 그건 그냥 변덕이고 심술일 뿐이지, 내가 바라는 고양이의 내리깐 속눈썹 같은 우아한 고양이스러움은 아니다.

여기까지 써 놓고 나니 우스워서 피식.
내가 보고, 바라던 고양이처럼 살아가기. 란 결국 예쁘고 자유롭게 느껴지는 고양이의 겉껍질 핥기 정도가 아닌가.

고양이처럼 살아가고 싶었는데 정말 한 마리의 고양이가 되어버린 기분.

고양이처럼 비밀스러운 시선
고양이처럼 나른한 몸짓과 기지개.
매일 매일이 교태로 가득찬
고양이의 나날들.

나, 사람인데.

허허 참.

어쩌면 고양이들은 그 교태로움 속에 외롭거나 따분한 시간들을 종이를 접듯 꼭꼭 접어 다져놓은 건지도 모른다고 문득 생각했다.
익숙해지면 느끼지 못하는 나태한 시간들처럼,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고양이의 눈동자 너머 그네들 나름의 외로움이나 슬픔은 애써 표현하거나 강아지처럼 매달려 우는 식으로 구태여 표시하기보다 오히려 그 대상 앞에서 쌀쌀맞게 굴고 외면하는 것으로, 당연히 삶 속에 녹아든 고독을 기운들을 몸에 두르고 당당하고 날쌘 걸음걸이로 삶을 걸어 나가는 건지도 모른다.

그네들 나름의 고양이다운, 고양이스러운 당당한 삶의 태도.
박수를 보내고플 정도의 우아한 걸음걸이.

애석하게도 나는 오늘도,
강아지과의 인간으로 맞는 하루.
살랑살랑 흔드는 꼬랑지가 애처롭도다 ㅠ_-


이어지는 내용




by 아이 | 2008/09/08 10:33 | girl talk (18세 소녀감성) | 트랙백(1) | 덧글(10)
한국의 기독교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한심한 한국 기독교의 반응

나는 일본에서 유학(유학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울 정도의 시간들이지만..) 중 천주교로 개종을 했다.
그리고 참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개신교의 하나님과 천주교의 하느님에 대해서.

이어지는 내용




by 아이 | 2008/08/09 03:41 | ㄴCatholic holic | 트랙백(1) | 덧글(14)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가슴을 펴고,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조근조근. 감사하며 먹고 사는 이야기.
by 아이
카테고리
전체
about here & me
Why?@! (Q&A)
低俗하게 blahblah
Healthy& Beautiful 삶
ㄴDiet & Healthy life
ㄴFashion & Make up
ㄴ비공개 (착장, 메이크 업)
ㄴyammy yummy - 食
ㄴㄴ자취생의 소꿉놀이 (요리)
Earth trip 지구별 여행 일기
ㄴ東京日記 (2007)
ㄴ日記 (2008~now)
ㄴ3&ka logs (2010~2011)
ㄴ韓國 내 나라 탐방
Enjoy study
ㄴCatholic holic
ㄴWorkroad
ㄴㄴS/M/C/G
ㄴ외국어 공부 연습장 (E,日)
ㄴ빵과 장미 (노동법,인권,심리)
ㄴ미디어 행동 네트워크 美行
Unlocked Secret (뻘글)
girl talk (18세 소녀감성)
ㄴ♡
My Favorite
ㄴ라이더가 되고 싶어
ㄴHappy hobby logs
Make something-文,畵,音
ㄴReview & 후기
ㄴ글(시,소설,수필,동화,기사)
ㄴㄴ이글루스 빌라 204호 아가씨
ㄴ그림 (일러스트, 원고, etc)
ㄴ사진 (前 in my days)
ㄴㄴ 오늘의 펑 포스팅 ^^;
ㄴ소리 (radio, 낭독, 노래)
Scrap & Tag
ㄴ기사,칼럼,영상,이미지등 감상
ㄴ알림장
etc
2011 인턴쉽 log
미분류

step by step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이글루스 처음처럼 campaign이란?

When the Lore closes a door,
somewhere he opens a window.
示善香 翅宣向 時鮮享




믹시



최근 등록된 트랙백

by fryste hjertet
왜 그랬을까 * 일..
by 私たちのSEASON
올해의 마지막 레..
by 私たちのSEASON
종편에 나오는 아이돌
by 평범한 넷좌익골방..
2011년 11월 11일 11시 1..
by 네비아찌의 끄적끄..
2011년 11월 11일 11시 1..
by 개념피난처
Let's tag 1110090807 :>
by 私たちのSEASON
연애 대신 블로깅
by Area 25 (이게 대..
[동영상리뷰] 꺄..
by 私たちのSEASON
이글루 이름을 바..
by 私たちのSEASON
2011년 2/2분기 방명록
by 아이의 일상 기록
써니
by 잠보니스틱스
7/16-7/17 간사이 공..
by 아이의 일상 기록
MARVEL MOVIES ..
by 잠보니스틱스
엑스맨 퍼스트클래..
by 영화중독자 칼슈레이..
이번 아랍 문화 축..
by 明과 冥의 경계에서
살풀이 테스트
by Egoistic life of m..
살아 살아 내 살들..
by 아이의 일상 기록
[전시] 녹색 에너..
by 아이의 일상 기록
결혼이 급하지 않은..
by 백범의 변화무쌍